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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식의 똑똑 클래식] 투란도트 막과 막 이어주는 화두는 수수께끼



투란도트의 배경은 중국의 베이징의 천자가 있는 황궁 앞의 광장. 말하자면 지금의 천안문 광장 정도에 해당될 것이다. 투란도트 이전에도 푸치니는 ‘나비부인’과 ‘서부의 아가씨’에서 일본과 미국 등 이국적인 소재를 솜씨 있게 다뤄내는 탁월한 예술적 감각을 선보인 바 있지만 투란도트는 이국적일 뿐만 아니라 고대 중국의 전설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진 가공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신비롭다.



제1막과 제2막을 일관되게 연결 짓는 화두는 수수께끼다. ‘사물을 빗대어 말하면서 그 뜻이나 이름을 알아맞히는 놀이’. 국어사전에서 풀이한 수수께끼의 뜻이다. 그런데 투란도트에 등장하는 수수께끼는 단순히 꿀밤 먹이기나 동전 한두 닢을 걸고 즐기는 놀이 차원이 아니고 알아 맞히면 살고 그렇지 않으면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이른바 생명을 건 ‘서바이벌 게임’이다. 이처럼 생명을 거는 수수께끼는 고대 이집트의 스핑크스가 길을 가는 나그네에게 ‘아침에는 네 발로, 점심에는 두 발로, 저녁에는 세 발로 걷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고 이를 맞히면 살려 보내고 아니면 죽였다는 얘기에도 등장한다.



당시에는 나이가 들면 지팡이를 짚고 다닌다 하여 저녁에는 세 발이었지만 낡은 유모차를 지팡이 대신 의지해 나들이를 하는 지금의 어르신들을 보았다면 그 수수께끼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알아 맞히면 투란도트 공주와 결혼하게 되고 아니면 죽음을 당하는 무시무시한 수수께끼 게임에 숱한 사내들이 도전했으나 실패해 죽임을 당하는 와중에 수수께끼에 도전하는 쇠망한 나라의 왕자 칼라프. 더군다나 이번에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와는 달리 단 한 문제가 아니라 무려 세 개의 문제를 연이어 맞추어야 하는 ‘도전 퀴즈왕’ 방식이다.



 칼라프 왕자는 공주가 던지는 세 가지 수수께끼를 모두 맞힘으로써 마침내 승자가 되는데 등장하는 세 개의 수수께끼가 너무 추상적이라 짜여진 대본이 아니라면 어떤 대답도 정답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이니 참으로 이야말로 수수께끼 아닌 수수께끼다. 칼라프가 세 가지 문제를 다 알아맞힘에도 불구하고 투란도트 공주는 결혼을 강력히 거부한다.



김근식 음악카페 더 클래식 대표
그러나 천자는 공주에게 “약속은 신성한 것이니 그를 받아들이라.”고 종용한다. 칼라프는 자신이 약속한 시간이 되기 전에 죽음까지 각오하며 공주에게 스스로 이름을 알려준다. 마침내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자 광장에 모인 군중들 앞에서 칼라프 왕자의 생사여부를 손에 쥔 투란도트 공주는 이 한 마디로 모든 갈등을 정리한다. “그의 이름은, 사랑” 우리가 살아가며 목숨을 걸만큼 가치 있는 이름은 바로 사랑이 아닐까.



김근식 음악카페 더 클래식 대표 041-551-5503 (cafe.daum.net/the Clas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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