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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금 144억, 10년 새 6배로 … 해외파도 U턴 행렬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는 골프 아이돌 같은 재능을 가진 선수들이 많아졌다. 그만큼 흥밋거리가 늘어났고 투어의 인기도 높아졌다. [사진 KLPGA]
“여자라서 행복해요.” 2011~2012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금왕 김하늘(25·KT)은 시즌을 맞는 기분을 이렇게 표현했다. 김하늘뿐이 아니다. KLPGA 투어가 역대 최대 규모로 커지면서 여자 프로들은 행복에 겨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2013 KLPGA 투어가 11일 제주 롯데스카이힐골프장에서 개막한 롯데마트 여자오픈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장정에 들어갔다. 올 시즌 KLPGA 투어는 총 25개 대회가 열리며 총상금 144억원이 걸려있다. 대회 수는 2008년과 같지만 상금 규모는 역대 최대다.

대회 상금 최소 5억 … 역대 최고 호황
10년 전만 해도 KLPGA의 이 같은 성장을 상상하기 어려웠다. 2003년엔 총상금 24억원을 걸고 11개 대회가 열렸다. 총상금 1억짜리 미니 대회도 있었다. 투어가 너무 없어 경쟁력 있는 여자 프로들은 ‘먹고살기’ 위해 해외 진출을 모색했다. 협회가 2003년 스타급 선수들의 유출을 막기 위해 데뷔 후 2년 동안 해외 진출을 금지하는 규정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몇몇 선수는 이에 불응하고 해외 투어로 곧장 나가버렸다.

 불황의 그늘이 조금씩 걷히자 KLPGA 투어의 분위기는 확 달라졌다. 2007년 시즌에만 9승을 거둔 ‘수퍼 스타’ 신지애(25·미래에셋)의 등장은 KLPGA 투어의 판을 크게 키웠다. 2007년 55억3000만원을 걸고 19개 대회를 치렀던 KLPGA 투어는 2008년 25개 대회에 84억5000만원이 걸린 투어로 급성장했다.

 KLPGA 투어는 2008년 말 터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잠시 휘청거렸다. 그렇다고 시장성이 사라진 건 아니었다. 2011년 총상금 100억원을 돌파하며 반등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112억원을 걸고 20개 대회를 열었다. 올해는 그보다 5개 대회가 더 열리고 상금은 32억원 증액됐다.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평일 3라운드에, 총상금 2억원짜리 대회도 열렸지만 올해는 최소 상금이 5억원을 넘는다.

 KLPGA 투어가 급성장한 이유는 스폰서들이 여자 대회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VIP 고객 관리에 신경 쓰는 기업들은 대회에 앞서 열리는 프로암에 여자 선수들이 출전하는 것을 바라기 때문에 KLPGA 투어 후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울러 한국남자프로골프투어(KGT)가 내분을 겪으면서 기업의 마케팅 창구가 여자 대회로 바뀌는 반사 이익도 보고 있다. 골프전문채널 J골프에서 KLPGA 투어를 해설하고 있는 박원 해설위원은 “현재 국내 투어에는 신지애 같은 수퍼스타는 없지만 ‘골프 아이돌’ 같은 재능을 가진 선수가 많아졌다. 그만큼 흥밋거리가 늘어났다. 대회가 늘고 상금이 몰리면서 투어의 환경이 많이 좋아진 것도 선순환이 이뤄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KLPGA 투어는 신인들이 2년간 한국 투어에서 뛰어야 해외 무대에 진출할 수 있도록 했던 조항을 폐지했다. 국내 투어가 충분히 커진 데다, 2008년 이후엔 해외로 떠났던 선수들이 오히려 한국으로 돌아오는 유턴 행렬이 이어지면서 규제를 이어갈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해외 투어 진출을 원하는 선수도 줄었다. 과거에는 국내 투어에서 정상에 오른 이후엔 해외 진출을 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2011~2012년 상금왕에 오른 김하늘은 “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외 투어에 나가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러나 국내 투어가 커졌기 때문에 실리적인 측면을 따지면 국내 투어에서 활동하는 게 낫다”며 “국내에서 잘 치면 해외 투어에 나갈 수 있는 기회도 많이 얻을 수 있다. 해외 투어 진출에 대해 절박함을 느끼진 않는다”고 말했다. 김하늘은 상금왕 3연패를 이룬 뒤 해외 진출을 다시 고민할 예정이다.

판을 더 키워 세계 3대 투어 만들어야
판만 커진 게 아니다. 올 시즌 KLPGA 투어에는 여러 가지 흥행 요소도 가미돼 잔칫집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김하늘을 비롯해 지난해 다승왕 김자영(22·LG), 대상 수상자 양제윤(21·LIG)의 경쟁 구도가 흥행에 불을 붙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지난해 한국과 일본, 대만 투어에서 3승을 거둔 뒤 프로로 전향한 ‘수퍼 루키’ 김효주(18·롯데)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관왕 김현수(21·롯데마트), 국가대표 출신 고민정(21), 한정은(20·이상 LIG) 등 실력 있는 유망주들의 가세도 투어 열기를 뜨겁게 만들고 있다.

 KLPGA 투어가 활력을 띠면서 해외 투어로 떠난 선수들의 국내 투어 방문도 줄을 이을 전망이다. 지난해 9월 열린 한화금융클래식에는 최나연(26·SK텔레콤), 박세리(36·KDB 산은금융), 유소연(23·하나금융그룹) 등 해외파 선수가 7명이나 출전했다. 웬만한 LPGA 투어 상금과 맞먹는 12억원의 상금이 걸렸기 때문이었다. 김남진 KLPGA 사무국장은 “해외에서 활동 중인 선수들로부터 국내 대회에 초청해 달라는 요청이 꾸준히 들어온다. 모두 수용하기 힘들 정도”라고 전했다.

 올 시즌 KLPGA 투어는 국내뿐 아니라 대만, 중국 등에서 대회를 치른다. 몇 해 전만 해도 대회 수를 늘리기 위해 중국, 아시아 투어와 손을 잡았지만 이제는 투어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해외로 나아가고 있다.

 골프계는 KLPGA 투어가 더욱 세계적인 투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문호 개방을 고민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중국 투어가 꿈틀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3대 투어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려면 판을 더 키워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를 위해서는 매 대회 평균 상금이 10억원 이상은 되어야 하고, 규모 있는 대회들을 4라운드로 치러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박원 해설위원은 “잘나갈 때 내실을 다지고 10년 뒤를 보며 준비해야 한다. KLPGA 투어가 세계 3대 투어가 되려면 6시간 이상씩 걸리는 경기 운영이나 샷건 플레이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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