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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랑가몰라, 펄펄 나는 싸이


















싸이의 신곡 ‘젠틀맨’을 발표하는 콘서트 ‘해프닝’이 열린 13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공연 예정 시각은 오후 6시30분이었지만 입구 광장은 한낮부터 축제 분위기였다. 싸이 얼굴 모양의 애드벌룬이 둥실 떠 있었고 싸이 탈을 쓴 홍보 도우미가 기념 촬영을 해주고 말춤을 추며 분위기를 띄웠다. 공연을 후원한 CJ그룹 각종 계열사 및 싸이를 광고모델로 사용한 기업이 총출동해 홍보 부스를 차리고 경품 행사를 벌였다. ‘백의(白衣)간지’라는 슬로건을 걸고 드레스 코드를 화이트로 지정한 만큼 흰색 티셔츠와 블라우스 등을 차려입고 객석을 메운 5만여 관객들은 월드컵경기장을 하얗게 불태울 기세였다.

오후 6시50분. 거대한 3면 LED 전광판이 펼쳐진 무대 가운데로 등장한 싸이가 소리질렀다. “뛸 준비됐습니까, 뛰어.”

거대한 사람 인(人)자로 길을 낸 경기장 내 객석과 스탠드는 ‘RIGHT NOW’의 흥겨운 곡조에 맞춰 흰색 야광봉 물결로 출렁이기 시작했다. 이어 ‘연예인’ ‘새’ ‘아버지’ 등과 직접 작사·작곡해 DJ DOC의 노래로 잘 알려진 ‘나 이런 사람이야’ 등 모두 18곡을 신명나게 불러 젖혔다. 특히 비욘세에게 바친다는 자막과 함께 비욘세를 흉내 낸 붉은 의상 차림으로 춤을 추자 장내에는 폭소가 터졌다.

같은 YG엔터테인먼트 소속이자 대표적인 걸그룹 2NE1,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이 게스트로 나왔다. K팝스타 출신의 거물신인 이하이도 싸이와 함께 ‘어땠을까’를 불러 세계 무대에 얼굴을 알렸다.
싸이는 와이어를 타고 월드컵경기장 허공을 헤집고 날아다니며 노래하는 깜짝쇼도 선보였다. 그는 “젠틀맨 망해도 상관없다. 이렇게 공중에서 마음과 눈빛, 함성을 받고 있으니”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브아걸 시건방춤 내 노래에 맞춰”
싸이 콘서트의 드레스 코드는 한민족을 상징하는 흰색이었다.
이날의 최대 관심사는 신곡 ‘젠틀맨’의 안무와 뮤직비디오. 12일 0시를 기해 119개 국가에서 발표된 신곡은 국내 9개 음원 사이트에서 1위를 휩쓴 것을 비롯해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뮤직비디오에는 MBC ‘무한도전’ 멤버 전원과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멤버 가인이 출연한다는 사실, 그리고 ‘강남스타일’에서 말춤을 고안한 안무가 이주선, 작곡가 유건형, 뮤직비디오 감독 조수현 등 황금 콤비와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양현석까지 편집에 합세했다는 소식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날 콘서트장에서 처음 선보인 뮤직비디오는 첫 장면부터 심상치 않았다. “아, 알랑가몰라…”라는 노래와 함께 할아버지들이 쇼핑백을 들고 싸이 뒤를 따라 나오는 모습을 시작으로 악동 이미지와 B급 유머, 섹시 코드가 넘쳐났다. 의자를 권하는 척하면서 빼서 넘어뜨리고, 하품하는 여성 입에 방귀를 집어넣고, 가래떡을 목걸이처럼 휘감는가 하면 꼬마들 공을 멀리 차버리는 모습은 놀부 심보 그대로다.

대중문화평론가 이윤정씨는 “전작과 같이 아이러니를 기본으로 한 유머가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강남스타일’이 제목과 달리 강남스타일답지 않은 본인을 내세운 것처럼, ‘젠틀맨’에서도 전혀 젠틀맨답지 않은 남자들(허옇게 머리가 센 굳은 표정의 노인과 처녀들에게 짓궂은 장난을 치는 악동)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육감적인 여성의 몸매와 거기에 환상을 가진 남성, 그리고 무한도전 캐릭터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와 섹시하고 코믹한 느낌을 강화해 수많은 패러디가 가능하도록 했다”고 분석했다.

기자회견에서 밝혔던 대로 ‘젠틀맨’의 춤은 ‘시건방춤’이었다. 브라운아이드걸스가 2009년 발표한 노래 ‘아브라카다브라’에서 선보인, 팔짱을 끼고 엉덩이를 실룩이는 춤이다. 국내 팬들에게는 이미 알려진 이 춤이 세계 관객에게 어떻게 어필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뮤비는 이날 오후 9시 유튜브를 통해서도 전세계에 공개됐다.

“초심 찾는 마음으로 싼티 나는 곡 골라”
이날 오후 4시 시작된 기자회견에는 450명이 넘는 국내외 취재진이 몰려 ‘월드 스타’를 맞았다. 글로벌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스쿠터 브라운과 함께 나타난 싸이는 “부담 갖지 말고 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데 부담 안 갖는 게 더 부담이 되더라. 그래서 부담을 갖고 곡을 썼다”고 소회를 털어놓았다.

그는 “어떤 댓글을 보니 ‘그냥 클럽 음악이네’라고 돼 있던데 맞다”라며 “우려 혹은 실망 섞인 글도 봤지만 제가 할 수 있었던 최선의 선택이었고 최선의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또 “마더 파더 젠틀맨이 맞나, 알랑가몰라가 좀 싼티 나는 거 아닌가 고민했지만 그럴수록 저다운 걸 찾자는 생각에, 초심을 찾자는 마음에 싼티 나는 곡을 골랐다”고 덧붙였다.

그는 “트위터나 SNS에서 ‘마더 파더 젠틀맨’의 의미에 대해 논란이 많은 것으로 안다. ‘엄마 아빠 신사’인지 예상하시는 대로 ‘마더 F** 젠틀맨’인지. 어느 것이든 맞다고 생각한다. 어느 나라에서도 다 쓰고 발음하고 같은 뜻으로 사용되는 단어를 찾다가 ‘젠틀맨’을 떠올렸고, 어느 나라 사람이건 합창하기 쉬운 ‘알랑가몰라’ ‘말이야’ 등을 골랐다. 머리 굉장히 많이 쓴 노래다”라고 설명했다.

신곡의 춤에 대해 싸이는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시건방춤이 맞고 그걸 제 노래에 맞게 맞췄다”며 “앞으로도 우리나라 춤이나 노래를 많이 리메이크해서 갖고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한류의 해외 교두보가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해외 활동을 하면서 우리나라처럼 안무에 포인트를 둔 나라도 없는 것 같습니다. 회오리춤, 수영춤 등(우리에게만 유명한) 다양한 포인트 춤을 재해석해 외국에 알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그 춤의 원 주인들이 외국에서 재조명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한국 가수가 노래 한 곡 발표하는데 그게 뉴스에 나고 외신에 나고 이런 일이 없었다”면서 “굉장히 감사하고 영광된 일이지만 너무 과하다, 과분하다는 마음 항상 가지고 있다. 그래서 본업에 충실하고 싶다. 내 일은 대중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 사진 1> 가수 싸이가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해프닝’ 콘서트에서 몸을 와이어로 묶고 공중에서 ‘거위의 꿈’을 열창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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