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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해 어디에 입 맞출까 … 봄날의 ‘미각 스캔들’

1 매년 이맘때가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퉁퉁하게 살이 오른 대게를 맛보려 경북 영덕·울진·포항으로 몰려든다.


봄은 모두를 설레게 하는 마술 같은 계절이다. 개나리·진달래 등 봄꽃이 만발해서 그렇고, 제철 맞은 산해진미가 가득해서 그렇다. 한반도를 둘러싼 바다에서 제철 별미가 잇따라 올라오고, 뭍에서도 겨울을 이겨낸 싱싱한 계절 산물로 넘쳐난다. 바야흐로 식도락의 계절이 도래한 것이다. week&이 바다와 육지 곳곳을 뒤져 봄 향기 물씬 풍기는 별미를 모았다.

글=홍지연 기자 사진=중앙포토, 각 축제위원회

서해안 봄맛은 갯벌이 준 선물

서해의 봄은 넓게 펼쳐진 갯벌에서 시작한다. 살이 오른 바지락을 시작으로 알이 가득 찬 주꾸미·간자미·실치 등이 바다에서 줄줄이 올라온다. 봄 기운이 완연한 4월부터 살짝 더워지는 6월까지는 꽃게의 계절이다. 서해안의 봄은 눈이 아니라 입으로 먼저 느낀다.

지금 충남 서천·대천, 전북 군산 등지에서 주꾸미잡이가 한창이다. 알이 꽉 찬 주꾸미는 이맘때만 먹을 수 있는 별미다. 서천 서부수협위판장에서 도매로 판매되는 주꾸미 1㎏의 가격은 2만원 선이다. 서울 수산시장보다 1만원 이상 싸다.

2 딸기 주산지로 알려진 논산에서는 다음달 3일부터 7일까지 딸기축제가 진행된다. 갓 수확한 딸기를 이용해 케이크를 만들어 볼 수 있다.
서천 홍원항 주변에는 주꾸미 맛집이 많다. 어느 식당을 가나 6만원 정도 내면 4인 가족이 주꾸미 샤브샤브를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서천동백꽃주꾸미축제’는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서천군 서면 마량리 동백숲에서 열린다.

충남 태안 안면도에서는 바지락, 채석포항에서는 꽃게를 맛봐야 한다. 안면도 바지락은 3~4월, 배 속에 알이 가득 찬 태안 꽃게는 4~6월이 제철이다. 충남 당진 장고항에는 봄 대표 먹거리 간자미와 실치가 기다리고 있다. 초고추장으로 간을 해 새콤달콤하게 비벼 낸 간자미 회무침 한 젓가락이면 겨우내 퍽퍽했던 입맛이 돌아오는 듯하다.

실치는 4월에 가장 맛있다. 4월이 지나면 뼈가 굵어져 회로 먹기에는 억세다. 온갖 채소와 초고추장으로 버무린 실치 회무침(3만5000원, 4인 기준)과 실치와 시금치를 넣어 끓인 된장국(2만원, 4인 기준)이 별미다. 다음 달 27∼28일 장고항 일대에서 ‘당진 실치축제’가 열린다.

대게 vs 도다리 … 동해·남해 맛대결

해마다 이맘때면 전국 방방곡곡의 소문난 식당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선다. 경남 통영의 도다리쑥국 식당, 경북 영덕·울진·포항의 대게찜 집, 섬진강변 벚굴 식당 앞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 서천 동백꽃 주꾸미 축제장에서는 주꾸미 요리 무료 시식회가 열린다. 4 끝자리 2, 7일에 열리는 정선오일장. 정선 지역에서 나는 봄나물은 전부 정선오일장으로 모인다.
영덕 강구항에는 아예 대게 식당만 보일 정도다. 400개 가까이 되지만 영덕 대게 맛을 보러 전국에서 몰려든 인파로 주말마다 인산인해를 이룬다. 강구항에서 일반 대게는 마리당 2만원 정도에 거래된다. 일반 대게보다 훨씬 큰 박달대게는 한 마리에 20만원 선에서 거래되는데, 두 사람이 먹기에 충분하다. 4인 가족이 20만원 정도만 내면 일반 대게로 만든 찜·탕·비빔밥을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다음 달 1일까지 열리는 영덕 대게 축제에서는 영덕 대게를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경매행사가 진행된다.

부산 기장군 대변항에서는 4월에만 볼 수 있는 이색 풍경이 펼쳐진다. 오후가 되면 멸치 배가 항구로 돌아오는데, 어부 열댓 명이 그물에 달라붙은 멸치를 터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대변항 주변 횟집에서 검지만 한 멸치가 들어간 멸치찌개와 고소한 맛이 일품인 멸치회를 맛볼 수 있다. 각각 3인 기준 3만원.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듯이 도다리는 지금이 제철이다. 통영은 도다리를 넣은 쑥국으로 유명하다. 알싸한 쑥 향이 그윽한 도다리쑥국 집은 통영항 근처 서호시장에 몰려있다. 한 그릇 1만2000원. 어른 손바닥만 한 벚굴도 빼놓을 수 없는 봄철 별미다. 경남 하동 전도리에 가면 섬진강을 따라 벚굴 식당이 줄이어 있다. 회·구이·튀김·죽 등 다양한 방법으로 벚굴을 즐길 수 있다. 5㎏ 4만원 선.

5 초고추장과 갖가지 채소를 넣어 만든 간자미 회무침.
빨강과 초록의 향연, 봄나물과 과일

뭍에서도 봄을 느낄 수 있는 산물이 쏟아진다. 충남 논산의 봄은 딸기가 알려준다. 하우스에서 재배되는 딸기는 1월부터 따기 시작하는데, 가장 맛있게 여무는 때가 바로 3∼4월이다. 경북 청도 특산품 한재미나리 역시 2월부터 수확을 시작한다. 끝자리 2일과 7일마다 열리는 강원도 정선 오일장 역시 봄나물이 나오는 4월이 돼야 활기를 띤다.

논산에서는 다음 달 3∼7일 딸기축제를 연다. 딸기 수확체험은 기본이고, 딸기로 만든 여러 가지 가공식품을 판매한다. 딸기 고추장을 넣어 만든 딸기비빔밥, 딸기즙이 들어간 가래떡 등 평소에는 보기 힘든 먹거리와 딸기즙, 딸기 막걸리 무료 시음회 등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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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의 봄은 산에서 온다. 다음 달 초순 두릅부터 고사리·취나물·곤드레·더덕까지 산에는 초록색 먹거리로 풍성해진다. 특히 곤드레는 정선의 봄을 상징하는 산나물이다. 밥과 함께 찐 뒤 간장에 비벼먹는다. 정선 오일장에 가면 강원도 제철 산나물을 맛볼 수 있다. 5월 16~19일 정선읍 일대에서 곤드레 산나물 축제가 열린다.

경북 청도 초현리와 음지리 일대에서 생산하는 한재미나리 역시 봄철 별미다. 좋은 흙, 맑은 지하수, 큰 일교차와 풍부한 일조량 등의 조건이 맞아떨어지는 한재미나리는 다른 미나리보다 가격이 ㎏당 5000원 정도 더 비싸다. 그래도 맛이 남달라 찾는 이가 줄을 선다. 갓 손질한 한재미나리에 삼겹살 쌈을 싸먹는 맛이 기가 막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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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