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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총체적 부실 인사에서 박 대통령이 배울 것

인사는 만사(萬事)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 가장 절감하는 말일 게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부터 청와대·내각까지 고위직 100여 명을 인선했다. 이 중 1월 최대석 인수위원이 사퇴하는 걸 시작으로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와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줄줄이 물러났고, 어제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까지 중도하차하는 일이 벌어졌다. 청와대 비서관까지 포함하면 11명이 낙마했다.

 흔히 인사 실패로 인해 정부 출범 동력이 꺾인 사례로 거론되는 게 이명박 전 대통령 때다. 그러나 당시엔 장관 후보자 3명만 하차했고 취임식 전후에 상황이 종료됐다. 이번엔 숫자도 숫자지만 취임 한 달이 다 돼서도 낙마자가 나오니 더 심한 경우다. 오죽하면 새누리당 대변인이 공식 논평을 통해 “국민의 눈엔 청와대의 허술한 인사검증이 한심하게 비치고 있다. 관계자들에 대해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하겠는가.

 박 대통령은 대선 이전 “인사는 어려울 것 하나도 없다. 그 분야 일을 가장 잘할 사람을 골라 쓰면 된다”고 했다. 이젠 생각이 달라졌을 거다. 아니 달라져야 한다. 그 출발은 인사를 복기(復棋)해 잘못으로부터 배우는 거다.

 우선 박 대통령 홀로 하는 인선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금의 인사 난맥상은 박 대통령의 ‘수첩 인사’의 결과물이다. 이제부터는 인재 풀을 넓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추천 채널도 다양화해야 한다. “능력만 본다”는 수준을 넘어 시야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 도덕성도, 신선함·균형감각도 능력이다. 국민적 대탕평 기준은 출신 지역과 학교의 쏠림을 방지한다는 것인데, 대통령 홀로 이를 외면하는 것도 문제다. 더불어 청와대·내각의 다양성도 보강해야 한다. 군 출신이 외교안보 라인을, 특정 대학 출신이 사정 라인을 싹쓸이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 ‘예스맨’이 아닌 ‘노맨’도 있어야 한다.

 검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하지만 도덕적으로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국민정서에 어긋나 문제가 되는 경우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처럼 첩보 단계에서 판단해야 할 때도 있다. 결국 참모들의 정무적 판단력과 대통령의 열린 마음이 중요하다. 이번 인사 대상자들은 거의 단수(單數) 후보자였다고 한다. 이렇게 대통령 의지가 강한 상황에서는 문제가 있어도 참모들이 토를 달기 어렵다. 이런 분위기에서 인사위원회를 가동한들 제 역할을 할 거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국민과의 소통도 중요하다. 최적임자를 구하기란 어렵다. 결국 차선 혹은 차차선 인사들이 발탁된다. 대통령도 청와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선한 배경을 설명하지 않으니 국민이 의구심을 갖는 거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대통령도 참모들도 느꼈겠지만 “인사가 망사(亡事)가 될 수도 있다”는 거다. 신중 또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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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