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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473억 버는 ‘쓰레기 연금술’

부산시 생곡자원순환단지. 어수일 감리단장이 하수 슬러지 처리시설을 이용해 한 해 9억원을 벌어들이고 있는 유기성 고형연료를 들어 보이고 있다. [송봉근 기자]

9일 오전 부산시 강서구 생곡동 자원순환단지 생활폐기물 연료화 발전시설. 시운전을 맡은 ㈜부산 E&E 고재욱(35) 과장이 버튼을 누르자 컨베이어 벨트 위 수백 개의 쓰레기 봉투가 찢어졌다. 봉투와 분리된 쓰레기는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파쇄기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잘게 파쇄된 쓰레기는 풍력선별기를 거쳤다. 가벼운 것은 선별기 바람에 날려 한곳에 모이고 무거운 쇳조각은 밑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불에 타지 않는 쓰레기를 가려내는 9가지 과정을 거친 가연성 쓰레기들이 64개 컨베이어 벨트를 지나 한곳에 모였다. 쓰레기들은 건조 과정을 거쳐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발전소 연료로 사용된다.

쓰레기 태워 한 해 250억어치 전기 생산

부산시 강서구 생곡동 생곡자원순환단지의 생활쓰레기 분리 처리공장 내부 컨베이어 시설.
생곡자원순환단지는 거대한 첨단 공장이었다. 악취도 거의 없었다. 생활폐기물 연료화 발전소는 하루 16시간 동안 900t의 생활쓰레기를 태워 25㎿/h의 전기를 생산한다. 지금까지 주로 땅에 묻어 처리하던 쓰레기에서 연간 250억원어치의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116만㎡(약 30만 평)의 생곡자원순환단지는 생활폐기물 처리시설로 전국 최대 규모다. 부산시는 1994년부터 생곡자원순환단지를 조성해 왔다. 쓰레기 매립장 조성을 시작으로 2024억원을 들여 최근 이들 시설을 완성했다.

 단지에는 7가지 시설이 상업운전 중이거나 부분 가동 중이다. 모두 생활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를 활용해 전기, 경유 등 에너지를 생산하고 재활용품을 가려낸다. 이곳의 시설들이 본격 가동되면 연간 472억7000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폐비닐서 경유 뽑고 찌꺼기 연료로 판매

이 시설들이 본격 가동되면 부산에서 배출되는 하루 1810t의 쓰레기(음식물쓰레기 포함) 가운데 69.4%인 1257t의 가연성 쓰레기들은 재활용되고 나머지 553t(30.6%)만 매립된다. 쓰레기 매립량이 줄면서 매립장(용량 2449만4000㎡)의 사용 연한도 10년 이상 더 늘어난다.

 폐비닐 유화시설은 부산에서 버려지는 폐비닐을 하루 30t 녹여서 경유 15t을 생산한다. 석유화학제품인 비닐의 생산 과정을 거슬러 분해하면 경유로 재생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경유를 만든 뒤 남은 하루 5t의 찌꺼기는 블록 모양의 고형물로 만들어 일반 공장 난방용으로 판매한다. 비닐에서 추출된 경유를 추가로 정밀 처리하면 휘발유도 만들 수 있지만 수익성이 없다는 게 부산시의 설명이다.

 하수슬러지 처리시설에서는 하수슬러지가 발전소 연료로 바뀐다. 부산 지역 11곳 하수처리장의 생활하수 정화 과정에서 나오는 슬러지를 두 차례 건조시켜 지름 10㎜ 미만의 콩알만 한 연료로 만든다. 이 연료는 화력발전소와 시멘트 공장에 판다. 발전소에서는 이 연료를 석탄에다 3∼5%쯤 섞어서 사용한다. 고재욱 과장은 “이럴 경우 화력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5개 시설은 민간이 운영 … 시 부담 덜어

쓰레기 매립장에서 나오는 메탄가스(LFG)도 발전소 에너지로 사용한다. 매립장에 110개의 메탄가스 수집공을 설치해 모은 가스로 6㎿/h의 전기를 생산해 한전에 판다. 음식물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바이오 가스로도 발전을 한다. 자원재활용센터에서는 수거된 재활용품을 하루 340t 처리해 연간 150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생곡자원순환단지 주변 31만3000㎡에는 재활용업체 75곳이 입주하는 자원순환특화단지도 조성 중이다. 이 단지에는 부산시내 곳곳에 흩어져 있어 도시 미관을 해치던 재활용품 수거업체(고물상 등)들이 한곳에 모인다. 7곳 가운데 매립장과 자원재활용센터 등을 제외한 5곳은 모두 민간업자가 운영한다. 운영업체들이 15∼20여 년 동안 운영해 시설비를 회수한 뒤 부산시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이다.

 부산시 김병곤 환경국장은 “‘재활용할 수 없는 쓰레기는 없다’는 신념으로 가능한 한 많은 쓰레기를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 재활용업체들이 한곳에 모임으로써 물류비도 연간 40억원쯤 절약된다”고 말했다.

 단지는 국내외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5개국에서 300여 명이 다녀갔고 국내에서도 공무원과 학생 등 1만2000여 명이 307차례 방문했다.

부산=김상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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