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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독일인이 부자 키프로스인 구제?

독일은 네덜란드·오스트리아·핀란드 등과 함께 유로존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나라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돈을 내놓았다. 독일 같은 북유럽의 부자 나라들이 재정·경제 위기에 빠진 남유럽의 가난한 나라들에 구제금융을 지원하면서 긴축을 강요하는 등 괴롭혀 왔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그러나 유럽중앙은행(ECB)이 이와는 다른 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해 유로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등이 전했다.



유럽중앙은행, 국민 순자산 발표
독일 중간 가구 7500만원 꼴찌
주택보유율 높은 키프로스 4억원
구제금융안 표결 앞두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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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CB는 유로존에서 아일랜드와 에스토니아를 제외한 15개국의 6만2000가구를 대상으로 재산상태를 방문 조사해 비교했다. 이에 따르면 부국으로 꼽혀온 독일인의 재산 순위는 유로존에서 꼴찌였다. 중간값(전체의 가운데 값으로 평균과는 다름) 기준으로 독일 한 가구가 보유하고 있는 재산은 5만1000유로(약 7500만원)로 조사됐다. 반면에 최근 100억 유로(약 15조원)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된 키프로스의 경우 독일보다 5배나 많은 26만7000유로(약 4억원)였다. 룩셈부르크(39만8000유로) 다음으로 2위를 기록했다.



 구제금융 지원국인 네덜란드와 오스트리아·핀란드도 평균인 10만9200유로(약 1억6000만원)보다 적었다. 프랑스만이 평균보다 약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키프로스와 같이 구제금융 지원을 받는 나라인 그리스(10만2000유로)도 독일의 두 배가량 됐다. 재정위기가 심각한 스페인과 이탈리아, 몰타도 평균 이상이다. 구제금융의 역설이다.



 예상을 크게 빗나가는 이 같은 자료가 발표되자 구제금융 논리에 타당성이 있는지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더구나 ECB가 자료 공개를 계속 미뤄 오다 키프로스 구제금융 결정이 난 뒤에야 이를 발표해 그 배경에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지 않나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도 있다.



 경제적인 외부 충격이 개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기 위한 이번 조사는 정치적으로도 폭발성 있는 이슈가 되고 있다. 독일 하원 분데스타크는 곧 키프로스 구제금융안에 대한 찬반 표결을 할 예정이다. 자신들이 낸 세금으로 재산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된 키프로스인을 지원하는 데 대한 독일 내 반발 여론이 고조되면 표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재산 3위에 오른 몰타도 재정위기가 심각한 구제금융 후보국이다.



 다만 조사방법론에 대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ECB는 응답자들을 평균 1시간씩 조사했다. 부동산과 보석류, 자동차 등을 포함한 전체 재산에서 부채를 뺀 순재산을 가려냈다.



 먼저 국가별로 대상자에 차이가 있었다. 키프로스의 경우 현지 거주하는 러시아인 부자들도 포함돼 재산이 과다 평가됐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택보유율에 따른 차이도 있다. 독일의 자가보유율은 44%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에 슬로바키아는 90%, 스페인은 83%, 키프로스는 77%에 달한다.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공공기관이 전체 주택의 절반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조사 시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주로 2010년에 조사됐지만 스페인 같은 나라는 부동산 거품이 정점에 달했던 2008년 자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CB라는 공식 기관이 처음으로 같은 방법론을 적용해 국가별 가구당 재산을 조사한 것인 만큼 객관성이 유지됐다는 평가가 많다. 구제금융을 받는 국가들의 모럴 해저드와 관해 후폭풍이 클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한경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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