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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만난 케리 미 국무 “한반도 매우 중대한 시점”

한국에 이어 중국을 방문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1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한반도 상황이 매우 중대한 시점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지금은 한반도 긴장,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중동 문제 등 매우 어려운 이슈들과 더불어 세계 경제의 부양까지 필요한 중대한 시점”이라며 시 주석에게 이같이 말했다. 이에 시 주석은 “양국 관계가 새로운 역사적 시기에 들어섰으며 이미 좋은 출발을 했다”고 말했다. 회담에서 케리는 중국이 대북 제재를 강력히 이행하는 등 북한이 태도를 바꾸도록 적극적 역할을 해줄 것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시 주석은 대화와 협상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리 장관은 왕이(王毅)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도 한반도 긴장 완화에 중국이 적극적 역할을 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케리는 12일 서울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회담 뒤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계속 독려할 것” 이라며 “북한이 이런 선택을 한다면 우리는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에 따른 공약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에선 또 “북한은 국제 의무를 준수하는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그 진정성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달 초 케리와 만난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케리 장관은 ‘북한이 비핵화할 것이라곤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미국은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지만 그러려면 북한이 비핵화에 정말로 진정성(really serious)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하지만 북한의 ‘진정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미 국무부 내에서조차 뚜렷하게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국무부 내에선 북한이 구두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면 된다는 입장과 북한이 최소한 2005년 9·19 공동성명으로 복귀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는 입장, 더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 등으로 나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소식통은 “결국은 북한이 구두로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선언하면 미국은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일 시대에 북한은 한·미를 위협하면서도 비핵화 의사를 내비치는 것을 병행했다.

이 소식통은 “미·북은 이미 제한된 대화를 하고 있다”면서 지난달 중순 뉴욕에서 클리퍼드 하트 미 국무부 6자회담 특사와 한성렬 유엔 주재 북한 차석대사가 만난 사실을 언급했다. 이 회동에서 미국 측은 북측에 두 가지 메시지를 전달했다. 우선 북한이 도발하면 강력히 억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시에 북한이 비핵화에 진정성을 보이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북한 측은 듣기만 해 북·미 비공식 회동은 성과 없이 끝났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한·미 간에 대북 정책 조율이 잘 이뤄지고 있다”며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방미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하겠다’고 밝혔고 그 직후 케리 장관의 방한에 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방침을 밝힌 건 그런 조율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관계기사 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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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