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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북이 대화 응하면 평화체제도 논의 메시지

존 케리(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1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케리 장관은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도록 중국이 압력을 행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국에 이어 중국을 방문한 케리 장관은 14일 오후 일본에 도착했다. [신화통신=뉴시스]


북한이 우리 측 대화 제의를 거부하는 듯한 입장을 보이기 직전인 13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9·19 공동성명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2005년 6자회담 당사국들이 채택한 9·19 공동성명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 북한의 안전 보장과 에너지 등 전폭적인 경제지원을 해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동성명 ‘9·19 합의’ 언급 의미
3차 핵실험까지 강행한 북한에 6자회담 체제 회귀 파격 제안
"비핵화에 너무 얽매이면 안 돼"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대화 테이블로 나오면 대북 지원은 물론 체제보장과 평화협정 체결 등을 논의해볼 수 있다는 메시지가 행간에 들어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의 이날 반응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서의 긴장고조 국면이 조정 국면으로 전환했다는 분석도 조심스레 나온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14일 “공동성명 형태로 합의사항을 발표한 건 아주 이례적”이라며 “한반도 상황이 엄중한 가운데 말로만 대화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성명이라는 문서 형식을 통해 대화 의지를 확실하게 밝혀두려는 의미가 담긴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한·미 외교장관이 발표한 공동성명엔 4개 항의 합의 사항이 담겼다.



 먼저 한·미는 올해 6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안정에 필수적이란 데 공감했다. 특히 미국은 북한의 용납할 수 없는 도발에 직면한 한국 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 이어 북한의 위험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주변국뿐 아니라 북한 주민까지도 위협해 북한의 비핵화가 중요하다는 데 한·미는 인식을 같이했다. 이뿐만 아니라 평화로운 비핵화라는 목표를 유지하는 맥락에서 미국은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환영한다고 명시했다. 박 대통령이 북한에 대화를 제의한 데 대한 미국의 지지 의향을 담은 셈이다.



 주목되는 것은 한·미 양국의 공동 입장으로 북한이 국제 의무와 약속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더 고립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하고 만약 올바른 선택을 한다면 9·19 공동성명에 따른 공약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점이다.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조건으로 명시했지만 이미 3차 핵실험(2월 12일)까지 한 북한에 대해 9·19 성명 이행 의향을 밝히는 파격을 보여준 것이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 당국자는 “비핵화는 매우 중요하지만 지금 비핵화 문구에 너무 얽매이면 아무것도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윤 장관은 지난12일 오후 7시35분쯤 내외신 기자회견을 끝내면서 “기자회견과는 별도로 공동성명이 나올 것”이라고 예고하며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내용이 들어갈 테니 눈여겨보라”고 했었다. 그만큼 공동성명에 각별한 의미를 뒀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 당국자는 “9·19 공동성명 이행 입장을 밝힘으로써 북한에 대화 메시지를 보냈을 뿐 아니라 9·19공동성명 및 6자회담을 강조해온 중국에 대한 메시지도 동시에 엿보인다”고 말했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는 “대화에 응하면 평화체제 논의 등 북한이 원하는 의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던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14일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의 입을 통해 “(남측의) 대화 제의라는 것을 들여다보아도 아무 내용이 없는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반응했지만 아직 속단하긴 이르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김흥규 성신여대 교수는 “김정은은 내부 체제 공고화에 도움이 되는 (미국의) 선물 보따리를 기대했을 텐데 선물이 빠져 당장은 대화에 응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며 “위기 국면을 활용해 권력 기반을 다진 뒤 오히려 먼저 대화를 제기하고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봄이 왔다지만 계속 찬바람이 불다 보니 봄바람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대화가 단시일 내에 이뤄질지는 좀 신중하게 기다려봐야 한다”면서도 “한·미 독수리 훈련이 끝나는 이달 말을 전후해 북한의 본격적인 태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세정 기자



◆9·19 공동성명=2005년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에서 남·북·미·중·일·러 등 6자 당사국들이 합의해 발표한 성명. 한반도의 비핵화를 평화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 계획을 포기하는 대신 미국은 북한을 공격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하기로 합의했다. 합의 내용은 ‘공약 대 공약’ ‘행동 대 행동’ 원칙에 입각해 단계적으로 이행하기로 했다. 북핵 문제에 대한 가장 포괄적 합의를 담은 것으로 평가된 9·19 공동성명은 그러나 북한이 이듬해 7월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발사하고 10월에 1차 핵실험을 함으로써 파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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