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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세무조사 = 공포·징벌 … 이젠 변해야

김창규
경제부문 기자
한 대기업에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면서요”라고 물었다. 대답은 예상했던 대로였다. “말씀 못 드리는 거 아시잖아요. 조사받는 입장에서는 언론에 실명으로 얘기했다간 큰일납니다.”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취재(11일자 1, 4, 5면)하면서 만난 기업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세무조사 얘기에 손사래를 쳤다. 아예 입을 닫는 사람도 있었고, ‘회사 이름을 절대 밝히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하는 사람도 있었다. 어떤 회사 관계자는 ‘분위기가 좋다’며 마음에 없는 소리도 했다. 심층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데도 말이다.



 기업엔 세무조사가 그 자체로 공포였다. 실무 담당자부터 최고경영자(CEO)까지 세무조사 얘기만 나오만 긴장하는 빛이 역력했다. 이들 기업은 세무조사 소식이 외부로 알려지는 걸 극도로 꺼렸다. 외부로 알려질수록 기업엔 손해라는 인식이 깔려 있었다. 일반인에게 특정 기업의 세무조사는 징벌로 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정기 세무조사인데도 이 소식이 알려지면 곳곳에서 ‘뭐 잘못한 게 있느냐’는 질문이 쏟아져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세무조사 과정에서도 기업은 ‘고양이 앞의 쥐’다. 조사요원의 심기를 거스를까 안절부절못한다. 경제가 빠르게 바뀌면서 세법상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애매한 사안이 속속 나온다. 이런 분위기에선 논란이 되는 사안에 대해 기업이 목소리를 높이긴 쉽지 않다. 요즘처럼 세수 부족으로 조사요원이 실적 압박을 받고 있을 땐 더욱 그렇다.



 많은 기업이 ‘세법 해석이 자의적’ ‘고무줄 조사’ ‘재량 범위가 너무 넓다’고 하소연하는 것도 이런 분위기 때문이다. 정지선(세무학) 서울시립대 교수는 “법 규정을 명확히 해서 재량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덕중 국세청장은 11일 열린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변화는 소통에서 시작된다”고 직원에게 당부했다. 앞으로 국세청 직원과 납세자 간 ‘소통’을 통해 세무조사가 ‘변화’하길 기대한다. 정기검진처럼 긴장되지만 공포감은 없도록 말이다.



김창규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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