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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장불살’… 전두환 전 대통령 감형‘Mr. 소수의견’

1996년 전두환 전 대통령 재판 때 ‘TV 생중계’를 주장한 권성 위원장. 최근 대법원 재판 생중계를 들어 “더딘 법원도 국민의 뜻을 거스르진 못한다”고 했다. [안성식 기자]
‘항장불살(降將不殺)’.



법관 시절 판결 해설서 낸 권성 언론중재위원장
11년 전에 간통죄 위헌 의견
“준비 안된 소신, 독단일수도”

 1996년, 12·12 내란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항소심을 맡은 권성(72) 언론중재위원장(당시 서울고법 부장판사)이 판결문에서 인용한 고사성어다. ‘항복한 장수는 죽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는 “성공한 쿠데타도 처벌해야 한다”면서도 1심에서 전 전 대통령에게 내려진 사형 판결을 무기징역으로 감형했다. 판결문에 쓴 것처럼 ‘권력을 내놓더라도 죽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원칙을 확립하는 일은 쿠데타를 응징하는 것 못지 않게 꼭 필요한 일’이란 소신 때문이었다.



 소신있는 판결과, 명문(名文)으로 유명한 그가 최근 『결단의 순간을 위한 권성 전 헌법재판관의 판결읽기』를 펴냈다. 전두환 전 대통령 판결문을 비롯한 법관 시절 판결을 묶은 해설서다. 권 위원장은 “일생을 합리성 하나만을 기준 삼아 살아왔다”며 “혼란한 시대, 합리적 판단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69년 부산지법 판사로 임관(서울 법대·사법 시험 8회)한 그는 서울고법 부장판사, 청주지방법원장, 서울행정법원장, 헌법재판관(2000~2006년)을 역임한 뒤 2008년 4월부터 언론중재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 전 전 대통령 재판 당시 “TV로 생중계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는데.



 “국민 관심이 집중된 사건이었기 때문에 재판 과정을 공개해야겠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로서도 심판받는 심정이었다. 당시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17년 만인 올해 초 대법원에서 TV로 재판을 생중계하지 않았나. 변화가 더딘 법원도 결국 국민의 도도한 뜻을 거스르지 못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 ‘Mr. 소수의견’으로 불리는데.



 “간통죄 위헌 결정이 나기 한참 전인 2002년에 위헌 의견을 낸 뒤로 그런 별명이 붙은 듯하다. 언제나 합리성을 기준으로 봤다. 간통죄도 마찬가지다. 섹스도 결국 남녀간 계약이다. 민사 계약을 형법에 의거해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소신에서 판단했다.”



 - 최근 일부 판사들의 소신이 독단으로 흐른다는 비판이 나온다.



 “판사 개인의 노력 부족이다. 소신은 깊이가 있어야 소신이다. 준비되지 않은 소신은 언제든지 독단으로 비판받을 수 있다. 누가 반박하더라도 맞설 수 있는 내공이 있어야 한다.”



 - 선정·자극적인 인터넷 언론 보도에 대한 지적이 적지 않은데.



 “언론중재위원장으로서 인터넷 언론의 선정성·자극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터넷 언론은 종이 신문과 달리 뉴스 검증 과정이 까다롭지 않아 문제가 불거질 소지가 높다. 게다가 전파 속도가 빨라 파급 효과도 크다. 이에 대해 엄한 잣대를 적용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



 - 건설업자 성접대 의혹 사건이 화제다. 언론 보도의 명예훼손 소지는.



 “국민의 저급한 호기심을 만족시키는 것을 알 권리로 착각해선 안 된다. 언론사로서 국민의 공익과 관련한 사건인지, 그렇다면 어디까지 보도해야 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글=김기환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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