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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실패 경험이 없다는 건 용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실패한 경험이 없었다는 것은 충분히 용감하지 않았다는 말과 같은 말입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약하는 벤처캐피털리스트 조너선 테오(34·사진)는 벤처인에게 실패는 ‘용감했다’는 말과 동의어라고 풀이했다. 30대 벤처투자자의 말이 솔깃한 이유는 그가 실리콘밸리에서 트위터·인스타그램·지프카 등에 투자해 크게 성공하면서 ‘내공’을 입증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개인용 방송툴을 개발한 인스타그램의 경우 테오가 현재 파트너로 일하는 벤처투자회사 ‘제너럴 캐털리스트’가 700만 달러(약 77억원)를 투자했는데, 지난해 4월 인스타그램이 페이스북에 인수되면서 무려 2억4000만 달러(약 2640억원)를 현금으로 거둬들였다. 5년 정도 투자해 무려 34배의 이득을 본 것이다.

 테오는 “실리콘밸리에서는 실패를 경력의 하나로 보고 재기를 도와주는 메커니즘이 존재한다”며 “대신 실패한 뒤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도피하거나 잠적할 경우 ‘실패자’로 영원히 낙인찍힌다”고 말했다. 싱가포르계 미국인인 테오는 최근 한국 스타트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해외 진출을 알선하는 스파크랩스의 초청으로 한국의 젊은 창업가들에게 ‘멘토’ 역할을 하기 위해 방한했다.

 그는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변하는 모습을 보면 잠시도 쉬지 않고 혁신이 일어나는 것 같다”며 “젊은 창업가의 눈에서도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어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성공비결을 묻는 한국의 젊은 창업가들에게 “기술 자체의 창의성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을 만나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관계를 쌓아야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테오는 투자를 할지 결정할 때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창업가와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팀워크, 그리고 창업가의 꿈 두 가지를 꼽았다. 그는 “최고경영자(CEO)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열정이 있는지 없는지 금방 알 수 있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미래와 최고경영자의 미래가 얼마나 일치하는지 영감을 느낀 뒤 투자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통상 벤처캐피털은 에인절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이 제품을 개발했거나 생산하기 직전 단계에서 투자를 집행한 뒤 그 기업이 상장하거나 큰 기업에 인수되면서 이익을 환수한다. 이익을 내기까지 5∼10년이 걸리는데, 이 기간 동안 창업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창업가의 멘토로 활동하면서 성공가능성을 높여준다.

 테오는 “실리콘밸리처럼 좋은 벤처생태계가 만들어지려면 인재와 자본·아이디어 등이 긍정적인 피드백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장기적인 비전을 가진 투자자와 성공경험이 있는 기업 등 다양한 참여자들의 기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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