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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위력 잘 아는 중국, 북한의 핵 보유 못 참는다”

미야모토 회장은 “중국 식자층이 세계를 어떻게 만들어갈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한·일이 적극 참여해 동아시아 번영의 메커니즘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오종택 기자]
“센카쿠나 다케시마(독도의 일본 명칭) 같은 하나의 문제가 한·중·일 3국의 수많은 국익을 해쳐서는 안 된다. 한국과 일본은 중국과 함께 안심하고 번영할 수 있는 동아시아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주중 일본대사를 지낸 미야모토 유지(宮本雄二·67) 일·중 관계학회 회장은 2011년 출간 화제가 된 『중국과 어떻게 함께 살아갈까』의 저자다. 일본과 중국이 국교를 정상화한 1973년부터 일본 외무성에서 중국관련 업무만 20년을 맡은 일본 내 최고 중국통이다. 현재 ‘미야모토 아시아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강연을 위해 방한한 그를 21일 만났다.

 - 최근 북한 에 대한 중국의 태도변화를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중국의 포기할 수 없는 대북 정책목표는 두 가지다. 하나는 한반도의 안정, 또 하나는 북한의 비핵화다. 중국은 (과거 북한이 어깃장을 놓아도) 다음 사람(어릴 적 스위스에서 공부한 김정은)에 기대를 걸어보자 했다. 그 기대는 보기좋게 빗나갔다. 중국으로서는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핵실험을 할수록 북한의 핵 보유는 현실적으로 가까워지고 있다는 얘기인데, 중국 인민해방군은 이를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중국은 약간의 핵으로 지금까지 소련(현 러시아)·미국에 대항해왔기 때문에 핵의 위력을 잘 알고 있다. 북한은 지금껏 벼랑끝 전술로 중국을 움직여왔다. 그것 도 대단한데, 핵을 가지면 직접 중국에 대항할 수 있게 된다.”

 - 중국은 늘 대북 압박을 하다가도 유화책으로 돌아서지 않았나.

 “북한의 핵 무기 개발 정도에 대한 중국 전문가의 판단이 중요하다. 곧 핵무기가 개발된다고 하면 중국도 가만있지는 않을 거다. 과거 중국이 북한을 때리다가도 유화책을 쓴 것은, 중국 정권 내 고령자들 입김, 북한과 중국의 오랜 동맹 관계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정치권의 세대교체로 대북 유화 목소리가 약해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중국 일반 국민들의 대북 감정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가 북한을 압박하는 데 별 부담을 느끼지 않는 이유다. 오히려 국내용으로 대북 압박을 이용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G2 국가로서 역할할 수 있을까.

 “G2는 당분간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 리더란 이념을 갖고 있어야 한다. 덩치만 크다고 리더가 될 수 없다. 과거 미국과 소련은 어떤 세계를 만들지 고민했다. 이런 이념을 찾기 위한 식자층의 논의가 중국에서 이제 겨우 시작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이런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한다. 한·중·일 세 나라가 경쟁관계가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모두가 안심하고 번영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

 - 중국이 찾아야 할 이념은 뭔가.

 “중국은 중화문명·동양문명의 후계자를 자처한다. 그들의 고전에 해답이 있다. 주자(朱子)는 관용을 지도자의 덕목으로 꼽았다. 동양문명이 세계에 제시하는 지혜가 바로 관용이다. 유교에서는 ‘인(仁)’이고, 불교에서는 ‘자비’다. 지금 세계는 서양문명으로 편성돼 있다. 중국이 초일류 국가가 된다면 이런 동양문명으로 세계에 공헌해야 한다.”

 - 저서 『중국과 어떻게 함께 살아갈까』에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중국을 상대해야 한다고 했다.

 “당연한 이야기다. 동시에 일본은 중국에 과거 상처를 줬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잊었지만 중국인들은 아직 상처를 간직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친구끼리도 거친 손과 부드러운 손을 동시에 써야 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중국에 부드러운 손을 내밀어 도와줘야 한다. 동시에 일본의 영토·국민을 지키기 위해서는 군사적 위협에 맞설 수 있어야 한다. 군사력을 포기하고 대화만 하려면 그 주장이 먹히겠나. 군사력은 어디까지나 대화를 위한 것이다.”

 - 한·일관계도 역사·위안부·독도 문제 등으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평화 유지, 번영이 모든 국가의 목표다. 가장 큰 목표를 방해하지 않도록 나머지 문제들을 처리해 나가는 게 외교다. 일본내에서 (센카쿠나 독도 문제로 갈등하는 현 상황은) 일본 외무성이 국익을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도있다. 하지만 국익은 다원적 이고 중층적 이다. 국익의 총체를 최대한 늘리는 것이 외교의 임무다. 각국 정부와 외교관들은 이를 명심해야 한다.”

 - 하지만 거기엔 여론이 작용한다.

 “한국과 일본의 대학진학률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높다. 배운 국민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언론이 국민들에게 판단재료를 제시해야 한다. 국민이 의견을 제시하고 거꾸로 정치를 움직이는 시스템, 이것이 ‘성숙 민주주의’다. 200년 전 영국에선 불가능했지만, 지금 한국과 일본에선 가능하다.”

글=박소영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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