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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에 세워둔 차·빈집 털이 기승 … 아산경찰서 “농번기 순찰 늘리고 CCTV 증설할 것”



#사례1 아산에서 20여 년째 택시운전을 하고 있는 한진만(50·가명·아산 인주면)씨는 올해 1월 황당한 사건을 경험했다. 오후 근무를 마치고 평소처럼 집 앞에 차를 세워둔 한씨. 그 이튿날 차의 뒤 좌석 유리창이 깨져 있고 현금 50여 만원이 송두리째 없어진 것을 발견했다. 재빨리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해봤지만 범인의 형태를 알아볼 수는 없었다. 한씨는 “주변이 너무 어두웠고 모자를 눌러써서 도저히 얼굴을 확인할 수 없었다”며 “잠금 장치를 해제하지 않고 뒷자석 유리창을 깨고 들어온 탓에 경보음도 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편의를 위해 거스름돈을 차에 뒀는데 순식간에 모두 가져갔더라”며 “차량에 블랙박스가 설치 돼 있었고 워낙 인적이 드문 동네라 안심했었는데 이런 사건을 당하니 정말 황당했다”고 털어놨다.

#사례2 아산 송악면에서 농사를 지며 생계를 꾸려나가던 최해수(82·가명)·홍원예(80·여·가명) 노부부. 그들은 지난해 10월 집을 비우고 밭으로 나간 사이 200여 만원 상당의 현금과 귀중품을 도난 당했다. 현관문을 시정하지 않은 채 나갔던 게 화근이었다. 홍씨는 “동네 사람들끼리 다 알고 지내는 터라 문을 잠그지 않아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대낮에 도둑이 들이닥칠 줄 누가 알았겠나 도난 사건 후에는 가까운 곳에 나갈 때도 꼭 문단속을 하는 버릇이 생겼다”고 말했다.

#사례3 아산 신창면에서 30년간 거주하며 비닐하우스에서 오이를 재배하는 장재옥(79·가명)씨. 그는 지난해 5월 오이에 물을 주러 비닐하우스에 들어갔다 깜짝 놀랐다. 양수기에 연결된 전선과 호스가 잘려져 없어졌던 것. 또한 비닐하우스 옆에 있던 각종 고철 농기계들도 다수 없어진 것도 발견했다. 장씨는 “농기계는 그렇다 쳐도 양수기의 전선까지 훔쳐갈 줄은 미처 몰랐다”며 “피해액은 50여 만원 정도지만 며칠간 불안하고 씁쓸한 마음에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한탄했다.

농촌지역 범죄가 줄지 않고 있다. 특히 범죄수법이 날로 지능화돼 단속기관과 농촌지역 주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논과 밭에 세워둔 차량이나 빈집들이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 심지어 비닐하우스나 창고 안에 넣어둔 농기계까지 범죄의 목표물이 되고 있다. 본격적인 농번기가 시작되는 다음 달부터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지난 14일에는 주차된 승용차의 창문을 깨고 금품을 훔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이모(28)씨가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1월 22일 새벽 2시쯤 아산 음봉면의 한 마을회관 인근에 세워진 김모(39)씨의 그랜저 승용차 조수석 창문을 망치로 깨고 들어가 현금 46만원을 훔쳤다. 그 후 같은 수법으로 최근까지 아산과 경기 평택 일대에서 모두 135회에 걸쳐 85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는 심야에 방범용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은 아산 지역의 한적한 주택가에 세워진 차량을 범행 대상으로 하루 최대 13차례까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또 망치로 차량 유리를 깨면 경보기가 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을 계획했으며, 경찰 추적을 피하고자 얼굴 가리개와 장갑을 착용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지난해 6월에는 농촌 비닐하우스에서 양수기에 연결된 전선 등을 훔친 김모(29)씨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김씨는 세 번째 사례에서 드러난 대로 장씨의 비닐하우스 양수기에 연결된 전선을 잘라 훔치는 등 모두 아산지역에서만 45차례에 걸쳐 전선 950여 만 원 상당을 훔쳤다. 두 번째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농촌지역 주택가의 빈집털이도 고질적인 범죄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개선책이 요구된다.

물질적 피해보다 정신적 피해 더 크다

농촌지역의 범죄는 어제 오늘 일만이 아니다. 아산 경찰서에서 조사한 ‘아산 지역 범죄발생장소 현황’에 따르면 2011년도와 지난해 벌어진 범죄 중 노상(논·밭)과 주택가가 전체 범죄의 30%(2011년 35. 7%, 지난해 32.8%)이상을 차지했다. 올해 1월부터 이달 20일까지의 조사결과로는 노상·주택가에서 벌어진 범죄가 전체 범죄의 47.5%나 차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살인이나 강간 등의 강력범죄는 2011년에 비해 감소 추세에 있지만 지난해 절도사건은 1879건으로 2011년 1437건보다 훨씬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발생한 절도사건 역시 309건으로 전체범죄(604건)의 5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농촌지역의 신고율이 낮다는 것을 인지하면 실질적인 피해 건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산 영인면에서 농사를 짓는 주민 이용래(61)씨는 “농촌 지역 인구가 고령화가 되면서 범죄에 대해서도 무지한 경우가 많다”며 “실제로 마을 주민 중에는 절도 등의 피해를 입고도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노인들이 물질적인 피해보다 정신적으로 불안해하고 가슴 아파하는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CCTV 설치 강화, 주민들 사전예방 필요

유재선 아산경찰서 수사과장은 “농촌 지역 범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사후조치보다 사전예방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농번기에는 순찰을 강화하고 시와 협의를 통해 CCTV를 강화하는 한편 각 마을 이장단협의회를 방문해 철저한 관리를 부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산시가 운영 중인 방범용 CCTV는 총 610대. 하지만 이중 70% 이상이 도심지역에 설치돼 있다. 지역별로는 배방읍이 245대(40.16%)로 가장 많았고, 시내 권인 온양 1동부터 6동까지가 164대(26.88%)로 대부분 인구 밀집 지역에 CCTV가 몰려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농촌으로 분류되는 시외지역에는 신창면(32대)를 제외하고, 15~20대 안팎에 불과해 대조적이다.

  아산시의회 여운영 의원은 “과속방지 카메라나 주정차 단속용 카메라에 녹화기능을 추가하면 얼마든지 CCTV용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서 “범죄에 취약한 읍·면지역 진입로에 2~3개씩만 설치한다면 많은 예산을 들이지 않고서도 범죄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CTV설치 강화와 함께 주민들의 세심한 주의도 요구된다. 집집마다 번호 키 등을 설치해두고 창문에도 도난 창을 설치하는 것이 좋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차량에 귀중품을 놓고 내리지 말아야 하며 비상키 등은 자신이 직접 소지해야 한다. 유 수사과장은 “피해액이 적더라도 또 다른 피해를 막기 위해 신속히 경찰에 신고해 주길 바란다”며 “농촌지역의 범죄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 듯 관계기관과 시민들 모두 힘을 합쳐 개선책을 모색해 나가야 된다”고 당부했다.

조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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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