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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주류세 없애 아시아 와인 시장 허브로

한국은 전 세계에서 와인 값이 가장 비싼 나라 중 하나다. 국내에 진출한 한 다국적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CEO는 “한국에 발령받은 외국인들은 보통 세 번 놀란다고 하더라. 공항에서 만나는 ‘총알택시’ 때문에 한 번, 집을 구할 때 ‘전세 제도’가 있어서 두 번, 그리고 레스토랑에 가서 비싼 와인 가격을 보고 놀란다”며 웃었다.



외국에선

다른 나라는 와인에 어떻게 세금을 매기고 있을까. 가까운 일본과 대만은 물론, 미국과 유럽 대부분의 나라들도 종량세 방식을 택하고 있다. 종량세 방식이란 와인 가격이 아니라 와인 용량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1만원짜리 와인 1L나 10만원짜리 와인 1L에 똑같이 80엔의 관세가 부과된다. 일본은 와인의 관세율(15%)이 한국과 같지만 비싼 와인일수록 소비자 가격은 우리보다 훨씬 싸진다. 최근 일본을 다녀온 와인 애호가 황혜정씨는 “요즘 엔화까지 약세를 보이면서 와인 값이 더 저렴해진 느낌”이라며 “일부 보르도 고급 와인들은 우리의 절반 가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신성호 나라셀라 본부장은 “평균적으로 일본은 한국 소비자가격 대비 30%, 홍콩은 50%가량 저렴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와인에 붙는 세금을 없애면 어떻게 될까. 세수가 줄어들까. 최근 홍콩 정부의 ‘변신’에서 그 해답을 엿볼 수 있다. 홍콩 정부는 2008년부터 알코올 도수 30도 미만의 주류에 붙이던 세금 40%를 철폐했다. 주세는 물론 관세도 없다.



애초 시행 목적은 2007년 기록적인 재정흑자를 낸 홍콩 정부가 흑자액 중 30%가 넘는 세금을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주류세 철폐 후 시민보다 더 큰 혜택을 본 것은 홍콩 정부였다. 세금을 없앤 후 2009년 소더비 경매에서 거래된 와인의 60%가 홍콩에서 판매됐다. 같은 해 뉴욕의 와인 판매 총액이 40% 증가한 데 비해 홍콩은 그 다섯 배인 206%의 성장률을 보였다. 와인 면세제도를 시행한 후 홍콩 와인산업은 매년 70%씩 급성장하고 있다. 홍콩 정부는 주류세 폐지로 연간 700억원 규모의 세수가 감소됐지만 와인 경매와 무역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5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주류세 폐지를 통해 아시아 와인시장의 허브로 떠올랐다. 홍콩의 연간 와인 수입액은 최근 3년 새 두 배 이상 늘었을 정도다. 지난해 12억 달러(약 1조3000억원)를 넘어섰다. 주한 미국 농업무역관의 오상용 상무관은 “홍콩의 와인 수입 규모는 최근 한국은 물론 일본까지 앞섰다”며 “주목할 점은 홍콩 내수시장이 커진 게 아니라 중계무역 거점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다시 팔려나가는 와인이 많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와인뿐이 아니다. 와인과 연계된 각종 물류, 관광, 전시, 요식산업도 활황이다. 영국 온라인 와인업체 슬러프의 톰 챔버라인(사진) 이사는 “홍콩은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기반”이라고 평가했다.



손용석 JTBC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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