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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되려다 마음 바꿨죠 썰매 타고 메달 따내려고요

원윤종(左), 전정린(右)
봅슬레이 국가대표 원윤종(28)·전정린(24). 이들은 사상 최초로 대한민국 봅슬레이에 국제대회 우승(2013 아메리카컵 8, 9차 대회 금·2월 7~8일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을 안긴 주인공들이다.

 23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스타트 트랙 경기장에서 이들을 만났다. 내년 소치 겨울올림픽 참가 자격을 두고 벌이는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린 곳이다.

 국제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온 두 영웅은 실제 썰매경기장이 아니라 스타트 트랙에서 선발전을 치렀다. 썰매를 밀어 가장 빨리 달린 선수가 선발되는 방식이었다. 아직 국내에 썰매 전용 경기장이 없어서 나온 고육지책다. 파일럿 원윤종은 선발전 없이 대표가 확정됐고, 전정린은 선발전 2위로 여유 있게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원윤종과 전정린은 몇 년 전까지도 체육교사를 꿈꾸던 대학생이었다. 특정 종목에서 뛰던 엘리트 선수도 아니었다.

 원윤종은 “안정적인 교사직이 아니라 뭔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는 이유로 2010년 봅슬레이 선발전에 도전해 대표로 뽑혔다. 전정린은 세 번째 도전 끝에 지난해 5월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썰매 경력이 없어서 힘든 점도 많았다. 무엇보다 최고 시속 150㎞를 넘나드는 속도가 공포였다. 전정린은 “웬만한 롤러코스터도 끄떡없이 잘 타는데 썰매를 처음 탔을 때 얼이 빠졌다. 윤종이형이 멍했던 내 표정을 기억한다”며 멋쩍게 웃었다. 원윤종도 “뒤에서 브레이크맨으로 처음 탔을 때는 진짜 짜릿했다. 그런데 앞에서 조종하는 역할을 하니까 겁나고 무섭더라”고 말했다. 이들은 “그런데 태극마크가 사람을 독하게 만들더라”며 웃었다.

 국가대표 꿈을 이룬 후 사생활은 포기했다. 1년 중 절반 이상을 해외 전지훈련으로 보낸다. 국내에 하나뿐인 실업팀에 들지 못해 생계유지도 걱정이다. 70㎏대를 유지하며 주변 친구들로부터 미남이라고 들었던 원윤종은 3년 동안 30㎏이나 몸집을 불렸다. 썰매를 조종하는 파일럿을 잘하려면 체중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원윤종은 “날렵했을 때 찍었던 여권 사진이랑 얼굴이 너무 달라져 출입국심사 때마다 곤욕을 치른다”고 했다.

 이용 봅슬레이 대표팀 감독은 “원윤종과 전정린의 기량은 처음엔 일반인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랑할 만한 선수가 됐다. 소치 겨울올림픽에서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소치에서 경험을 쌓고 2018년 평창에서 메달을 목에 거는 게 그들의 목표다. 원윤종은 “독일·러시아 같은 나라보다 기술과 장비는 처진다. 그래도 우리만의 스타일이 있다. 죽을 만큼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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