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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30초 짜리 동영상' 보더니 "내가 성접대"

강원도 건설업자 윤모(52)씨의 성접대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현재까지 최소 3명의 유력 인사가 윤씨로부터 성접대를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24일 “지난주까지 성접대에 동원된 여성 등 참고인 10여 명을 조사한 결과 현재 거론되는 10명 안팎의 유력 인사 가운데 최소 3명이 윤씨로부터 성접대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상자에는 김학의(56) 전 법무부 차관과 전직 고위 공무원 S씨, 대형병원장 P씨 등이 포함돼 있다. 경찰이 조사한 참고인은 윤씨를 성폭행·갈취 혐의 등으로 고소했던 사업가 권모(52·여)씨와 성접대에 동원된 여성 2~3명, 윤씨와 권씨의 분쟁에 개입한 대부업자들, 윤씨의 별장에서 별도의 향응을 받은 인사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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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윤씨 별장에서 벌어진 ‘성접대 파티’의 상황과 참석자들의 행동 등에 대해 일치된 진술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씨에게서 확보한 2분30초 분량의 ‘성접대 동영상’을 제시하자 일부 여성은 “동영상 등장 인물이 내가 성접대한 유력 인사”라고 진술했다고 한 경찰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물적 증거(동영상)와 이에 대한 관련자들의 진술 증거가 합치해 동영상 속 성접대가 사실인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지난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낸 문제의 동영상 분석 결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번 주 초 분석 결과가 나오면 성접대 의혹의 당사자들에 대한 소환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국과수는 현재 동영상 화질을 선명하게 하는 작업과 동영상에 등장하는 인물의 목소리 특징에 대한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경찰은 그러나 이들 유력 인사가 성접대를 받은 사실이 확인된다 해도 대가성 입증 없이는 사법처리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경찰은 성접대 의혹을 받는 유력 인사들이 윤씨에게 성접대의 반대 급부로 사건 해결, 건설 수주 등 각종 편의를 제공했는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윤씨가 2002년 말~2003년 초 서울 동대문구 H상가 분양 공사를 진행하면서 약 7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2007년 서울북부지검의 수사를 받은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피해자 측은 “윤씨가 개발비 명목으로 1인당 1500만~2000만원씩, 총 70억원을 받아 무단 사용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윤씨를 무혐의 처분했다.

이와 관련해 피해자 대표 김모씨는 본지 기자에게 “윤씨의 J산업개발 사무실에 현직 검사 이름으로 배달된 난과 화초가 여러 개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력 인사 중 일부의 외압 행사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또 지난해 말 여성 사업가 권씨가 윤씨를 서울 서초경찰서에 성폭행 혐의 등으로 고소한 사건이 무혐의 처리되는 과정에서 전직 경찰 고위 간부 A씨가 개입했는지 캐고 있다. 윤씨가 지인들에게 “A씨가 나서서 해결해 주기로 했으니 염려 말라”고 했다는 진술들이 여럿 나왔는데 실제로 그렇게 사건이 정리됐기 때문이다.

 경찰이 윤씨 주변 인물들을 조사한 결과 윤씨는 평소 A씨와 자주 어울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복수의 관계자가 “A씨가 한 공기업에 재직하던 시절부터 윤씨가 두 사람의 친분관계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주장함에 따라 관련 의혹을 면밀히 검토 중이다. 실제로 윤씨에게 수천만원을 빌려준 지방의 한 굴비납품업자는 경찰 조사에서 윤씨가 A씨의 이름을 대며 구체적인 청탁을 할 것처럼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 업자에 따르면 윤씨는 “공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전직 경찰 A씨와 막역한 사이다. 해당 공기업의 직원 수가 많으니 내가 그쪽에 줄을 대서 명절 때 굴비를 대량 납품할 수 있도록 도와 주겠다”고 자신에게 약속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윤씨가 A씨에게 실제 청탁을 했는지, 그 과정에서 금품 로비나 성접대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이 같은 굴비업자의 진술을 조서로 작성해 수사기록에 첨부했다. 한편 경찰은 24일 수사진을 기존 8명에서 16명으로 2배 늘려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현직 법무부 차관에 대해 섣부르게 수사에 착수했다는 역풍에 휘말릴 수 있다고 보고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강현·이승호·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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