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漢字, 세상을 말하다] 恐喝 [공갈]

공갈(恐喝)은 형사범죄다. 형법 제350조에 규정돼 있다. 해석은 이렇다. 재물을 교부받을 목적으로 타인에게 폭행 또는 협박을 수단으로 일정한 해악을 가할 것을 통고해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게 함을 말한다. 과거 『당률(唐律)』은 공갈취재(恐喝取材)를 도둑질보다 한 등급 더해 가중처벌했다.



한자 공(恐)은 장인 공(工), 잡을 극(?), 마음 심(心)자로 이뤄진 글자다. 공구를 사용해 마음을 붙잡듯 혼(魂)을 불안하게 만든다는 의미다. 『설문해자(說文解字)』는 “공(恐)은 구(懼)다”라고 풀이했다. ‘두렵게 하다’라는 뜻이다. 갈(喝)은 ‘마를 갈(渴)’ ‘다할 갈(竭)’의 약자인 갈(曷)에 ‘입 구(口)’를 보탠 글자다. ‘소리쳐 목이 마르다’에서 ‘위협하다’란 뜻이 됐다. 공갈(恐喝)을 글자대로 해석하면 ‘상대를 겁주려고 목이 쉬도록 고함을 지르다’는 의미다. 공갈의 용례는 『사기(史記)』 ‘소진(蘇秦)열전’에 처음 보인다.



합종론자(合從論者)인 소진의 눈에 신흥 패권국 진(秦)나라를 등에 업고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연횡론자들은 공갈배에 불과했다. 그는 “연횡론자들은 진나라의 권세에 기대어 밤낮으로 제후들을 공갈해 땅을 떼어 바치도록 하고 있다(衡人日夜務以秦權恐?諸侯, 以求割地)”라고 질책했다. 『사기』는 여기서 갈(?)자를 썼고, 같은 문장을 『전국책(戰國策)』은 갈(?)자로 썼다. 지금도 공갈의 한자 표기로 한국과 일본은 갈(喝)을, 중국은 갈(?)을 주로 쓴다.



공갈은 효과가 없다. 송(宋)나라 소식(蘇軾)은 ‘위무제론(魏武帝論)’를 지어 “손권(孫權)은 용맹하고 지모가 있었으니, 그를 성세(聲勢)와 공갈로 취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적벽(赤壁)에서 손권·유비(劉備) 연합군에 참패한 조조(曹操)의 허장성세와 공갈의 부질없음을 탓한 부분이다.



북한이 “1호 전투태세 진입” 운운하며 연일 전쟁 공갈을 쏟아내고 있다. 구양수(歐陽修)는 일찍이 “취옹지의부재주(醉翁之意不在酒)”라고 했다. 술에 취한 노인의 속내는 술이 아니라 자연을 즐기는 데 있다는 의미다. 공갈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위협에 겁먹지 말고 숨겨진 노림수를 읽어야 한다. 북한의 공갈 속셈은 뻔하지 않은가.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