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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한국 경제발전 경험은 인류 공동의 자산

김교식
개발경험전수사업
가봉사업단장
“뛰지 마라, 배 꺼질라.”

 어릴 적 어른들은 골목에서 겅중겅중 뛰는 아이들을 보면 내 자식, 네 자식 구별할 것 없이 이렇게 혼내곤 했다. 어렵게 더운 밥 먹여놓았는데 왜 쓸데없이 기운을 빼느냐는 것이다. 이처럼 끼니는 수천 년간 우리를 가장 괴롭힌 과제였다.

 그랬던 한국이 국민소득 2만 달러에 안정적으로 착근해 20-50클럽에 합류한 세계 일곱 번째 나라가 되었고, 무역규모 1조 달러를 이룩한 아홉 번째 나라가 되었다. 국가신용등급은 반세기 동안 우리의 롤 모델이었던 일본보다도 앞서게 됐다.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했고, 식민통치와 전쟁을 겪고, 식민지경영이나 자원약탈처럼 다른 나라를 아프게 하지 않고, 여전히 분단 상태인 나라가 반세기 만에 이룩한 경제발전 모델! 이런 유일무이한 경험은 사실 유네스코 자연유산이나 무형무화유산을 앞서는 인류 공동의 자산일 수 있다.

 얼마 전 필자가 아프리카 가봉을 방문했을 때 그곳 사람들이 “우리도 한국처럼 될 수 있느냐”고 물은 것이 이를 입증한다.

 사실 그동안 아프리카는 열대병, 정정 불안, 가난으로 기억됐다. 그러나 열대병 치료가 진전되고, 정국이 안정을 찾아가면서 인구증가율이 연 3.5%에 이르게 됐다. 원유와 가스 등 천연자원도 속속 발견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은 막강한 영향력과 식민지배의 인연으로, 그리고 중국은 엄청난 외환보유액를 무기로 아프리카에 진출하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원조와 경제협력에도 불구하고 빈곤 문제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그동안 선진국이 자원 채굴에만 집중한 탓에 1차산업과 단순 서비스산업만 발달하고 정작 필요한 제조업은 극히 취약한 기형적인 경제구조가 됐다는 점이다.

 가봉만 해도 많은 양의 원유와 천연가스를 수출하는데도 지방에 가면 전기가 안 들어오고, 1년 내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기후조건인데도 식량의 대부분을 수입한다. 그러니 잠비아의 담비사 모요 같은 경제학자는 “원조가 중단돼야 아프리카에 희망이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돌아가자 이제 아프리카는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에 주목하고 있다.

 가봉도 마찬가지다. 특히 가봉의 봉고 대통령이 1970년대 중반 아프리카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이후 대통령의 방한이 여섯 차례나 지속될 만큼 한국을 형제 나라로 생각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우 중요한 정책결정이 일부 고위층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우리의 개발경험전수사업(KSP)을 통해 구축된 한국에 대한 깊은 신뢰는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따라서 자원개발 등 단기적 이익에 집착하지 말고 진정성을 가지고 협력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 아프리카 개도국 경제의 근육을 길러주고, 경제 체급을 올려주는 성과를 낸다면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은 ‘국제사회의 동반성장을 위한 인류 공동의 자산’으로 공인받게 될 것이다.

김 교 식 개발경험전수사업 가봉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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