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무력 혁명 대신 선거로 민주주의에 한 걸음씩 … 봄바람 부는 아프리카

“아프리카에서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민주주의 발전의 전형이 이들이다. 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사하라 이남 ‘굿 거버넌스’ 열풍
오바마, 4개국 정치 발전에 찬사
세네갈 평화적 정권교체 모범국
나이지리아선 오일 개혁 기대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적으로 감사의 뜻을 표한 ‘이들’은 바로 세네갈·시에라리온·말라위·카보베르데 등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4개국 정상들이다. 이들은 오바마 초청으로 방미해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도 옆자리를 지켰다.





 미국 대통령이 아프리카 정상들에게 민주주의 발전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것은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급속한 경제 성장으로 국가 발전의 전기를 맞고, 아랍의 봄 등으로 자극 받은 상당수 사하라 이남 국가들은 ‘굿 거버넌스’를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보이고 있다.



 특히 이런 국가들은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통해 정치 선진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아랍의 봄이 휩쓴 북부 아프리카에서 단기간에 반정부 시위와 무력 투쟁 등으로 민주화의 지평을 열었다면, 이 국가들은 1960~70년대 식민지 독립 이후 끝없이 내전-쿠데타-독재-선거부정-반발-국제사회 개입 등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느리지만 결국 교과서적으로 민주주의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거버넌스의 중요성은 서아프리카의 강소국 세네갈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1960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세네갈은 단 한 차례의 쿠데타나 내전도 경험하지 않은 유일한 아프리카 국가다. 지금까지 세 차례 정권교체 모두 선거를 통해 평화적으로 이뤄졌다. 당초 지난해 초만 해도 당시 압둘라예 와데 대통령이 3선에 도전하면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지만, 시민들은 무력투쟁 대신 한 표를 행사했다. 그 결과 현 마키 살 대통령이 65%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됐다. 가브레일 알렉산드레 사르 외무부 양자협력관계대사는 “경제나 인구 규모에서 주변국에 뒤지는 세네갈이 서아프리카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민주주의의 전통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인구 1억6000만 명의 나이지리아는 ‘서아프리카의 거인’으로 불리는 지역 중심국이지만 거버넌스 불량 국가라는 오명을 좀처럼 벗지 못한다. 수도 아부자와 최대 도시 라고스에서 일상처럼 벌어지는 ‘주유소 대란’은 나쁜 거버넌스의 상징적인 예다. 하루 246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데도 국민은 몇 시간씩 기다려야 휘발유를 살 수 있다. 오일머니로 제 배 채우기에 바빴던 부패 정권이 정유시설에 투자하지 않고 다국적 정유회사들로부터 웃돈을 주고 정유를 사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1년 민주선거를 통해 들어선 굿럭 조너선 정부가 개혁파를 주요 부처 장관으로 앉히고, 유가보조금 개혁에 나서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자 시민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 반부패 네트워크에서 만난 운동가들은 “이집트에서 국민이 독재자를 몰아낸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시민의 힘으로 부패를 몰아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동아프리카에서는 케냐가 새로운 시험대를 맞았다. 2007년 대선 이후 선거 부정 논란이 종족 충돌로 이어지면서 1200여 명이 사망하는 참극이 일어났는데, 3월 초 치러진 대선에서도 부정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선거관리위원회는 사건을 최고사법기관인 대법원의 판단에 맡기는 진일보한 조치를 취했다. 대법원이 지난달 30일 선거 결과 유지를 선언하면서 상대 후보 라일라 오딩가의 지지자들이 거리 시위를 벌였지만, 오딩가가 직접 평화적 해결과 통합을 촉구하고 나서며 소요 사태로까지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이번 사태가 케냐 민주주의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정부 차원의 노력은 상당 부분은 경제적 요인에서 기인한다. 최근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외국투자가들의 돈이 몰리면서 부패한 정부 시스템으로 고비용·고위험이 우려되는 국가에는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질 리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된 것이다. 사하라 이남 국가들은 또 경제성장을 기회로 삼아 절대 빈곤을 극복하고 해외 원조 의존율을 낮추자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있다.



◆특별취재팀=박소영·강혜란·유지혜·이현택·민경원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