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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전면전 능력 없고 국지전도 필패 … 말로만 위협”

중앙포토
“북한의 협박이 당장 군사도발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 내우외환이 겹친 상황에서 우리를 길들이려는 의도이니 냉정하게 대응하면 된다.”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이 보는 북한의 협박전

천영우(61·사진)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6일 중앙SUNDAY와의 긴급 인터뷰에서 “북한이 지금 고강도 협박전을 벌이는 건 민심이 이반되는 등 내부가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절박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위협과 평양 주재 외국 대사관 철수 권고에 대해 천 수석은 “ 콤플렉스에서 나온 협박이지만 실제 행동에 옮길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1977년 외무고시 11기로 외교관에 입문한 천 전 수석은 이명박 정부에서 외교부 2차관과 외교안보수석을 역임하며 지난 2월 24일까지 대북정책을 조율했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매일 협박을 퍼붓는데 실제 도발할 가능성은.
“북한은 협박을 상습적으로 하는 집단이다. 지금 협박이 과거보다 강도가 높은 건 우선 3차 핵실험에 따른 안보리 제재와 한·미 연합훈련을 동시에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박근혜 정부 출범을 계기로 우리를 길들일 마지막 찬스라고 봤을 수 있다. 지난 5년처럼 당하지 않고 이번 기회에 대북정책을 바꿔봐야겠다는 생각이다. 우리를 시험하려는 거다. 또 북한 내부 정세가 여느 때보다 복잡하고 절박한 상황이다. 이럴수록 협박의 수위는 높아진다. 하지만 협박을 많이 할수록 도발할 가능성은 작아진다. 도발은 우리의 허를 찔러야 성공하지, 이렇게 친절하게 미리 알려주면 성공할 수 없다.”

-도발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건가.
“국제사회에 대한 도발, 즉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실험은 할 수 있다. 이번에 나온 안보리 제재가 워낙 약해 북한을 막기엔 턱없이 모자란다. 북한은 안보리 제재가 말만 요란할 뿐 아무것도 아니란 자신감을 얻었을 거다. 우리 정부조차 추가 제재를 안 한 걸 보고 협박하는 용기를 얻은 것 같다.”

도발을 친절히 예고하면 성공할 수 없어
-안보리 제재가 그렇게 솜방망이인가.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했음에도 국제사회가 추가 제재를 적극적으로 한 게 없다. 안보리 제재 원안에는 더 강력한 조치가 들어가 있긴 하다. 하지만 우리 정부를 포함해 다들 실행하지 않았다. 대북 정책에 여지를 남겨두려는 의도였던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지금 안보리 제재를 갖고 북한의 도발을 막기는 어림도 없다.”

-북한에 출입한 선박의 입항을 막는 ‘해상봉쇄’를 검토했지만 실행되지 않았다.
“그걸 했다면 북한이 지금처럼 협박하긴 힘들고 ‘몸조심해야겠다’고 움츠러들었을 거다. 그런데 안보리 제재 결과를 보니 ‘협박해도 큰 벌 안 받고 버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우리가 사실 선박 제재를 할 수 있는데 안 하고 있다. 실제로 북한이 우리를 핵공격 할 수 있는 방법은 선박을 이용하는 거다. 미사일로 핵을 쏘는 건 기술이 약해 힘들다. 반면 선박에 핵무기를 싣고 우리 항구에 들어와 터뜨리는 건 지금 가능하다. 이런 우려를 막고 북한의 다른 불법 활동도 차단하려면 북한에 들어갔다 나온 선박은 물론 화물도 다 제재해야 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북한을 감싸온 중국의 태도가 바뀌고 있다’고 했는데.
“아니다. 중국은 ‘북한을 강하게 제재하면 도발하고 약하게 제재하면 못한다’는 틀린 공식에서 하나도 안 바뀌었다. 중국은 지금도 북한에 제재 시늉만 하고 있다. 그러니 북한이 협박을 하는 거다. 북한은 중국에 전혀 겁을 먹고 있지 않다.”

-북한이 ‘괌을 타격하겠다’는 둥 미국에도 위협을 하는 건 무슨 이유인가.
“북한은 최고지도자가 미국과 맞짱 떠 이길 만큼 배포가 있다고 인정을 받아야 하는 정치문화가 있다. 김일성·김정일도 미국에 맞짱 뜨는 시늉을 해 최고지도자로 인정받았다. 권력에 오른 지 얼마 안 된 김정은도 그럴 필요성이 크기 때문에 미국에 협박을 하는 것 같다.”

-북한의 이번 협박전은 절박한 내부 사정 탓으로 보인다고 했는데.
“김정은이 집권한 지 1년 반 동안 많은 시도를 했지만 하나도 성공한 게 없다. 불만 세력은 늘어나고 국제적으로 코너에 몰리고 경제는 나빠지니 민심 이반 현상이 상당하다. 요즘 김정은의 최고 관심사가 불순분자 색출이다. 우리로 치면 검찰·공안기관, 심지어 파출소장들까지 매일 불러 불순분자를 잡아내라고 다그치고 있다. 이건 정상은 아니다. 그러자니 외부 긴장을 일으켜 내부를 휘어잡아야 할 정치적 수요가 크다.”

북한 실권자는 장성택 아닌 최용해
-북한 군부의 목소리가 커져 막가파식 협박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은.
“아니다. 김정은은 지난 1년 동안 군 지휘부를 전원 충성분자로 갈아 치웠다. 북한군은 김정은 친위세력으로 물갈이됐다. 그런 만큼 군이 북한 정세를 좌지우지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어리고 경험 없는 김정은과 군부가 오판해 우발적인 도발이 일어날 가능성은.
“오판의 가능성은 있지만 북한은 전면전을 할 능력이 없다. 국지 도발 역시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북한이 백전백패다. 그러니 북한은 좀 더 강하게 (말로) 협박하고 있는 것이다.”

-천안함·연평도 공격 때는 북한의 협박이 없었나.
“맞다. 우리가 방심할 때 공격한 것이다. 지금처럼 우리가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춘 상황에서 도발하면 북한이 망신당한다.”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하겠다고 위협하는데.
“북한은 워낙 콤플렉스가 강하다. 우리가 ‘북한이 아무리 협박해도 개성공단은 못 닫을 것’이라고 말한 걸 듣고 자존심이 상해 그런 협박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북한에 매달리는 인상을 주면 북한의 협박이 먹히는 것이다. 개성공단 매출은 삼성전자 3개월 매출의 400분의 1밖에 안 된다. 문 닫아도 우리한테 큰 타격 없다. 반면 북한엔 큰 외화벌이 창구가 막히고 근로자 20만 명의 생계가 어려워져 사회 불만 세력이 된다. 북한이 가볍게 공단 문을 닫진 못할 것이다. 우리 정부를 시험하는 거다.”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북한은 자신들의 협박이 빈말임이 굳어지면 더 힘들어질 걸 걱정해 가끔 도발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쿨(cool: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 북한에 ‘협박·도발로 얻을 건 없으니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보내야 한다. 그러면 북한은 제풀에 꺾인다. 몇 달까지도 안 간다. 지금 초반전에선 우리가 강하게 나가 북한의 길을 들여야 한다. 약한 모습 보이면 안 된다.”

-북한군의 동향은.
“내가 2월 24일 청와대에서 나올 때까지는 특이 동향은 없었고 지금도 있다는 얘기는 못 들었다. 북한은 지금 보여주기 위한 협박을 하는 거다. 진짜 도발할 것 같으면 우리 모르게 할 것이다. (사이버테러 가능성은) 북한이 아니라도 국내외의 온갖 세력들이 사이버 도발을 저지를 가능성은 많다. 관련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

-미국이 결국 북한과 대화할 가능성은.
“북한의 협박전은 미국 보고 ‘우리 좀 상대해 달라’는 메시지다. 하지만 미국이 우리 모르게 북한과 물밑 접촉을 하진 않을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 내려놓겠다고 나오지 않는 한 미국은 지금 대화할 상황이 아니다. (외국 언론은 “한국이 너무 평온하다”며 안보불감증이라고 한다)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 북에서 협박한다고 호들갑 떨면 그들의 의도에 당하는 것이다. 군사적 대비는 철저히 하되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맞다.”

-지금 북한의 실권자는 누구인가.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인가.
“아니다. 장성택은 지난해 평양시내 아파트 수천 호 건설, 황금평 지구 개발 등 벌인 사업마다 성공한 게 하나도 없다. 권력 기반도 김정은 인척이란 점을 빼면 없다. 내가 볼 때는 군부를 장악한 최용해 총정치국장이 북한의 실권자다. 북한 장성들은 워낙 철저히 통제되고 있어 쿠데타 가능성은 거의 없다.”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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