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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통 윤병세, 중국 외교 강조 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저희가 자료를 내면 행간을 읽어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14일)-미국(16일)-중국(19일)-러시아(22일) 순으로 외교장관과 통화를 했는데 순서가 아니라 통화 시간을 봐주셔야 했다”고 했다. 이어 “미국 존 케리 장관은 10분, 일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과 20분간 통화를 했지만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과는 40분,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과는 30분 통화했다”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왕이 외교부장에게는 취임 축하차 전화했는데 왕이 부장이 통화하고 나서 껄껄 웃으면서 ‘오늘 취임축하 전화를 하기로 돼 있었는데 회담이 돼 버렸다’고 하더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는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왕이 부장과 가장 긴 통화
윤 장관 “자료 행간 읽길”
박 대통령 동북아평화 구상
중국 협력 없인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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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장관은 왜 통화시간을 부각하며 뒷얘기까지 공개한 걸까. 미국 중심 외교라는 ‘현실’ 속에 중국과의 협력 강화를 이끌어내려는 ‘속내’가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다. 공식적으로 우리 외교는 미국 중심이다. 우선 윤 장관 자신이 외교부 북미1과장, 주미 공사 등을 지낸 대표적 ‘미국통’이다. 역대 대통령의 첫 해외순방국은 거의 대부분 미국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가장 먼저 5월 방미길을 준비 중이다. 외교부에서도 “한·미 동맹은 우리 외교의 백본(backbone·척추)”이라며 대미 외교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윤 장관이 청문회를 앞두고 원유철(새누리당) 의원의 인사청문 서면답변에서 “미국이 우리나라의 최우선적 외교 파트너이며 중국은 미국 다음”이라고 밝힌 건 한국 외교의 현실이다.



 하지만 윤 장관이 말했듯 박근혜 정부의 외교 행보의 행간에는 ‘중국’이 놓여 있다. 대놓고 강조하지는 못하지만 중국과의 협력에 무게추를 실어 G2시대에 균형을 잡겠다는 속내가 드러나고 있다. 박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첫 해외 특사로 김무성 전 의원을 중국에 보낸 것이 대표적이다. 윤 장관은 오찬 자리에서 “특사 방문 당시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그 자리에서 친서를 열어보고 ‘감동적입니다’라고 말했다”며 “한·중 외교사에서 중국 주석이 친서를 열어보고 나서 ‘감동적’이라는 반응을 보인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과 지난달 20일 전화통화를 한 데 이어 최근 ‘한·중 관계를 공고히 하고 이른 시일 내 양국 간 정상회담을 열자’는 내용의 친서를 전달받았다.



 박근혜 정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함께 외교의 장기 비전으로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내놨다. 윤 장관은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이런 전략과 구상을 가다듬었다. 여기엔 한·미 동맹에만 기대서는 북한 문제 등 복잡한 동북아 문제를 풀기 어렵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를 위해선 중국의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판단이다. 최근 외교부 업무보고에 포함된 ‘인문 유대’도 한자 문화권인 중국과는 유교적 동질성을 기반으로 협력을 심화시키겠다는 전략이 담겼다.



 일각에서는 외교·안보 라인이 지나치게 미국통으로만 채워졌다는 지적 때문에 윤 장관이 대중국 외교를 의식적으로 강조한다는 분석도 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외교안보수석실, 외교부 장관 등에 중국 전문가는 없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중국 전문가 등이 부족한 상황에서 의식적으로 중국을 중시한다는 시그널을 계속해 보내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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