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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상황은 위중한데 대통령이 안 보인다

국가 상황은 위중한데 대통령이 보이지 않는다. 유엔 제재를 비웃으며 북한은 핵 개발과 재래식 군사 위협을 가속화하고 있다. 북한의 ‘새로운 공격’은 엄포가 아니었다. 네 차례 사이버 테러로 눈앞에 나타났다. 경제도 어려워 성장률 전망은 2.3%까지 곤두박질쳤다. 더 떨어질지 모른다. 올해 세금수입은 목표보다 12조원이나 줄어들 전망이다. 새 정권은 국채부터 발행하게 생겼다. 인사파동 후유증이 심해 대통령 지지율은 40% 선을 위협받고 있다.



 3월 30일 허태열 비서실장은 새 정부 인사 실패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김행 대변인이 17초간 대독했다. 이런 식의 사과는 앞뒤가 맞지 않고 성의도 없는 것이다. 그는 청와대 인사위원장 자격으로 사과했다. 하지만 인사 실패 7명 중 김용준·이동흡·김병관·김종훈 등 4명은 모두 허 실장이 내정되기 전에 이뤄진 것이다. 나머지 한만수·황철주·김학의 등 3명도 임명권자는 대통령이었다. 책임의 소재와 크기로 보면 사과의 주체는 대통령이어야 했다. 그게 국민에 대한 예의다.



 북한은 최고사령관 김정은이 잇따라 군부대를 방문하며 위협을 난사(亂射)하고 있다. 군 수뇌부를 새벽에 소집해 작전사무실에서 대미·대남 타격계획을 공표하기도 했다. 북한의 정부·정당·단체는 ‘전시상황’을 선언했다. 물론 이런 언행은 상당 부분 허풍 또는 대내 과시용인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그래도 남한 국민이 불안과 무력감을 느끼는 건 사실이다. 실제로 최근 두 차례 사이버 테러는 북한 위협이 엄포만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뉴욕타임스는 “이란이나 북한의 디지털 무기는 핵무기의 능력에 준한다”고 경고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민은 군 통수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어떤 인식과 방책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렇지 않아도 박 대통령은 군의 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여성이어서 이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높다. 그런데 국민이 듣는 것은 대통령이 공식행사에서 하는 원론적인 얘기뿐이다. 대통령이 상황을 얼마나 정확하게 보고 군사적 대비태세를 얼마나 깊이 파악하는지 국민은 모른다. 대통령이 ‘안보 기자회견’을 한다면 국민이 대통령 리더십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대통령은 “국방장관이나 합참의장이 하면 되지 않는가”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2010년 연평도 사태를 돌이켜보면 그렇지 않다. 당시 군 문제를 잘 몰랐던 이명박 대통령은 국방장관·합참의장에게 끌려 다녀 제대로 응징·보복 지시를 내리지 못했다. 그는 퇴임 인터뷰에서 이를 후회했다. 남한 같은 대치 국가에서는 최고사령관인 대통령 스스로가 군사전략가 못지않게 안보 상황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대통령은 국민 앞에 서야 한다. 사과도, 대북 경고도, 대국민 안보 설명도 분명하고 당당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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