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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 7조 줄어 예산 ‘구멍’… 서민까지 세 부담 늘 듯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경제정책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태열 대통령비서실장,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얼굴 가려진 사람),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현오석 경제부총리, 박 대통령, 김연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나라 곳간에 비상이 걸렸다. 돈 쓸 곳은 많은데 경기침체 여파로 정부가 거둬들일 세금수입은 크게 줄어들게 생겼기 때문이다. 정부가 28일 발표한 ‘2013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올해 세금수입은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에 비해 6조원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3%를 유지한다는 전제에서 계산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낮췄다. 따라서 실제 세금수입은 7조원 이상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올해 예산안에는 기업·산업은행의 주식을 팔아 7조7000억원을 마련한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시장 상황에선 거액의 주식을 팔기도 어렵고, 팔더라도 제값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대로 가다간 하반기에는 예산안에 지출 계획이 잡혀 있어도 세금이 들어오지 않아 예정했던 지출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세출을 늘리는 추가경정예산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세입을 줄이는 추경”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다음달 중순 추경안을 편성해 세입 목표액을 줄일 계획이다. 경기회복·민생안정도 추경 편성의 이유로 제시됐다. 정부가 경기를 살리는 사업에 쓰는 지출도 늘리겠다는 의미다. 수입은 줄어드는데 지출이 늘어난다면 빚을 낼 수밖에 없다. 정부는 결국 모자라는 금액은 국채를 찍어서 메울 계획이다. 추경편성과 적자국채 발행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정부는 또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직접 증세는 하지 않되 이미 법에서 정해진 세금은 더 열심히 거두겠다는 방침이다. 조 수석은 “세율을 올리거나 없던 세금을 만들지 않는 상황에서 세금이 늘어나는 것은 증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세금을 내지 않는 거래인 지하경제를 양성화해 정해진 세금을 내도록 하고 ▶비과세·감면 항목을 대폭 줄이고 ▶봉급생활자에 대해선 소득공제 방식을 점차 세액공제로 바꿔나가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고소득층·대기업뿐 아니라 서민·중산층·중소기업의 세금 부담도 같이 늘어난다.

 예컨대 식당에서 밥을 먹고 현금으로 밥값 1만1000원을 냈다. 법적으로는 식당 주인이 1000원을 부가가치세로 세무서에 내야 한다. 하지만 현금 거래에 대해선 식당 주인이 제대로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지하경제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때 엄격한 법의 잣대를 들이댄다면 식당 주인은 안 낸 세금은 물론 가산세까지 내야 한다. 세율이 높아지는 건 아니지만 실제 내는 세금이 증가하는 만큼 부담이 커진다.

 비과세·감면 축소도 서민·중산층·중소기업의 짐을 무겁게 할 수 있다. 정부는 연간 30조원 규모인 비과세·감면액을 10%가량 줄여나갈 계획이다. 정부가 100원의 세금을 깎아준다면 그중 60원(60%)은 서민·중산층·중소기업, 40원(40%)은 고소득층 대기업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뒤집어 보면 정부가 100원의 세금을 더 거둘 때마다 서민·중산층·중소기업의 부담이 60원씩 늘어난다는 의미다.

 세액공제 방식은 봉급생활자의 연봉 수준에 따라 유불리가 갈린다. 현재는 소득공제가 100만원이라면 연봉 수준에 따라 6만6000원(세율 6.6%)~41만8000원(세율 41.8%)의 세금을 돌려받는다. 이를 세액공제 방식으로 바꾸면 연봉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같은 금액을 돌려받게 된다. 이렇게 되면 중산층이라도 현재보다 세금을 더 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경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어서 추경 편성의 불가피성은 이해가 된다”며 “경제는 심리가 중요한데 경제 주체들에게 세금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신호를 주면 경기 활성화에 역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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