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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파워리더 (29) 이재광 광명전기 대표

이재광 회장이 광명전기가 개발한 태양광충전기 제품을 직접 설명하고 있다. 이 회장은 2003년 폐업 위기에 몰린 친정회사를 인수해 10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이 넘는 중견기업으로 키웠다. [안성식 기자]


이재광(53) 광명전기 대표이사 회장은 1982년 신입사원이었다. 그가 입사한 광명전기는 전력회사에서 받은 전기를 곳곳으로 배분하는 장치인 수배전반을 전문 생산하는 중소기업이었다. 당시 3~4개 대기업을 뺀 중소기업 가운데서는 매출 1위를 다투는 업체였다. 신입사원 이재광은 처음부터 남다른 자세를 보였다. 그는 “입사 동기들이 기술 습득에 매진할 때 기술뿐 아니라 자재관리와 품질·인사에도 관심을 가졌다”며 “구멍가게라도 내 일을 하고 싶은 꿈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회상했다.

부도난 친정회사 인수, 연매출 1200억대로 키워
R&D에 사활 … 매출액의 5% 투자
에티오피아 189억 등 10개국 수출



 93년 실력을 인정받아 품질관리를 총괄하던 이재광 팀장은 돌연 사표를 던졌다. ‘직장에서 배울 것은 충분히 배웠다’고 생각했다. 안주할 생각도 없었다. 그때가 33세였다. 마침 한 거래처 사장이 이 팀장에게 회사 인수를 제안했다. 수배전반에 들어가는 전기 절연물 생산 업체로 이름은 ‘한빛일렉컴’이었다. 직원 7명에 매출은 연 5억원 정도의 회사였다. 샐러리맨 생활 10년 동안 자기 사업을 꿈꾸던 그는 그 후 10년간 회사를 키웠다. 인수 당시보다 매출은 10배, 직원은 세 배로 늘었다.



 2000년 초 이재광 대표는 광명전기 옛 동료의 전화를 받았다. 외환위기 때부터 사세가 기울고 있는 회사를 인수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당시 광명전기는 창업자가 회사를 판 뒤 주인이 여러 차례 바뀌고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경쟁력도 떨어졌다. 결국 광명전기는 부도를 내고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고심 끝에 2003년 광명전기 인수를 결심한 이 대표는 우선 알토란같이 키워온 한빛일렉컴부터 정리했다. 여기에 지인들로부터 투자받고, 집을 담보로 은행대출을 받아 인수대금 45억원을 마련했다. 광명전기를 인수하고 대표이사 회장에 오른 그는 연구개발(R&D)에 사활을 걸었다. 거의 ‘0’ 수준이었던 연구개발비를 매출의 5% 규모로 끌어올렸다. 10명이던 연구소 직원도 30명으로 늘렸다. 사업 분야도 넓혔다. 수배전반뿐만 아니라 차단기와 개폐기 사업에도 나섰다. 2008년 ‘녹색성장’이 붐을 이루자 태양광을 결합한 스마트그리드 사업까지 진출했다. 해외시장도 적극 공략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해 중동과 인도·중국·베트남 등 10개국으로 판로를 넓혔다.



 이 같은 노력은 최근 들어 결실을 봤다. 지난해 6월에는 국내 대기업과 경쟁 끝에 ‘제2 롯데월드’ 전기설비 납품 입찰을 따냈고, 9월에는 외국 업체들을 제치고 에티오피아 전력청에 납품하는 전기 장비 공급계약(189억원 규모)도 체결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은 유럽발 경기침체 속에서도 2011년 대비 37%가량 늘어난 125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170억원가량이 해외 수출 실적이다.



 강산이 세 번 변하는 동안 샐러리맨에서 중견그룹 경영자가 된 이 회장은 2011년부터는 중소기업계를 대표하는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까지 맡고 있다. 그의 요즘 화두는 ‘피터팬 증후군’이다. 현행 중소기업기본법은 3년 평균매출이 1500억원을 넘거나 상시 근로자 수 1000명 이상 또는 자기자본 1000억원 이상이면 즉시 중소기업에서 제외하도록 돼 있다. 이 회장은 이에 대해 ‘수출 자립도’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회장은 “매출 5000억원을 올려도 삼성·현대차 등 대기업에서 계약을 끊으면 금방 무너지는 기업이 제대로 된 중견기업이 맞느냐”고 반문했다. 독자적으로 수출할 기반을 갖췄는지 여부로 중견기업을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7년 후인 2020년 ‘매출 1조원 클럽’ 가입을 꿈꾸고 있다. 맨주먹으로 중견그룹을 일군 이 회장은 “직원들을 믿고 뚜벅뚜벅 걸어간다면 목표 달성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글=김영민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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