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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FOMC 회의록 유출 소동

버냉키
10일(현지시간) 새벽 6시30분. 미 연방준비제도(Fed) 홍보실은 발칵 뒤집혔다. 지난달 19~20일 열린 Fed 통화정책결정기구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실수로 하루 일찍 배포된 걸 뒤늦게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보통 FOMC 회의록은 회의가 끝난 지 3주 뒤 수요일 오후 2시에 배포된다. 그런데 Fed의 의회 담당 직원 브라이언 그로스가 날짜를 착각했다. 그는 전날인 9일 오후 2시 자신이 관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미리 보내버렸다. 그로스의 e메일은 154명에게 전달됐다. 그중엔 골드먼삭스·씨티그룹·바클레이스·웰스파고·UBS·HSBC는 물론이고 헤지펀드 킹스트리트캐피털과 사모펀드 칼라일그룹도 있었다.



실수로 19시간 일찍 배포
“월가와 뒷거래” 항의 빗발
양적 완화 계속 전망에 뉴욕 주가는 사상 최고치

 당황한 Fed는 증시가 열리기 30분 전인 오전 9시 부랴부랴 회의록을 일반에 공개했다. 동시에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이 사실을 통보했다. 만의 하나 있을지 모를 부당거래 감시를 위해서였다.



 초조하게 시장이 열리길 기다린 Fed는 오전장이 마감된 후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행히 부당거래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 그러자 이번엔 시장에서 항의가 빗발쳤다. Fed와 월가의 대형 금융회사 간 ‘뒷거래’가 드러난 게 아니냐는 비난이었다. 시장은 지난달 FOMC 회의록 공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연초 부동산 시장을 비롯한 각종 경기지표가 눈에 띄게 호전됐고 주가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자 Fed가 시중에서 채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돈을 푸는 ‘3차 양적 완화 조치(QE3)’를 조기에 끝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퍼졌다. 이처럼 예민한 정보가 일반에 공개되기 19시간이나 전에 15개 월가 금융회사에 먼저 흘러 들어간 것이다.



 MIT 경제학과 사이먼 존슨 교수는 “Fed가 월가와 유착돼 있다는 불만이 팽배한 시기에 이런 일이 불거져 파문이 커졌다”며 “월가 금융회사가 예민한 정보에 먼저 접근해 온 게 사실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정작 회의록 내용은 시장에 별 영향을 주진 않았다. 회의록에 따르면 상당수 FOMC 위원들이 3차 양적 완화 조치의 조기 종료를 주장했다.



 그러나 시장은 ‘노동시장 상황에 대한 전망이 기대했던 대로 나아지면’이란 전제조건에 주목했다. 지난달 고용지표에 빨간 불이 들어왔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일자리는 8만8000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회의록의 전제조건을 뒤집어 보면 Fed가 상당 기간 양적 완화 조치를 유지할 것이란 얘기가 된다. 이에 힘입어 주가는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그렇지만 이번 소동을 계기로 Fed의 정보 공개 정책은 수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동안 관행처럼 이뤄져 온 기관투자가나 언론에 대한 사전 자료 배포조차 제동이 걸리게 됐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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