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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인성 다듬기, 학교체육에 답있다”

“대한민국에서 땅값이 비싼 서울 강남의 중·고등학교 운동장은 늘 텅텅 비는데, 바로 옆에 있는 사설학원 빼곡한 책상은 늦은 밤까지 빈 자리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게 바로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입니다. 체육을 도외시하고 지식만 주입하는 교육 때문에 우리 사회가 황폐해지고 원칙과 기준이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박영민 고려대 체육학과 명예교수는 “도덕 불감증과 나눔과 배려의 정신이 사라지는 건 지(知)·덕(德)·체(體)가 조화를 이루지 못한 교육 시스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배움의 전당인 학교에서 폭력과 집단따돌림이 빈발하고 목숨을 끊는 학생까지 나온다”고 개탄한 박 교수는 “체육교육 활성화를 통해 학생들이 열정을 긍정적으로 발산하고 인성을 가다듬도록 돕는 것이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체육교육 정상화를 위해 학계와 교육계가 손을 맞잡았다. 한국체육학회(회장 전병관)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안양옥)는 28일 오후 한국체육대학교에서 ‘체육수업이 바람직한 인성을 만든다’는 주제의 세미나를 주최했다. 박 교수가 주제 발표를 맡았고, 이종각 한국교총 종합교육연수원장을 비롯한 교육계 관계자 6명이 의견을 나눴다.

 이종각 연수원장은 “체육수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학교체육진흥법을 보완하는 소극적인 대처로는 미흡하다. 인성교육지원법(가칭)을 별도 제정하거나 교육관련법을 보완하는 적극적인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며 “인성교육의 핵심 방안으로 체육교육 활성화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석균 동작교육지원청 장학사는 “시·도 교육청은 운동 기능과 종목, 이론적 지식 등을 두루 감안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학교와 교사는 이를 충실히 이행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충원 상암중 수석교사와 신진균 서울체고 교사는 “리더십과 협동심, 타인 존중 등의 덕목을 가르칠 수 있는 학습 모형을 만들고 스포츠를 통한 봉사활동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체육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엘리트 체육 선수들의 인성 함양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강동숙 서초고 교감은 “학생 선수들의 정규수업 참여 기회를 늘리고 폭행 등 비인권적 행태를 줄이는 한편, 상급학교 진학 시스템도 경기 실적 이외에 내신성적과 봉사활동 성적, 각종 교내 활동 참여도 등을 두루 감안하는 방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체육 활동은 삶의 만족도와도 깊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2011년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창 시절 체육에 흥미를 가졌던 학생이 학업 성적이 뛰어났던 학생보다 성인이 된 이후 삶의 만족도가 더 높았다. 체육 활동이 인성은 물론 삶을 더 풍성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전병관 대한체육학회장은 “인성 중심 체육수업 활성화 노력이 논의와 고민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박근혜 정부가 체육수업 활성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정부·국회 등과 연계해 법률 신설·개정 등 적극적인 노력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 회장은 이어 “2월에 여야 국회의원 36명이 모여 인성교육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국회 인성교육 실천포럼’이 결성됐다. 이런 움직임과 연계해 체육이 인성교육의 중심에 서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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