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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올리가르히 원조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사망

베레조프스키
옛 소련 붕괴 이후 막대한 부를 쌓으며 러시아 정·재계를 호령한 ‘올리가르히(신흥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가 23일(현지시간) 67세로 사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압력을 피해 영국으로 떠난 지 13년 만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베레조프스키는 버크셔주 애스컷에 있는 거주지의 욕조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는데 구급요원들이 심폐소생에 실패했다”며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같다”고 이날 보도했다. 러시아 국영방송 채널원은 그가 지난 몇 주 동안 여러 차례 심장마비를 겪었다고 보도했다. 그의 죽음은 사위가 페이스북에 이 사실을 포스팅하면서 알려졌다.

 수학자 출신인 베레조프스키는 90년대 중반 국영 기업의 민영화 과정에서 부를 축적했다. 또 보리스 옐친 정권과 유착해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며 원유·항공·언론 분야 등에서 큰돈을 벌어들였다. 옐친이 쇠퇴할 무렵에는 푸틴을 지원하며 그의 입지 강화를 위해 애썼다. 하지만 푸틴이 2000년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 거대 재벌을 표적으로 탈세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곧바로 등을 돌리자 2000년 영국으로 망명했다. 러시아 정부는 2001년 그를 사기 및 부패 혐의로 수배자 명단에 올렸다.

 베레조프스키는 런던에서도 이전과 같은 호화로운 생활을 누렸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법정 소송 등으로 인해 경제적·정신적 타격을 받으며 급격히 쇠락했다는 것이 외신들의 분석이다. 베레조프스키는 지난해 8월 전 사업 파트너이자 첼시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를 상대로 낸 30억 파운드(약 5조1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아브라모비치가 기업 매수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그의 주장을 “신뢰할 수 없다”며 기각했다.

 최근에는 전 여자친구 엘레나 고르부노바와도 분쟁에 휘말렸다. 딸 둘을 두고 있는 두 사람은 베레조프스키가 아브라모비치와의 소송에서 패한 뒤 올 1월 돌연 헤어졌다. 고르부노바는 법원에 그의 자산 동결을 요구했다. 변호사인 알렉산드르 도브로빈스키는 러시아의 로씨야 24 채널에 “베레조프스키가 빚을 갚기 위해 그림을 내다파는 등 거의 파산 상태였다”고 전했다.

 베레조프스키는 최근 조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도 여러 차례 피력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 전날 그를 만났다는 친구는 “그가 ‘감옥에 갇히더라도 러시아에 남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다. 런던에 있으며 삶의 의미를 잃었다’고 했다”고 텔레그래프에 전했다. 크렘린궁도 베레조프스키가 몇 주 전 푸틴 대통령에게 용서를 구하는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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