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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구리와 박정환의 두 번째 만남

(준결승 1국)
○·박정환 9단 ●·구리 9단

제1보(1~11)=단풍이 짙게 물든 길을 따라 구리 9단이 걸어옵니다.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은 이제 바둑 대국의 명소가 되었는데요, 구리는 특히 이곳을 좋아합니다. 이곳만 오면 성적이 아주 좋다 보니 주변 풍광도 마음에 드는 거지요. 준결승 3번기의 첫판이 열린 지난해 11월 12일, 이날 아침 추위가 찾아왔습니다. 다음 날은 우박에 벼락까지 하늘을 덮었습니다.

 박정환 9단은 구리와 딱 한 번 만나 1패를 기록 중입니다. 그 후 설욕의 기회를 노렸는데 2년여 만에 기회가 찾아왔군요. 꿈속에서도 구리만 생각하던 박정환은 먼저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인 박정환 앞에 구리가 장군처럼 씩씩하게 걸어와 앉는군요. 돌을 가리니 구리의 흑. 노타임으로 우상 화점에 돌이 떨어집니다.

 백4의 외목이 눈길을 잡아끕니다. 드문 수법인데요, 이 수는 구리가 좋아하는 중국식 포석을 차단하겠다는 의도일 겁니다. 구리가 거의 도를 튼 포석이기에 비틀어본 거지요. 5의 삼삼도 재미있네요. 4가 준비된 수라면 5는 약간 즉흥적인 느낌인데요, ‘참고도1’처럼 평범하게 소목으로 걸치면 백2로 다시 걸치는 그런 바둑이 됩니다.

 6의 협공이 유장합니다. ‘참고도2’ 백1로 씌우면 흑8까지 실리를 내주게 되는데 고수들은 아무튼 실리를 먼저 내주는 것만은 다들 꺼리더군요. 백8도 비슷하지요. A로 젖히면 ‘참고도2’로 환원하게 되니까 곱게 늘었습니다. 11이 초반의 기로였습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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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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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