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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섬진강 매화에 취하다

전라남도 광양 청매실농원, 2013. 3

꽃샘추위 탓에 봄이 멀리 있으니 봄을 쫓아가자며 나선 21일 새벽. 경부·중부·남해고속도로를 지나 5시간 만인 오전 11시30분쯤 전남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이 보였습니다. 봄빛을 품은 섬진강을 내려다보며 마을은 하얀 눈꽃을 입고 있었습니다.

춘삼월 매화꽃 내음에 취해 혼몽한다 하죠? 이 말처럼 잠시 정신을 못 차리고 하염없이 매화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꽃 내음에 취해 하얗게 비어버렸던 머릿속은 잠시 후 꽃이 전하는 아름다운 말들과 글들로 채워졌습니다. 얼굴 주름은 펴졌고, 입가엔 연신 미소가 떠나질 않았습니다.

 백운산 자락에 터를 잡고 있는 이곳에서 출발한 매화꽃길은 섬진강을 따라 10㎞를 넘게 수놓고 있습니다. 사진은 이 매화마을의 원조인 ‘청매실농원’입니다. 스무 살에 광양으로 시집와 돌산 밤나무를 베어내고 매화나무를 심어 이곳 매화마을을 만든 홍쌍리 여사가 대표로 있는 곳입니다. 매실을 담은 2000여 개의 옹기를 사이에 두고 하얀 청매화와 붉은 홍매화가 서로 자태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곳을 비롯해 남도의 매화는 이번 주말이 절정이랍니다. 그래서 이곳도 오늘(23일)부터 ‘제16회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를 시작합니다. 매년 축제 기간 동안 100만 명 이상이 이곳을 찾는다고 합니다. 매화꽃이 만개에 이르듯, 꽃을 보고 있는 이들의 즐거움도 만개에 이르나 봅니다. 입가의 미소는 점점 더 큰 웃음으로 바뀌어 갑니다. 만개한 매화꽃을 솜사탕과 팝콘으로도 비유하듯 무슨 대화를 나누어도 웃게 되고 즐겁습니다. 주말 매화꽃을 찾아가시면 적어도 올해가 시작된 뒤 지난 3개월의 스트레스는 한 번에 모두 날리실 겁니다. 이 사진 한 장만이라도 찬찬히 보시면 아마 최소 일주일 묵은 스트레스는 모두 날려버리실 겁니다.


글·사진=신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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