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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난치병 형제 나란히 심장이식 "질병이란 스스로가 만든 감옥일 뿐"

김현준(오른쪽)·명준(왼쪽)씨와 형제를 진료한 조현재 교수.
“질병이란 결국 스스로가 만든 감옥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서울대 김현준, 성대 명준씨 각계 도움으로 제2의 삶

 형제는 평생 같은 병을 앓았다. ‘베커씨 근이영양증(Becker‘s muscular dystrophy)’ 때문에 지체장애가 생겼다. 근이영양증이란 근력이 떨어져 걷기가 힘들어지는 희귀 난치병. 김현준(26)·명준(24) 형제는 1997년 함께 이 병 진단을 받았다. 현준씨가 열 살, 명준씨가 여덟 살 때였다. 충북 청주에서 일반 학교를 다닌 두 형제는 절둑거리는 걸음걸이 때문에 놀림감이 되곤 했다. 늘 위축돼 지냈다.



 형 현준씨는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아프다는 이유로 위축돼 있으면 아무런 꿈도 이룰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준씨가 돌파구로 선택한 건 공부였다. “문득 병이라는 감옥에 너무 오래 갇혀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부에 매달리기 시작했죠.”



 그 노력의 열매는 2006년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합격’이었다. 형의 강인한 모습은 동생 명준씨에게도 자극이 됐다. 이태 뒤 명준씨는 성균관대 기계공학과에 들어갔다. 형은 경제학도로, 동생은 기계공학도로 그렇게 캠퍼스 생활을 하는줄만 알았다. 그러나 질병의 감옥이 또다시 형제 앞에 나타났다. 지난해 3월 현준씨가 심장기능부전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근이영양증의 증상이 심장에 나타난 것으로 추정됐다. 설상가상. 8개월 뒤 동생 명준씨도 같은 병으로 입원했다.



 희망은 심장이식뿐이었다. 그러나 멀어보였다. 심장이식은 전국적으로 연간 120건에 불과하다. 뇌사자 가운데 공여자를 찾아야 하는 어려움 때문이다. 하지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형제에게 한 달 간격으로 심장 공여자가 나타난 것이다. 수천만원이 들어가는 병원비는 서울대병원 함춘후원회를 비롯, 생명보험재단·한국심장재단 등의 도움을 받았다.



 형제는 올 1월과 2월 각각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94년 서울대병원이 심장수술을 시작한 이후 형제가 함께 심장 이식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몸이 회복되면서 형제에겐 다시 꿈도 생겼다. 형 현준씨는 “심장 수술이라는 큰 난관을 겪으면서 다시 한 번 성숙했다”면서 “사회복지학 등을 공부해서 다른 사람을 돕는 학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동생 명준씨는 “몸이 회복되면 의사에 도전해 볼 생각”이라며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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