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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 : 이영일] 조-중 동맹 조약과 중국의 딜레마

북한의 3차에 걸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중국의 입장을 여러 가지로 난처하게 했다. 그 중에서도 중국을 가장 어렵게 만든 것은 앞으로 8년간 유효기간이 남아있는 조·중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에 관한 조약(이하 조·중 동맹 조약이라 함)이 사실상 유명무실한 조약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은 북한과 1961년에 체결한 동맹조약을 제외하고는 지구상 다른 어느 나라와도 쌍무적인 동맹조약을 맺지 않고 있다. 20년을 유효기간으로 하는 조약이기 때문에 체약국의 어느 측에서도 문제제기가 없는 한 유효기간은 연장되며 1981년에 제1차로 연장됨으로 해서 현재로서는 2021년까지 조약의 효력은 살아있게 된다. 이 조약 2조는 잘 알려진 데로 체약국의 어느 일방이 타국이나 집단으로부터 침략을 받아 전쟁상태에 빠지면 지체 없이 군사지원을 포함한 모든 지원을 제공하도록 되어 있다.

이 조약이 체결되어진 이래 북한은 한국이나 미국의 어느 측으로부터도 단 한 번도 군사적 위협이나 도전을 받은 일이 없었다. 미국은 1990년대 초 북한의 핵개발기미를 알아채고 이를 원천봉쇄할 폭격계획을 세워놓고도 이를 중지하고 북핵문제해결방식을 대화와 협상으로 바꾸는데도 조·중 동맹조약의 존재가 중요한 고려요소의 하나였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미국의 대북적대시정책과 핵공격위협에 맞서 자신을 방어한다는 명분하에 중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핵미사일 개발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중국은 주요 국제문제에 관한 양국협의를 규정한 조·중 조약 4조에도 불구하고 북의 핵실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었으며 양국에 불리한 행동에 불참한다는 조약 3조의 정신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유엔의 4차에 걸친 대북제재결의(안보리결의 1718, 1874, 2087, 2094)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추하건데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조·중 동맹조약을 자기 안전에 대한 확고한 보장으로 받아들지 못하는 측면이 있음이 엿보인다.

앞으로 북한이 4, 5차에 걸친 추가 핵실험을 마치고 핵무장화를 완성하고 핵미사일 체제를 갖추게 된다면 형식논리적으로만 본다면 중국이 북한과 맺은 동맹조약은 동북아시아의 안보질서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핵 국가 간 동맹조약으로 성격이 전환될 것이다. 한국, 일본 등 비핵 국가는 중국과 북한이라는 핵 동맹국가의 위협 앞에 놓이게 될 것이다. 유엔 상임이사국으로서 책임 있는 대국을 지향하는 중국이 과연 이러한 상황을 그대로 수용할 것인가.

상황이 이러한데도 중국은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보면서 감싸기를 계속할 수 있을까. 이러한 의문에 대한 해답은 최근 덩위원(鄧聿文)이라는 중국공산당 당학교의 한 간부가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 올린 글(2013년 2월 28일 9면)에 잘 나와 있다. 그는 이 글에서 “북한이 일단 핵무장을 끝낸다면 제멋대로 날뛰는(capricious)김정은 정권이 중국을 상대로 핵 공갈을 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간 중국은 북핵문제는 미국과 북한 간의 문제라고 말하고 중국은 미중 양자 간 대화의 중개자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6자회담이 바로 그러한 관점의 산물이었다. 그러나 북 핵실험의 진파(震波)가 중국에까지 미쳐 중국인들의 핵실험 반대시위가 유발되면서 과연 북한이 중국에 유용한 전략자산인가를 묻는 논의가 공공연해지고 있다. 이제 북 핵문제는 미국만의 문제 아닌 중국자신의 문제로 전환되고 있다. 중국 새 지도부의 조·중 동맹조약의 딜레마를 푸는 중국 측 해법이 무엇인가를 지켜보고 싶다.

이영일 한중문화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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