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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과기대 개교 22년 만에 ‘아시아 톱10’ … 토니 챈 총장이 말하는 급성장 비결



20여 년 만에 아시아 최고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이 된 곳이 있다. 바로 홍콩과학기술대(HKUST)다. 1991년 개교한 홍콩과기대는 10일 영국 ‘THE(Times Higher Education)’가 발표한 ‘아시아 100대 대학’에서 9위를 차지했다. 이번 평가에서 5위에 오른 포스텍(1986년 설립), 10위에 오른 KAIST(1971년 설립)와 비교할 수 있는 대학이다. 역사는 짧지만 발전 속도가 빠르고 경영대학원이 강하다. 이 대학 경영학석사(MBA) 과정은 올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조사에서 세계 8위에 올랐다. 설립 22년째인 신생 대학이 단시간에 명문대로 성장한 비결을 지난 9일 토니 챈(61) 총장을 만나 들어봤다.

"의대·로스쿨 관심 없어 연구가 강한 대학이 꿈"
교수진 80%가 영미권 대학 출신
100% 영어로 수업 … 국제화 강점



 -고속 성장의 비결이 뭔가.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그 질문을 한다(웃음). 세 가지다. 홍콩 속담을 빌리자면 천시(天時)와 인화(人和), 지리(地利)가 맞아떨어졌다.”



 천시는 80년대 말 홍콩의 경제위기를 말한다. 챈 총장은 “중국이 개방되면서 홍콩의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한 공장들이 중국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홍콩과기대는 그런 위기 속에서 지식기반 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홍콩 정부의 절박함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소개했다. 홍콩과기대는 홍콩 정부가 재정의 60%를 지원하는 공립대학이다.



 인화는 실력 위주의 교수 임용·평가 시스템이다. 홍콩과기대는 교수를 뽑을 때 그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e메일을 보내 적임자를 추천받는다. 교수 한 명을 채용하는 데 보통 5~6개의 위원회를 거친다고 한다.



 지리는 홍콩이 가진 지정학적 이점이다. 홍콩은 중국과 가까우면서도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외국인도 홍콩에서 7년 이상 살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 덕분에 홍콩과기대 캠퍼스에선 외국인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대학의 외국인 학생 비율(대학원 포함)은 28.5%다. KAIST(6.7%)나 포스텍(4.5%)보다 높다. 이슬람 학생들을 위한 음식을 캠퍼스 안에서 팔 정도다.



 -홍콩과기대의 강점은 뭔가.



 “국제화다. 모든 수업은 영어로 이뤄진다. 학부생의 3분의 1은 졸업 전에 한 학기 이상 전 세계 200여 개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간다. 학부생의 20%는 홍콩이 아닌 중국 본토나 외국에서 온 학생들이다.”



 -국제화가 왜 중요한가.



 “혁신(Innovation)을 하기 위해선 다양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출신 배경이 다른 학생들이 모이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이 학교 교수진의 80%는 옥스퍼드·하버드·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등 영미권의 유명 대학 출신이다. 뛰어난 교수들을 어떻게 불러왔을까.



 “돈도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우리의 꿈은 MIT 같은 세계 최고의 연구중심대학을 만드는 것이다. 교수들은 그런 비전을 보고 온다. 비전을 주는 게 중요하다.”



 홍콩과기대는 학부와 대학원을 합쳐 30여 개국 학생 1만2000명이 다닌다. 단과대는 공대·경영대·자연과학대·인문사회과학대 등 4개다. 챈 총장은 외형 확대에는 큰 관심이 없다. 의대나 로스쿨 등을 만들어 종합대학으로 키울 생각은 없느냐고 묻자 고개를 저었다.



 “우리는 과학기술대학으로 남고 싶다. 홍콩에서 연구력이 가장 뛰어난 대학이 되는 게 목표다. 대학은 사이즈가 중요한 게 아니다. 세계 최고인 미국의 캘리포니아공과대학(칼텍)은 한 해 신입생이 200명에 불과하다. 한국의 KAIST도 학생수(약 1만 명)가 적지 않나.”



 홍콩과기대엔 한국 학생이 100여 명 다니고 있다. 캠퍼스에서 만난 이지수(20·여)씨는 공학·경영학 복수전공 1학년생으로 민족사관고 국제반 출신이다. 이씨는 “공학과 경영학을 동시에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음에 들었다”며 “미국보다 학비도 싸면서 모든 수업을 영어로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챈 총장은 서남표 전 총장 시절 KAIST의 자문위원이기도 했다. 그는 한국 대학들에 부족한 점이 하나 있다고 했다.



 “국제화가 아직 더디다. 한국 내에서도 논란이 있었 지만 세계 수준으로 가기 위해선 영어 강의 확대가 꼭 필요하다.”



 그가 부러워하는 점도 있었다.



 “한국은 삼성·현대차 등 글로벌 기업이 많아 취업 기회가 많다. 교육열도 높다. 한국 대학은 좋은 경쟁 상대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홍콩=이한길 기자



◆토니 챈 총장은=홍콩 출신으로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에서 공학을 전공한 뒤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6년부터 UCLA에서 수학과 교수로 있었으며 미국과학재단(NSF) 부총재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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