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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CEO 저커버그의 모교 … 원탁 수업으로 유명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Phillips Exeter Academy)는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보딩스쿨 중 하나다. 한국 학생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국 내에서도 ‘보딩스쿨의 대명사’로 불릴 만큼 명문 학교다. 미 동부 보스턴 북쪽에서 한 시간가량 떨어진 뉴햄프셔주 엑시터시에 있으며 2.5㎢(75만6250평·619에이커)에 이르는 광활한 땅에 127개의 크고 작은 건물이 들어서 있다. 이곳에서 자동차로 하버드대까지는 한 시간, 예일대까지는 세 시간이 걸린다. 보스턴 에듀케이션 수 변 아이비클럽 수석 칼리지 카운슬러가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에 대해 정리해왔다.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 전경. 오른쪽은 하크니스 테이블에서 토론하는 학생과 교사. [사진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

미국 동부에 있는 명문 사립대 연합인 아이비리그처럼 미국 명문 사립 고교도 한 묶음으로 불리는 연합이 있다. 10개 고교 입학 연합체(Ten Schools Admission Organization)인 TSAO다. 여기 속하는 학교는 초트 로즈메리 홀(Choate Rosemary Hall)과 디어필드 아카데미(Deerfield Academy), 힐 스쿨(The Hill School), 하치키스 스쿨(The Hotchkiss School), 로런스빌 스쿨(The Lawrenceville School), 루미스 채피 스쿨(The Loomis Chaffee School), 필립스 아카데미 앤도버(Phillips Academy, Andover),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Phillips Exeter Academy), 세인트 폴 스쿨(St. Paul’s School), 태프트 스쿨(The Taft School)이다. 미국 명문 대학에 재학생을 많이 진학시켜 명문 고교라는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TSAO에 속한 각 학교 입학사정관은 주기적으로 워크숍을 한다.

 TSAO 중 가장 널리 알려진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는 1781년 설립 당시 남학교였다가 1970년 남녀공학으로 전환했다. 학교 이름이 비슷한 탓에 필립스 아카데미 앤도버와 혼동하는 사람이 가끔 있다. 두 학교 모두 필립스 가문이 설립했다. 하지만 전혀 다른 학교로, 오랜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매년 봄·가을에는 두 학교 간 스포츠 경기를 벌인다.

 중·고교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도서관이 이 학교 자랑이다. 도서관 건물은 유명 건축가 루이 칸(Louis I. Kahn)이 지은 것으로, 모던한 건축미 덕분에 이 학교의 랜드마크로 꼽힌다. 학업에 필요한 자료 등 소장 도서는 무려 15만 권으로 웬만한 대학보다 많다. 재학생의 무한한 학문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재학생 13%가 동문 가족

 도서관 외에도 최고로 손꼽히는 게 많다. 우선 자산 규모다. 각계에서 받은 기부금으로 쌓인 자산이 9억9200만 달러(약 11조원)나 된다. 단순히 학교 돈이 많다는 얘기가 아니라 그만큼 동문의 관심과 지원이 대단하다는 걸 보여준다. 동문의 모교에 대한 자부심은 매우 강하다. 학교 역시 입학 서류에 학교 관련 인맥을 묻는 항목을 넣을 정도로 동문을 각별히 챙긴다. 우리로 치면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3학년인 9~12학년에 총 1071명이 다니는데, 이 가운데 13%가 가족 동문이다. 부모나 조부모가 이 학교를 졸업했다는 얘기다. 외국인은 9%, 또 다섯 명 중 한 명은 아시아계 미국인이다.

 보딩스쿨과 데이스쿨이 결합한 방식이지만 학생 80%가 기숙사 생활을 해 사실상 보딩스쿨이나 마찬가지다. 교정 안에는 기숙사 20개가 있다. 남녀 기숙사는 나뉘어 있으며 일부 기숙사엔 부엌이 딸려 있다. 기숙사 생활엔 일정한 규칙이 있지만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9학년은 모든 학생이 오후 8시까지 기숙사로 돌아와야 한다. 11학년은 오후 9시, 12학년은 오후 10시까지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귀가 시간이 늦춰진다. 이를 통해 평소 스스로 시간 관리 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다.

 1년 학비는 보딩스쿨 학생의 경우 기숙사비를 포함해 4만6900달러(약 5200만원), 통학생은 3만6110달러(약 4000만원)다. 이 학교 입학사정관 마이클 게리(Michael Gary)는 “2013년 입학생에게 연간 700만 달러(약 78억원)를 학비 보조금으로 지원한다”며 “학생의 경제적 형편과 상관없이 선발하기 때문에 준비된 학생은 누구나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에서 공부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업은 19개 분과 아래 350개의 세부 학과목이 개설돼 있다. 숙제는 과목별로 50~75분 정도의 분량이 주어진다. 다른 명문 보딩스쿨과 마찬가지로 이곳 역시 학업만 강조하지 않는다. 학업과 특별활동을 병행할 수 있도록 특별히 신경 쓴다. 또 8개국 언어를 배울 수 있고 실력에 맞게 음악·미술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스포츠 프로그램 역시 강세다.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는 고교생이 각 과목 실력을 평가받을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시험인 대학 학점 선이수제 AP(advanced pacement)를 모든 과목에 개설했다. 지난해 5월 AP 결과를 보면 학생 196명이 모두 369개의 AP시험에 응시해 63%가 A학점에 속하는 5점을 받았을 정도로 수준이 높다. 미 대입시험인 SAT와 ACT 점수도 높다. 평균 SAT는 각 과목 800점 만점에 언어(Verbal)와 쓰기(Writing), 수학이 각각 697점, 693점, 709점을 받았다. ACT 평균 점수도 영어 31점, 수학 30점, 과학 29점으로 평균 실력이 높은 편이다. 이 시험의 만점은 36점이다. 입학하기도 어렵지만 입학 후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잘 알 수 있다.

 12학년 재학생 유니스 고(19)의 어머니 고민선씨는 “학생 수준이 높아 수업 따라가기를 버거워하는 아이가 많다”며 “부모 욕심만이 아니라 아이가 정말 이 학교를 원하는지 등의 의견을 존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하크니스 테이블의 유래

페이스북 창립자인 마크 저커버그와 소설가 이창래씨.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는 하크니스 테이블(Harkness table) 교육으로도 유명하다. 미국 석유재벌이자 자선사업가인 에드워드 하크니스(Edward Harkness) 이름을 딴 것으로 1931년 시작됐다.

 유래가 재밌다. 하크니스는 당시 “새로운 교육 방식을 고안해내면 거액을 기부하겠다”고 학교 측에 제안했다. 학교는 큰 타원형 탁자에서 교사와 학생 12명이 둘러앉아 토론식으로 수업하는 방식을 제시했고, 결국 이 방식이 채택됐다. 하크니스 테이블 수업을 통해 학생은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고 의사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힘을 키울 수 있었다. 하크니스 테이블이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 교육의 근간이 된 이유다.

 때로는 세계적인 토론가나 노벨상 수상자까지 들러 수업을 참관할 만큼 긍정적 효과를 봤다. 모든 수업에서 하크니스 테이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예컨대 수학은 특정 교과서가 없다. 교사가 내준 과제를 바탕으로 수업 준비를 좀 더 철저히 하지 않으면 수업 시간에 토론에 낄 수가 없다. 거꾸로 준비를 철저히 하면 수업 때 제시할 논제가 생긴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학생들은 더욱 적극적이고 진지한 태도로 수업에 임한다고 한다. 수업에 참여하기 전 도서관에서 방대한 자료를 찾아보며 수업 준비를 하고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해답을 구하고 있다.

 ‘사고하라, 토론하라, 그리고 질문하라’는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의 유명한 슬로건은 이 같은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 학교를 졸업하고 웨슬리언대에 진학한 앤드루 강(20)은 “수준에 맞춰 공부하기 때문에 학업 스트레스는 없었다”며 “4년간 수준 높은 토론 수업과 에세이 쓰기 훈련 덕분에 대학 진학 후 다른 학교 출신 학생보다 적응이 훨씬 빨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방학 때는 늘 개학이 기다려졌을 정도로 학교생활이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이 학교 출신으로는 세계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의 창립자인 마크 저커버그가 있으며 존 F 케네디 전 미 대통령 후손도 대다수가 이 학교를 졸업했다. 한국인으로는 김정원 세종대 석좌교수가 처음 졸업했고 김민녕 한국외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재미 소설가 이창래씨 등이 있다.

김소엽 기자
정리=보스턴 에듀케이션 수 변 아이비클럽 수석 칼리지 카운슬러

[마이클 게리 입학사정관의 입학 TIP]

마이클 게리 입학사정관은 “2013학년도 합격생은 창의적이고 지적 호기심이 왕성한 데다 운동까지 잘한다”고 소개했다.

 미국 내에선 48개 주, 세계적으론 74개 국가에서 총 2468명이 지원해 495명이 최종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매년 가을 학기가 시작되자마자 원서를 접수한다. 1월 15일까지 접수가 가능하지만 원서 제출은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인터뷰도 물론 중요하다. 인터뷰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창의성과 지적 호기심을 드러내야 한다. 입학시험으로는 9, 10학년은 ISEE(Independent School Entrance Exam)나 SSAT(Secondary School Admission Test)를 본 후 성적을 제출하면 된다. 11학년으로 지원할 경우는 SAT 점수를 제출해도 된다. 2012년에 지원한 학생의 평균 SSAT점수는 만점인 100퍼센타일(%ile) 중 94%ile이다. 100명 중 내 밑으로 94명이 있다는 말이다.

 게리 사정관은 “미 수학경시대회(AMC)나 수학 올림픽(USAMO) 같은 수학 경시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받은 수학·과학 영재에게는 학교에서 먼저 러브콜을 보내기도 한다”며 평균적으로 수학·과학 성적이 좋은 “한국 학생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장TIP]

유명 사립학교 학생은 주로 교복을 입는다. 그러나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는 특정한 교복이 없다. 다만 남학생은 셔츠와 넥타이를 매거나 터틀넥을 입는다. 바지는 카키색이나 청바지로 통일한다. 여학생은 선 상태에서 반바지나 치마 길이가 손가락을 편 길이보다 짧지 않으면 된다. 남학생·여학생 모두 모자가 달린 옷(후드티)과 그래픽이 요란하게 그려진 티셔츠는 입을 수 없다.

[학교 정보]

Phillips Exeter Academy

주소: 20 Main Street, Exeter, NH 03833
전화: 1-603-777-3437
팩스: 1-603-777-4384
담당자 e메일: jmhutchins@exeter.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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