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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초특급 안보 위기 상황전작권 환수 연기해야”

대한민국의 예비역 장성 2430명으로 구성된 성우회(星友會)는 예비역들의 ‘군심(軍心)’을 대변해온 조직이다. 1989년 12월 창립된 성우회는 ‘한국전쟁의 영웅’ 백선엽 장군이 초대 회장을 지냈다. 정승화 전 육군참모총장도 6대 회장을 역임했다. 성우회 회원들이 전역할 당시 별을 합치면 모두 4045개(22일 현재)나 된다고 한다. 요즘 성우회 회원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서울과 워싱턴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며 핵전쟁 협박을 서슴지 않는 북한의 행태와 ‘안보 불감증’에 걸린 우리 사회 분위기 때문이다. 급기야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이버 테러가 20일 발생했다.

제12대 성우회 회장으로 활동 중인 고명승(78·사진) 전 예비역 대장을 최근 만났다. 2011년 12월부터 성우회 회장을 맡아온 그는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20일 발생한 방송사와 금융망에 대한 사이버 공격은 북한 소행이라고 확신한다”며 “우리 군이 정보 부문에서 근본적인 사이버 테러 대응방안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22일)에 대해서도 “새 장관을 물색하는 동안 안보 공백을 우려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김관진 장관을 잘 유임시켰다”고 말했다. 육사 15기인 그는 호남 출신으론 처음으로 4성 장군에 올랐고 3군사령관을 역임했다. 다음은 고 회장과의 일문일답.

-최근의 안보 상황을 어떻게 보나.
“북한이 한라산에 인공기를 휘날리고 워싱턴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협박했다. 핵 무장한 110만의 북한군을 동원해 남한을 적화(赤化) 통일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우리 정부의 대응은 적절한가.
“우리 정부는 가만있지 않겠다거나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로만 떠든다. 안보 상황은 초특급 위기인데 우리는 올해 국방예산을 4000억원이나 삭감했다. 정치권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하지 않고 장기간 발목을 잡은 것도 잘못됐다.”

-2015년 12월로 다가온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대해 줄곧 반대론을 펼쳐 왔는데.
“대한민국은 주권국가다. 누구든 자주국방을 원하겠지만 엄밀하게 말해 지금 지구상에서 완전히 자주국방을 하는 나라는 없다. 심지어 미국·일본도 못한다. 자존심 강한 프랑스·독일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령관을 미군 장성에게 맡기고 있다.”

-왜 반대하는가.
“우리나라의 국방 여건이 안 되는데 노무현 정부 때 ‘자주국방’이란 명분하에 전작권 환수를 외쳤다. 당시 미국은 ‘한국이 (스스로 안보를 감당할) 현실적인 힘이 없다’고 반대했으나 반미 성향을 보인 노무현 정부를 괘씸하게 여겨 ‘즉각 가져가라’고 했던 것이다. 당시에 우리 군이 반대했지만 그대로 강행됐다. 결국 이명박 정부가 2015년 12월로 연기했으나 (제대로 준비가 안 돼) 그때 가서도 가져올 수 없다고 본다.”

-한미연합사 해체 방안도 백지화할 것을 요구했는데.
“전작권을 환수하면 북한으로 하여금 전쟁 도발을 오판하게끔 만들 것이다. 북한이 핵무장을 하고 중·일이 군비를 증강하는 시점에 대한민국의 안보는 주한미군과 한미연합사를 존치할 거냐, 아니면 스스로 핵무장을 할 거냐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자유민주주의와 개방경제 체제를 포기하고 핵 개발을 할지, 아니면 한·미 연합전력에 안보를 의지할 것인지를 박근혜 정부가 결단해야 한다.”

-한미연합사를 왜 존치해야 하나.
“전략적 의미가 크다. 전작권 환수가 이뤄지면 지휘권이 이원화된다. 역사상 지휘권이 나뉘어져 승리한 전쟁은 없다. 연합사가 해체되면 (북한이 전쟁을 일으켜도) 미군은 자동개입을 할 수 없다. 병력·물자·정보 지원도 제대로 안 된다. 미국이 추가 지원을 하려면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할 텐데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이미 전쟁은 끝나버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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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