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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테크’ 시대 오나

‘예금은 주춤, 보험은 훨훨’.

 이런 가계자금 동향이 수치로 확인됐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12년 자금순환 잠정 집계’를 통해서다. 이에 따르면 2011년 80조1000억원 증가했던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예금은 지난해 57조2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보험사의 연금상품 등을 포함한 보험·연금은 증가액이 2011년 56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89조1000억원으로 뛰었다. 보험업계에서 “보험이 재테크의 주류를 이루는 ‘I-테크’ 시대가 왔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I-테크’란 보험을 뜻하는 영어 단어 ‘인슈어런스(insurance)’의 머리글자와 재테크의 ‘테크’를 붙인 신조어다.

 보험 선호 현상을 만들어낸 가장 큰 요인은 세제 개편이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춰진 것이 보험 쪽으로 돈이 흘러들어가게끔 물꼬를 텄다. 저축성 보험을 10년 이상 유지하면 수익에 세금을 매기지 않는 점이 세금을 줄이려는 자산가의 발길을 붙잡은 것이다. 예컨대 월급만으로 이미 최고 세율(41.8%) 적용을 받는 투자자라면, 비과세 상품에 옮기는 것만으로 한 해 518만원 세금을 아낄 수 있다.

 전진엽 삼성생명 개인기획팀 차장은 “I-테크 족은 노후 준비 수단으로 보험을 찾기도 한다”고 전했다. 연금저축보험 가입도 많이 한다는 것이다. 연 불입액에 대해 최대 4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해주는 상품이다. 나중에 연금으로 받을 때는 연금소득세를 내야 한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일반 연금보험이 있다. 소득공제는 안 되지만 비과세 혜택이 있는 대표 저축성 보험이다. 연금저축보험은 보험사뿐 아니라 은행에서도 판매하는 데 반해 연금보험은 보험사에서만 가입할 수 있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전진엽 차장은 “저축성 보험은 10년 이상 유지해야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납입 초기에 사업비를 많이 떼기 때문에 오래 놔둬야 높은 수익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업비란 고객 유치·관리비 명목으로 보험사들이 가입자 납입금에서 매달 떼어 가는 몫을 말한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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