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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후 46년간 빚·적자·분규 없는 ‘3무 경영’

김귀열(71) 슈페리어 회장이 슈페리어 갤러리의 대형 전시물을 소개하고 있다. 슈페리어는 사회 공헌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김현동 중앙일보시사미디어 기자]

경기도 평택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상경, 스무 살에 동대문에 있는 봉제회사에 취직했다. 여기서 모은 37만원을 종잣돈 삼아 1967년 스웨터회사 ‘동원섬유’를 만들었다. 사업은 순탄했지만 김귀열(71) ㈜슈페리어 회장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디자인과 구매·영업을 도맡는 ‘원맨쇼’를 하다가 하나둘씩 직원에게 업무를 맡기면서 사업 기회를 엿봤습니다. 서서히 골프 인구가 늘어나고 있었어요. 일본 관광객의 화사한 옷차림도 눈에 들어왔고요.”

 이렇게 해서 나온 것이 국내 최초의 골프의류 ‘슈페리어’다. 이때가 79년, 96년엔 회사 이름도 슈페리어로 바꿨다. 김 회장은 “사업 첫해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고 회고했다. “비결이요? 타이밍과 제품력이겠지요.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고급 의류 수요가 늘었거든요. 면 재질에 비단 같은 광택을 표현한 실켓사(silket yarn)를 처음 사용했는데 인기가 대단했어요.”

 김 회장은 이 대목에서 “국내 첫 외국인 모델을 기용한 것도 한몫했다”고 소개했다. 당시 미군 헬기 조종사를 섭외해 카탈로그 사진을 찍었는데 이게 크게 히트했다는 설명이다. 이후 코오롱 ‘엘로드’, 동마산업 ‘이동수’ 등이 나오면서 골프의류 시장은 급성장했다.

 슈페리어가 유명세를 치른 것은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최경주 선수를 후원하면서부터. 김 회장은 “무명에 가까웠던 93년부터 (최 선수와) 인연을 맺었다”며 “강렬한 눈빛에서 가능성을 발견하고 미국행을 권유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덕분에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 비즈니스로도 이어졌다. 2010년 최 선수의 이름을 딴 ‘K.J.Choi 골프&스포츠’를 론칭한 것. 김 회장의 장남인 김대환(37) 슈페리어홀딩스 대표의 아이디어였다. 그는 “주로 홈쇼핑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데 실적이 상승세”라며 흐뭇해 했다. 슈페리어는 이 밖에도 지난달 인수한 프랑스 패션 브랜드 ‘마틴싯봉’, 남성복 ‘프랑코페라로’, 아웃도어 ‘윌리엄스버그’ 등을 보유하고 있다. 전국 450여 개 매장을 두고 지난해 매출 2800억원, 영업이익 156억원을 올렸다.

 이 회사는 은행 빚이 없다. 적자를 낸 적도, 노사 분규를 겪은 적도 없는 ‘3무(無) 경영’을 해오고 있다. 김 회장은 “급성장하지 않았지만 큰 위기도 없었다. 덕분에 월급 밀린 적이 없다”며 소탈하게 웃었다. “시간이 쌓이면서 ‘한국형 명품’으로 평가받고 싶어요. 쉽게 말해 ‘선물하기 좋은 옷’이라고 보면 돼요. 그러려면 소재와 디자인·색상이 좋고 마무리가 완벽해야지요. 또 합리적인 가격에 내놔야 합니다. 그래서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수험생이 된 기분입니다.”

 김 회장의 요즘 주요한 관심사는 나눔 경영이다. 조만간 자신의 호에서 이름을 딴 ‘청여(靑餘) 재단’을 발족한다. “기업의 힘은 ‘모자람’에서 나온다는 신념으로 일했어요. 모자람과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보람을 찾았습니다. 이제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모자람을 뛰어넘은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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