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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정면충돌 택한 한은 … 꼬이는 경기부양책

한국은행이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2.75%로 유지키로 했다.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연속 동결이다. 올 성장률 전망치는 2.8%에서 2.6%로 소폭 내렸다.



[뉴스분석] 6개월째 기준금리 동결
“경제는 심리인데” 기대 찬물
시장에선 국채 앞다퉈 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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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으로선 여당과 정부·청와대의 거듭된 금리인하 압박에 굴복하지 않았다는 체면을 세운 셈이 됐다. 하지만 정부와 통화당국이 합심해 경기 회복에 전념해주기를 바라는 시장 기대엔 찬물을 끼얹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제는 심리라는 점에서 새 정부의 경제 살리기 전략이 시작부터 난관을 만난 셈”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장의 반응은 ‘동결 쇼크’였다. 기준금리 동결 소식이 전해지자 채권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기대심리가 무너진 투자자들이 앞다퉈 국채를 내던졌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15%포인트나 올라 2.63%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상승폭으론 약 2년4개월 만의 최고치다. 정부가 재정지출을 아무리 늘려도 시장금리가 오르면 경기 회복 효과는 반감된다. 정부의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한은은 금리 동결에 대해 나름의 이유를 댔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연초 전망대로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한은의 성장 전망치 하향조정은 지난해 4분기 경제가 나빴던 데서 생긴 기저효과와 세계경제 여건이 다소 어려워진 것을 반영한 것일 뿐이다. 경제가 ‘상저하고’의 경로로 차츰 회복되고 있으니 굳이 금리를 내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은은 대신 총액대출한도를 3조원 늘리고(9조원→12조원), 해당 금리도 낮췄다(연 1.25%→연 0.5~1.25%). 하지만 “중소기업 대출과 가계대출에 숨통을 트는 효과는 있겠지만 경기부양과는 큰 상관관계가 없다”(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한은이 예상하는 올해 성장률 2.6%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3.8%)보다 한참 낮다. 그런데도 “경기가 회복 중”이라며 금리를 내리지 않은 한은을 어떻게 봐야 할까.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은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경기를 살리려고 양적완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한은이 이번에 금리를 내렸어야 했다”고 말했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한은이 서민생활의 어려움과 몇몇 업종의 상황이 굉장히 나쁘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은은 경제 전반에 대해 시중의 인식과 동떨어진 판단을 여럿 했다. 첫째가 성장률이다.



김 총재는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0%대라고 해서 매우 낮은 걸로 혼선을 줘선 안 된다”고 말했다. 8분기 연속 0%대 성장이 확실시된다는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다. 그러면서 “지금 잠재성장률만큼 성장하는 나라가 주위에 어디 있나. 미국이 그런가, 일본이 그런가”라고 반문했다. 안타깝게도 우리 중앙은행에는 연 2%대 저성장을 더 이상 용인해선 안 된다는 절박성이 없다. 다음은 물가다. 한은은 이날 인플레이션 걱정을 꺼냈다. 신운 조사국장은 “무상보육과 무상급식을 제외하면 하반기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2%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1%대 물가에 젖어있는 사람들에게 인플레이션 경종을 울리는 게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시중엔 “한은이 저성장은 방치하고 물가만을 잡겠다는 식이어선 안 된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지금 같아선 금통위가 다음 달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새 정부의 경기 부양 전략이 단단히 꼬였다는 것이다. 추경과 금리 인하의 동시 실행은 물 건너 갔다. 게다가 “경기가 예상보다 나쁘니 대규모 추경이 필요하다”는 정부·여당의 논리에 설득력이 떨어지게 됐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추경이 안 되면 한은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여당과 한은의 갈등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상렬·권혁주·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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