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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구글·네이버서 '톰 크루즈 배우자' 검색하니 …

인터넷에서 검색할 때, 대개의 경우 궁금증 해소나 문제 해결을 위해 검색어를 입력한다. 영화배우 톰 크루즈가 누구와 결혼했는지 이름이 생각나지 않으면 ‘톰 크루즈 배우자’를 검색어로 입력하는 식이다. 이런 경우 구글에서는 톰 크루즈의 전 부인 3명의 이름과 사진 등이 결과로 나온다(왼쪽). 그러나 네이버에서는 ‘톰 크루즈’와 ‘배우자’라는 단어가 들어간 검색 결과가 카테고리별로 나온다.

“‘1984년’을 누가 썼는지 알고 싶을 때 ‘1984년 저자’를 검색하면 지금까지는 ‘1984년’과 ‘저자’가 들어간 웹페이지를 보여줬죠. 이제부터는 ‘지식그래프(Knowledge Graph)’ 서비스를 통해 ‘조지 오웰’이라는 결과를 바로 얻을 수 있습니다. 사용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검색 결과를 보여준답니다.”

 조원규(47) 구글코리아 연구개발(R&D) 총괄 사장의 설명이다. 구글코리아는 9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더 똑똑하고 새로운 검색 방식인 ‘지식그래프’를 선보였다. 지식그래프는 검색 결과로 문자나 단어를 단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검색어를 둘러싼 다양한 속성에 맞춰 이용자가 원하는 최적의 결과를 보여준다. 지난해 5월 미국에서 영어로 첫선을 보였다.

 그간 구글은 기계적으로 수집한 모든 정보를 정렬해서 보여줬다. 사용자들이 느끼기엔 쓸데없는 정보도 너무 많았다. 반면, 네이버 등 국내 업체는 검색 결과를 카테고리별로 정리한 뒤 알아서 필요한 정보를 걸러줬다. 깍두기를 만들려는 요리사(이용자)에게 구글이 무가 심어진 텃밭을 그대로 줬다면, 네이버는 무를 뽑아 깨끗이 다듬은 후 알맞은 크기로 썰어줬다. 국내 이용자들은 네이버의 편리함을 선호했고, 전 세계 검색 시장의 70%를 쥔 구글이 국내 시장에서만 한 자릿수 점유율로 고전했다.

 ◆“인간의 뇌를 닮은 검색 엔진”=조 사장은 “10여 년간 구글이 추구한 완벽한 검색 엔진을 만들려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섰다”며 “지식그래프는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곧 사람 말을 알아듣는 검색”이라고 설명했다. 지식그래프는 크게 ‘라이브 패널’ ‘이미지 패널’ ‘지식 패널’ 등 3가지로 구성된다. 무엇을 검색하느냐에 따라 3가지 패널이 모두 보일 수도 있고, 아예 아무런 패널도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라이브 패널은 빠른 답변을 먼저 보여준다. 예를 들어 ‘1+1’을 검색하면 ‘계산기’가 상단에 뜨면서 ‘2’라는 답을 알려준다. ‘톰 크루즈 배우자’를 넣으면 영화배우 톰 크루즈의 전 부인 3명이 모두 나오는 식이다. 이미지 패널은 영화 순위 등을 그림으로 보여주며, 지식 패널은 검색어와 관련된 정보를 종합적으로 정리해 화면 오른쪽에 보여준다.

 겉모양만 보면 네이버 등 국내 포털의 ‘백화점 스타일’ 검색과 비슷하다. 특히 지식 패널이 그렇다. 국내 포털과 마찬가지로 구글에서도 영화배우 ‘한석규’를 검색하면, 관련 뉴스나 웹 검색 결과보다 인물 정보나 출연작 리스트 등이 먼저 뜬다. 조 사장은 “체계화된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는 점에선 비슷하지만 정보구축 과정이나 객관성·중립성·확장성, 특히 연결성에서 차이가 있다”며 “언뜻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알고리즘에 따라) 자동으로 취합된 정보를 분류해 준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올 초 개봉한 영화 ‘베를린’에 출연한 ‘한석규’와 ‘하정우’를 네이버에서 검색해 보면 이들의 출생·신체·소속사·가족·학력 등이 순서대로 소개된다. 그러나 구글의 지식그래프를 활용하면 검색 결과가 다르다. 지식 패널에 한석규는 출생·활동시작·관련사이트·학력 등이 나오지만, 하정우는 출생·관련사이트·부모 등이 소개된다. 한석규의 경우엔 부모가 별 의미가 없지만, 하정우의 경우 아버지가 김용건이라는 유명 배우이기 때문이다. 조 사장은 “이미지 패널과 지식 패널은 첫 번째 웹 검색 결과보다 이용자들이 더 많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올라간다”며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자동화하기 때문에 웹 검색 결과가 더 중요해지면 다음 날은 웹 검색 결과가 위로 올라가고 지식 패널은 맨 밑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색의 궁극은 원치 않았는데 알려주는 것”=구글의 지식그래프가 가능한 것은 인물·장소·사물 등 수천 개의 카테고리에 5억7000만개의 단어(검색 대상)를 180억 개의 연결고리를 통해 찾아내기 때문이다. 구글은 이를 통해 네이버의 통합 검색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도 검색에 뛰어들었다. 페이스북의 소셜 검색 엔진인 그래프서치(Graph Search)는 페이스북에서 공유된 인물과 장소, 사진, 관심사 등의 콘텐트에서 결과를 찾아준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구축한 방대한 데이터가 기반이다. 소셜검색의 기본은 친구들끼리 공유했던 콘텐트가 내가 찾던 바로 그 정보일 수 있다는 점에 있다.

 네이버는 이달 초 ‘문장형 질문’에 대한 검색 결과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지금 경부고속도로 어디가 막혀요?’와 같은 문장을 입력해도 검색 결과를 볼 수 있게 만들었다. 그동안은 ‘경부고속도로’ 외에 ‘정체’ ‘구간’ 등과 같은 단어들을 조합해 입력해야만 했다. NHN 측은 “앞으로도 컴퓨터의 언어가 아닌 사람의 관점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구글의 에릭 슈밋 회장은 앞서 ‘세런디피티(serendipity) 검색’(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원하는 정보를 알아서 제공해주는 검색)을 강조했다. 조 사장은 “검색의 궁극은 이용자가 뭘 원하는지 물어보기 전에 알려주는 것”이라며 “이건 공상과학에나 나오는 얘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라는 미국 소설가 윌리엄 깁슨의 말을 인용하며 “검색의 궁극이 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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