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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로스쿨 취업난 ? 발로 뛰어라

김기환
사회부문 기자
8~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로스쿨 취업박람회’. 이곳에서 만난 김경은(33·전남대 로스쿨)씨는 “취업난을 실감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직접 만든 자기 소개 팸플릿을 내밀었다. ‘의뢰인의 권리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법조인이 되겠습니다’란 제목이 달린 팸플릿을 들춰 봤다.

 ‘웅변대회 우승, 로스쿨 학생회장, 국회의원 선거캠프 활동, 농림부 장관상 수상…’.

 숨 가빴을 김씨의 대학 시절이 한눈에 들어왔다. 김씨는 “로스쿨 졸업장이 출세의 보증수표인 시대는 지났다”며 “가만히 앉아 ‘날 채용해 주십시오’ 하면 안 될 것 같아 올라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틀 내내 참가 기업 채용 부스에 들러 팸플릿을 돌렸다. 채용 담당자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서였다. 로스쿨도 취업난을 피할 수 없다는 것, 그 와중에도 한탄만 하지 않고 발로 뛰는 로스쿨생이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사례다.

 같은 곳에서 만난 김성민(29·경북대 로스쿨)씨에게 “지방대 로스쿨 출신이라 취업에 불리하지 않으냐”고 물었다. 로스쿨 학생회장인 그는 “경북대 로스쿨 1기 졸업생은 취업률이 97%”라며 “지역 로펌을 섭외해 자체 취업박람회를 연 게 취업률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서울 소재 SKY(서울·고려·연세대)에서 자체 취업박람회를 여는 데 좌절하는 지방대 로스쿨생이 많은데, 이를 깨뜨리기 위해 김씨를 비롯한 학생들이 직접 취업박람회를 기획했다는 것이다. 경북대의 실험은 전남대 로스쿨에서도 벤치마킹할 예정이다.

 2009년 개교해 지난해 1기 졸업생을 배출한 로스쿨. 취업률(81.7%)이 낮다며 ‘앓는’ 소리를 낸다. 하지만 일반 대졸자 취업률(59.5%)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편이다. ‘엄살’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박람회 기사에도 ‘로스쿨 취업난은 법조인을 늘리자는 설립 취지에 따라 이미 예고된 수순’ ‘로스쿨을 인생의 ‘치트키’(게임에서 캐릭터의 능력을 높이는 만능키)로 생각하면 안 된다’는 유의 댓글이 이어졌다.

 상당한 시간과 돈을 투자한 로스쿨생으로선 섭섭하게 들릴지 모른다. 그러다 보니 화살을 정부로 돌리기도 한다. 8일 프레스센터에선 로스쿨학생협의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로스쿨을 흔들지 말라’며 정부를 비난했다. 물론 정부가 ‘변호사 시험 합격률 75% 제한’ 원칙만 되풀이하며 매년 누적되는 변시 재수생엔 눈을 감고, 발표 4개월 만에 로스쿨 입학사정관제를 백지화하는 등 갈팡질팡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보다 선행해야 할 것은 로스쿨생 스스로 특권의식을 내려놓는 일이다. 취업난만 탓할 게 아니라 김경은, 김성민씨처럼 발로 뛰는 로스쿨생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김기환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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