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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민 기자의 ‘남자의 그 물건’] 비데 보급률 40% … 개인위생 득일까 독일까

강승민 기자
“화장실이란 말은 서양에서 개발된 수세식 양변기가 들어오면서 씻는 곳과 용변을 보는 곳이 수도배관에 의해 하나로 통합되면서 붙은 서구적 개념이다.”

전남일(가톨릭대 소비자주거학과) 교수 등이 쓴 한국주거학회 논문집에 나오는 내용이다. 논문에 따르면 화장실이란 공간이 처음 집 안에 들어와 앉은 건 1941년 ‘영단주택’이 시초였다고 한다. 영단주택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세운 회사 ‘조선주택영단(朝鮮住宅營團)’에서 근로자 집단주거지를 조성하며 지은 집을 말한다.

오늘날 우리가 화장실 또는 욕실이라 부르는 형태가 처음 나타난 건 62년 마포아파트가 처음이라고 한다. 전 교수의 논문엔 화장실에 익숙지 않은 거주자들이 겪은 웃지 못할 일화가 소개돼 있다. “집집마다 하나씩만 설치된 서양식 양변기는 안 변소와 바깥 변소가 분리된 전통 생활방식에 익숙해져 있던 가족들에게 더없이 불편한 존재였다. 며느리가 앉던 변기에 시아버지가 앉아 용변을 본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강요된 처사였으며, 이로 인해 바깥으로 볼일을 보러 나가는 가족원이 생기기도 했다. 또 양변기 위에 올라가 쭈그린 자세로 볼일을 보곤 했는데, 이는 양변기가 처음 도입됐을 때 그 사용법에 익숙지 않아 나타난 행태였다.” TV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웃기려는 장면으로 연출된 게 50년 전엔 생활 속 현실이었던 셈이다.

서양식이라고 소개된 화장실이지만 서양에서도 도입 초기엔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았다. 야콥 블루메가 쓴 책 『화장실의 역사』엔 프랑스 학생들이 겪은 일화가 소개돼 있다. “수세식 양변기 사용은 학습 과정을 거쳐야 했다. 그리하여 파리시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양변기 위에 올라가지 말고 그 위에 앉아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느라 애를 먹었다. 이뿐만 아니라 화장실 문의 아랫부분과 윗부분을 안이 보이게 뚫어 놓음으로써 관리인이 자기 자리에 앉아 학생들이 올바르게 볼일을 보고 있는지, 말하자면 아래 틈새로 두 발이 보이고 위 틈새로 머리가 전혀 안 보이는지 감시할 수 있게 했다.”

이랬던 ‘신식’ 화장실은 이제 익숙한 존재가 됐다. 웬만큼 개화된 사회에 사는 사람치고 양변기가 있는 화장실 문화를 낯설어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여기에 조금 낯선 존재가 추가됐다. ‘비데’다. 휴지 대신 물로 용변 뒤처리를 하는 위생 용기 비데는 80년대 일본에서 처음 상용화됐다. 17세기 서양에서 처음 쓰던 비데는 양변기 옆에 따로 설치돼 있었다. 이걸 더 쉽고 편하게 쓰도록 양변기에 얹어 놓은 게 요즘 비데다. 비데 업체는 ‘개인 위생에 더 좋다’고 선전하고, 한쪽에선 ‘관리 잘못 되면 개인 위생에 큰 해가 된다’고도 한다. 일본 보급률 70%, 우리나라는 40% 정도란다. 중국은 아직 10% 미만이고, 미국·유럽도 점점 더 느는 추세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50년 후 화장실 역사를 쓴다면 우리네 비데 사용에 대해 어떤 일화가 소개될지 궁금하다.

강승민 기자

다음 주 월요일(4월 1일) JTBC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그 물건’에선 화장실 위생 기구 ‘비데’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돌직구식 상품 비교’를 내세운 프로그램이니 만큼 TV 홈쇼핑에서 보듯 풍선이나 오렌지로 비데 성능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상천외한 실험을 통해 비데의 요모조모를 뜯어보는, 진짜 성능 비교 검증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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