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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4월 … 봄맞이 생체리듬 '리셋'

미국의 시인 토머스 스턴스 엘리엇은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묘사했다. 근골격계 질환을 다루는 필자도 일정 부분 공감하는 말이다. 봄은 날씨가 매우 변덕스러워 우리 신체가 적응하기 힘들다. 춥다가 갑자기 더워지고, 따스하다가 바람이 불면서 추워지는 등 우리 몸이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로 변화무쌍하다. 면역력도 떨어지기 십상이다. 감기에 잘 걸리고, 조금 무리하면 입술 주변에 헤르페스 질환이 생기기도 한다. 겨울에서 봄으로 몸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체리듬이 변화되고, 호르몬 분비도 늘어나 무기력감·두통·불면증 등도 나타난다. 야외에서 운동을 즐기다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 운동 관련 환자가 가장 많은 달이 바로 4월이다.

 40대 초반의 직장인 A씨. 그는 겨우내 컴퓨터에만 매달리다 날이 풀리자 축구장으로 달려나갔다가 화를 당한 케이스다. 준비운동이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축구를 하다가 무릎 전방십자인대와 연골을 다쳤다. 굳었던 골반의 회전이 잘 이뤄지지 않아 무릎에 부하가 강하게 걸렸던 탓이다. 생체리듬을 리셋(reset)하지 않고 무턱대고 운동을 한 것이 화근이었다.

 우리 몸은 정교하다. 단 한 번의 스위치 조작으로 작동되는 기계가 아니다. 일정 기간 예열을 하고 움직여야 부상 없이 부드럽게 돌아간다.

 생체리듬 리셋을 위해 운동만큼 좋은 명약은 없다. 최대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단계별로 진행하는 것이 필수다.

 가장 기본 단계는 자세다. 배를 약 20% 정도 집어넣은 뒤 허리를 쭉 펴고 엉덩이 부분에 약간의 힘을 준다. 이어 구부러진 어깨를 뒤로 젖히듯 펴고, 고개를 뒤로 밀어 몸이 머리부터 허리까지 일직선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다음은 학교 다닐 때 배운 국민체조나 신세계체조 등으로 몸을 가볍게 풀어주는 것이다. 뭉쳤던 근육이 풀리고, 굳었던 관절도 펴지고, 갇혀 있던 혈액이 순환되면서 몸에 활기가 돌게 된다.

 세 번째 단계는 가벼운 유산소운동이다. 날씨를 고려해 옷을 충분히 입은 뒤 걷기 운동부터 시작한다. 걷기는 간단하면서도 가장 좋은 운동 가운데 하나다. 큰 근육들이 사용되면서 근육 속의 피가 온몸을 생기 있게 돌아다니며 신체 구석구석까지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제거한다. 여기까지가 봄에 밭을 가는 것처럼 몸이 정돈되는 단계다.

 마지막 단계는 기름진 밭에 근력과 근지구력이라는 체력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 날씨의 영향으로 쉽게 지치는 봄에는 근력과 근지구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강도의 조절이 중요하다. 처음부터 강한 운동을 한다면 부상 위험이 있다. 자기 근력의 50% 정도 되는 힘으로 조금씩 나누어 여러 번 반복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윗몸일으키기, 벽에 대고 팔굽혀펴기, 벽에 기댄 채 무릎을 구부렸다 펴는 미니 스쿼트 운동 등이 좋다. 이후 점차 민첩성과 순발력 운동 등 스포츠를 통해 체력을 완성하면 건강한 몸이 된다.



나영무(50) 재활의학과 전문의. 축구 국가대표팀 주치의, 피겨 김연아 선수 주치의 등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수술 없이 통증 잡는 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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