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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가 반한 9곡, 바위엔 찬미의 시가

충북 괴산군 충청도 양반길 2코스 갈은구곡의 고송유수재는 맑은 물과 기암, 고송이 어우러진 풍광으로 찾는 이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뉴시스]

괴산군은 바다가 없는 충북에서도 가장 내륙이다. 인근에 강이 없고 산으로 둘러싸여 관광자원을 개발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생각한 게 산과 계곡을 이용한 산책길이었다. 먼저 2011년 11월 괴산호 주변에 산막이 옛길(4㎞)을 만들었다. 이 길은 지난해 130만 명 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산막이 옛길에 이어 괴산에 또 하나의 명물이 조성됐다. 지난해 초 공사에 들어간 충청도 양반길이다.

 충청도 양반길은 군자산 일대에 ‘길’이란 주제로 갈은·화양·선유·쌍곡구곡과 전국 명소인 산막이 옛길을 연결하는 9개 코스로 총 85㎞에 달한다. 30일 개장하는 1차 구간은 1코스 산막이 옛길과 2코스 갈은구곡, 3코스 일부 구간 등 25㎞다.

2코스인 갈은구곡길은 주변의 빼어난 자연경관과 거침없이 흐르는 시원한 물줄기가 장관을 이룬다. 아직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이곳은 마당바위·병풍바위·형제바위·강선대·개구리바위 등이 어우러져 연장 3㎞의 길을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갈은구곡 가운데 1곡 장암석실은 갈은동문을 지나 계곡이 동쪽과 남쪽으로 나뉘는 입구에 있다. 2곡 갈천정은 커다란 암반 아래 사람이 둘러앉을 공간이 있어 정(亭)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갈천이라는 성을 가진 사람이 은거했다는 장소로 갈론마을의 지명이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신선이 내려왔다는 3곡 신선대, 구슬 같은 물방울이 맺히는 절벽인 4곡 옥류벽, 비단 병풍같이 아름다운 5곡 금병, 십장생의 하나인 거북이 형상을 한 바위인 구암 등이 있다. 고송 아래 흐르는 물가에 지은 집이라는 뜻의 7곡 고송유수재, 일곱 마리 학이 살았던 8곡 칠학동천, 신선이 바둑을 두던 바위인 9곡 선국암 등도 절경을 이루고 있다. 9곡은 퇴계 이황이 그 경치에 반해 아홉 달 동안 9곳을 돌아다니며 이름을 지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9개의 곡(曲)마다 시(詩)가 새겨져 있 다.

괴산군은 올 연말까지 화양·선유·쌍곡구곡을 연결하는 나머지 60㎞의 충청도 양반길 조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괴산군은 30일 산막이 옛길 주차장에서 충청도 양반길 개장식을 연다. 걷기대회, 가요제, 축하공연 등이 펼쳐진다. 걷기대회는 참가자들이 행사장과 산막이나루~굴바위나루(배이동)~차돌바위나루를 거쳐 행사장으로 돌아오는 구간이다. 전국에서 예심을 통과한 12명이 실력을 겨루는 가요제도 열린다. 앞서 29일 오전 10시 칠성면 쌍곡계곡 입구 미선나무마을에서는 세계에서 1속 1종뿐인 우리나라 특산식물 미선나무 꽃 축제의 막이 올라 31일까지 이어진다. 개막일에는 미선나무 심어가기 체험과 3대 가족 미선화분 증정, 고로쇠 시음회 등이 마련된다.

 임각수 괴산군수는 “산막이 옛길과 4개 구곡 등 자연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국 최고의 트레킹 코스가 될 것”이라며 “올해 630만 명, 내년 740만 명, 2015년에는 1000만 명을 유치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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