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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새 9번째 사고 … 농협 ‘먹통 전산망’ 잔혹사

농협은행이 최근 2년간 아홉 번째 전산사고를 냈다.



농협은행·단위농협·하나로마트 등
5000여 곳 하나로 뒤엉켜 뒤죽박죽
내·외부망 분리 안 되고 기강 해이
금감원, 신동규 회장 징계 검토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전날 오후 6시30분부터 3시간 넘게 인터넷뱅킹 서비스가 중단됐다. 농협은행과 같은 전산망을 사용하는 농협생명보험·손해보험도 전산처리가 동시에 중단됐다. 지난달 20일 북한 정찰총국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으로 피해를 본 지 20일 만에 또다시 서비스가 중단된 것이다. 농협은 이번 사고가 ‘해킹’이 아닌 ‘부품’ 탓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고객들은 잦은 전산장애로 원성을 토로하고 있다.



 농협의 전산장애 ‘잔혹사’는 2011년 4월 12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북한의 사이버 테러로 시스템을 관리하는 전산서버의 메모리가 삭제되면서 사흘 이상 인터넷뱅킹은 물론 자동화기기·폰뱅킹 등이 마비됐다. 당시 농협은 대대적인 전산투자와 해킹 방지 대책을 약속했지만 그 뒤에도 크고 작은 장애가 끊이지 않았다. 횟수로만 따지면 이번 사고가 2011년 4월 이후 벌써 아홉 번째다.



 금융당국과 보안업계에서는 농협의 잦은 전산장애 이유로 ‘통합 전산망’을 첫손에 꼽는다. 농협은 농협은행과 단위농협·하나로마트 등이 하나의 전산망을 사용한다. 성격이 서로 다른 사업체 5000여 곳이 하나의 전산망에 뒤엉켜 있는 셈이다. 특히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아직 경제부문이 중심인 농협중앙회가 ‘통합 전산망’을 운영하고 있다. 전산업무를 많이 하는 곳은 은행·보험 같은 금융부문인데, 서버는 다른 곳이 관리하다 보니 각종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점의 내·외부망이 아직 제대로 분리되지 않은 것도 문제다. 망 분리란 전산망을 업무 목적의 내부망과 인터넷 접속용인 외부망으로 분리하는 것이다. 2011년 해킹 피해 때 문제점으로 지적됐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 금감원 IT감독국 관계자는 “전산망의 지배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은 물론 전반적인 기강해이와 직원들의 책임의식 부재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며 “당초 9일까지였던 농협에 대한 검사기간을 18일까지 연장해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빈번한 전산장애에 시달리는 고객 사이에선 농협의 ‘불감증’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11일부터 “더 이상 거래를 못하겠다” “다른 은행으로 옮기겠다”는 등의 비판 글이 쏟아졌다. 하지만 농협은 이날 오전까지 홈페이지 등에 이렇다 할 사과문 하나 게시하지 않았다. 농협 관계자는 “신경분리에 따라 전산망 분리 작업을 진행 중인데, 과도기라는 점이 서버의 불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며 “고객의 피해를 없앨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금감원은 이례적으로 기자설명회를 열고 농협에 대한 강력한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징계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개선대책 이행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할 예정이다.



 김수봉 부원장보는 “농협은 전산시스템을 농협중앙회에 위탁·운영하고 있어 금융부문이 전산망 부분에 대해 통제를 하지 못하고, 사고가 나도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며 “검사결과 문제점이 있으면 감독기관인 농림축산식품부에 책임을 묻도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동규 회장도 징계 대상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가능성은 다 열려 있다고 보면 된다”며 “문제가 있다면 누구든지 책임을 묻겠다”고 대답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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