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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이세돌 꺾고 최고 ‘입신’ 등극

이세돌 9단(오른쪽)은 10년 후배 박정환 9단(왼쪽)을 유별나게 아낀다. 그런 마음이 승부를 헤프게 만든 것일까. 랭킹 2위 박정환이 랭킹 1위 이세돌을 너무 쉽게 꺾었다. [중앙포토]

랭킹 2위 박정환이 랭킹 1위 이세돌을 이겼다. 9단들 58명이 참가한 제14회 맥심커피배 결승에서 박정환 9단이 이세돌 9단을 2대0으로 꺾고 ‘최고 9단’의 자리에 올랐다. 생애 10번째 우승이다. 박정환 20세, 이세돌 30세다. 그 ‘10년’의 격차가 역시 크게 작용한 것일까. 27일 강릉 메이플비치 리조트에서 열린 결승2국에서 박정환은 중반까지 패색이 짙었으나 승부수를 던지며 끈질긴 추격전을 전개한 끝에 기어이 역전승을 거뒀다.(227수, 흑불계승) 1국의 완승에 이어 스코어는 2대0. ‘한국바둑의 미래’ 박정환이 부동의 일인자 이세돌과의 생애 첫 결승전에서 승리하며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1위 이세돌과 2위 박정환이 이제야 결승에서 만난 것은 의외였다. 그 바람에 우승상금 2500만원의 소규모 기전인 맥심배가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전까지의 상대전적은 이세돌 쪽이 6승2패로 크게 앞서 있었고 더구나 박정환은 응씨배 결승전의 패배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한 상황이었기에 예상은 당연히 ‘이세돌 우세’로 나타났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을 비웃듯 박정환의 2대0 승리였다. “이세돌이 지친 탓”이란 분석도 있다. 이세돌 9단은 불과 일주일 전 중국 장시(江西)성에서 열린 천신약업배 한·중 정상대결에서 5시간의 혈전 끝에 구리 9단을 격파했다. 그 피로를 씻을 시간도 없이 장거리 이동이 계속되며 2국에서 허망한 역전패가 나왔다는 것이다. 사실 2국에서 마구 흔들리던 이세돌의 모습은 평소와 달랐다. 이세돌 9단은 41회 우승 중 세계대회가 16회나 되어 그가 큰 대회에 주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비하면 박정환은 이제 겨우 열 번 우승이고 세계대회는 한 번뿐이다. 랭킹 1, 2위라서 두 기사는 앞으로 자주 만날 수밖에 없는 운명이지만 이번 첫 만남에 대해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미래’의 박정환이 ‘현재’의 이세돌에게 펀치를 한 방 날린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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