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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친일파·하와이갱" vs "건국대통령 악의적 매도"

요즘 역사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현대사, 그중에서도 친일파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일종의 진영 싸움처럼 번지고 있다. 발단은 이른바 진보진영인 민족문제연구소(소장 임헌영)의 동영상 ‘백년전쟁’에서 비롯됐다. 이승만 전 대통령을 친일파로 규정했다. 이에 대해 당장 보수진영이 반박하고 나섰다. 보수 쪽에서 만든 ‘건국의 예언자 이승만’ 동영상이 곧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갈등은 한국현대사 전반에 대한 평가와 연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20세기 한국사의 고난과 성취에 대한 해석과도 통하는 대목이다. 올해는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68년, 대한민국이 건국된 지 65년이 되는 해다. 이른바 정보화시대, 이념 대립이 약화된 지금 왜 다시 현대사 갈등이 재연되고 있을까. 그 쟁점의 안팎을 짚어 본다. 진보진영의 사상혁명을 주장한 사회민주주의연대 주대환 공동대표의 생각도 들어봤다.



진보 ‘백년전쟁’ vs 보수 ‘건국의 예언자’ … 동영상 전쟁
독립운동도 무장투쟁만 강조하자 “카이로선언 한국조항은 외교 성과”



초대 대통령 이승만(1875~1965)에 대한 평가를 놓고 ‘동영상 전쟁’이 벌어질 태세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서로 다른 이념을 전파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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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극적 표현으로 이승만을 선제 공격한 동영상은 ‘백년전쟁’이다. 『친일인명사전』을 만들었던 민족문제연구소(소장 임헌영)의 작품이다. 지난해 11월 26일 서울아트시네마 시사회에서 공개된 두 편의 동영상 중 하나다.



 그중 논란의 중심에 있는 건 ‘두 얼굴의 이승만’이다. 다른 한 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 업적을 부정하는 내용으로 꾸며진 ‘프레이저 보고서’다. 이승만·박정희 두 전 대통령이 모두 친일파·친미파로 매도됐다.



 이념의 전선은 먼저 이승만 대통령을 둘러싸고 형성되고 있다. ‘백년전쟁’을 반박하며 이승만의 독립운동과 건국정치를 긍정적으로 재조명하는 동영상 ‘건국의 예언자 이승만’이 곧 나온다. 이승만포럼(공동대표 인보길·이주영)과 연세대이승만연구원(원장 류석춘)이 공동 제작한다. 현재 인터넷에서 예고편을 볼 수 있다.



 ◆친일파 vs 건국의 예언자=‘백년전쟁’의 출발은 1910년이다. 동영상에서 대한민국은 일본이 강점한 이래 지금까지 친일파와 내전 중인 나라로 설정된다. 일본에 대한 저항과 협력을 구분하는 것이 기본 틀인데, 이승만 대통령까지 친일에 포함시킨 것은 아이러니다.



 이승만 대통령의 집권 말기 독재에 대한 비판은 왕왕 제기됐지만 친일파로 단정 짓는 경우는 없었다. ‘백년전쟁’은 이승만에 대해 도덕적 파렴치한으로까지 묘사했다. ‘하와이 갱스터(폭력배)’라 부르기도 했다.



 이승만포럼의 김효선 사무총장은 “건국대통령을 악의적으로 매도하고 있다. 모두 거짓말이다. 바로잡는 자료를 국내외에서 찾아내는 데 3개월이 걸렸다. ‘백년전쟁’을 반박하는 수준을 넘어 이승만의 삶을 제대로 조명하는 동영상을 준비 중”이라며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는 이승만이 없는데 갑자기 ‘백년전쟁’에서 친일파로 만든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백년전쟁’ 속 인터뷰에 나오는 진보 성향의 서중석 성균관대 교수는 “내 전공과 관련된 인터뷰에 대부분 응한다. ‘백년전쟁’의 경우도 그렇다. 1919년 임시정부 대통령이 된 이후의 이승만을 친일파라고 할 수는 없다. 이승만 대통령의 독립운동을 언제부터 볼지가 논쟁거리”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승만은 미국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있었다. 젊은 시절부터 미국 선교사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일본과 우호적 관계였다. 1904년 탈고해 1909년 출간한 이승만의 저서 『독립정신』에는 그런 상황이 반영돼 있다. 일본에 우호적인 언사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무장투쟁 vs 외교독립=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노선은 여러 갈래였다. 외교와 교육을 중시하는 노선이 있었고 무장투쟁을 강조하는 흐름도 있었다. ‘백년전쟁’은 무장투쟁만 올바른 노선으로 묘사했다.



 이승만 전문가인 유영익 한동대 교수는 “외교독립 운동의 업적은 하나도 없고 무장투쟁만 좋은 것처럼 해놨는데 말도 안 된다. 한국의 독립이 국제적으로 보장된 카이로선언만 해도 그렇다. 수많은 나라가 식민지 상태였는데, 한국 독립 조항이 특별히 카이로선언에 기록된 배경을 이해해야 한다. 그 역할을 이승만에게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영대 기자





그동안 무슨 일이



이인호(左), 임헌영(右)
2012년 11월 26일 ‘백년전쟁’이란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다. 이승만 대통령을 비롯한 건국세력과 산업화를 일군 박정희 대통령을 친일파와 친미파로 비난하는 내용이다. 당시 박근혜 후보에 대한 일종의 공세였다. 하지만 대선 과정에서 논란이 확산되지는 않았다.



 ‘백년전쟁’은 박근혜 대통령이 3월 19일 마련한 우리 사회 원로와의 오찬 자리에서 다시 거론됐다. 이인호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 안병직 국민통합시민운동 공동대표, 백선엽 장군 등이 참여했고, ‘백년전쟁’의 역사왜곡 문제가 지적됐다. 동영상 조회수가 200만여 회를 넘어서며 역사에 대한 편향적 해석이 우리 청소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 시작했다.



  진보·보수 진영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우선 보수 측의 동영상 ‘건국의 예언자 이승만’이 곧 나올 예정이고, 민족문제연구소(소장 임헌영)의 재반박 기자회견도 16일로 잡혀 있다. 보수-진보가 설전을 벌이는 공동 토론회도 열린다. 보수성향 시민단체 시대정신(대표 이재교)의 제안을 민족문제연구소 측이 수용한 상태다. 날짜·형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4월 말이나 5월 초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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