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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 타고 남하하는 ‘부촌의 역사’

‘보통 사람’들은 ‘회장님’ ‘사장님’이 사는 동네, 이른바 ‘부촌’이 늘 궁금하다. 호기심·선망·질투가 어우러져 언제나 관심의 대상이다. 대한민국 부촌 1번지인 서울 성북동. 1960년대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이곳을 둥지로 삼으며 ‘부촌의 역사’가 시작됐다. 이후 서울 강남을 거쳐 분당, 판교신도시까지 부촌은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갔다.


①성북동=대한민국의 전통 부촌은 단연 성북동이다. 북악산을 병풍 삼은 이곳은 60년대 권력의 중심지였다. 군사정권 시대가 열리며 청와대 경호실장과 서울시장 등 정계 주요 인물들이 청와대가 가까운 성북동에 자리를 잡았다. 이후 70년대 고성장 시대에 부를 축적한 재계 부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부촌으로 본격 자리매김했다. ‘꿩의 바다마을’ ‘학의 바다마을’ ‘대교 단지’ 등 고급 단독주택단지가 조성된 것도 이때다.

 구자경 LG 명예회장·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고 이회림 동양제철화학 명예회장·김상하 삼양그룹 회장 등이 이곳에 터를 잡았다. 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정몽윤 현대해상 회장·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현대가 사람들도 이곳에 몰려 있다.

 성북동에 대기업 총수들이 몰린 데는 풍수도 한몫했다. 북한산과 서울 성곽이 부채꼴로 에워싸고 있어 부자를 배출하는 명당으로 꼽힌다. 전출입은 거의 없고 60~70년대 입성한 이들이 대부분 그대로 산다. 거래가 거의 없어 시세도 가늠하기 쉽지 않지만 모 그룹 회장 단독주택의 경우 공시가격(시세의 약 80%)이 60억원에 달한다.

②한남동=성북동의 중심에 청와대가 있다면 한남동엔 육군본부가 있었다. 육군본부를 중심으로 군 장성들이 모여들면서 주목을 받았고 70년대 부자들이 몰리면서 부촌의 틀을 닦았다.

성북동이 창업 1세대의 터전이라면 한남동은 2세대의 터전으로 불린다. 신춘호 농심 회장·구본무 LG 회장·박삼구 금호 회장·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등이 이 일대에 산다. 성북동에 현대가 사람들이 몰려 있다면 한남동은 삼성가의 둥지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등이 이곳에 단독주택을 갖고 있다.

 풍수지리학적으로도 명당으로 꼽히는 전형적인 ‘배산임수형’ 입지다.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장은 “남산에서 뻗어 나온 용맥이 한강을 만나 기가 응집돼 자손 대대로 복이 넘치는 명당터”라고 설명했다. 철저한 보안도 부촌 형성에 도움이 됐다. 30여 개국 대사관이 모여 있어 경찰이 24시간 삼엄하게 경비를 선다. 역시 시세는 가늠하기 쉽지 않지만 단독주택의 경우 60억~85억원 선에서 공시가격이 형성돼 있다.

③압구정동&청담동=성북·한남동에 대기업 1·2세대가 몰려 있다면 서울 압구정동과 청담동은 3세대의 요람이다. 이주가 거의 없는 성북·한남동엔 3세가 들어갈 공간이 마땅찮았다. 때마침 정부가 인구 분산 정책을 펴면서 강남권에 개발 바람이 불었고, 모래밭이던 압구정동 일대는 한남동으로 연결되는 한남대교가 69년 개통되면서 강남권의 노른자위로 떠올랐다.

 여기에 현대건설이 지은 중대형 민영아파트는 부촌의 초석이 됐다. 당시 사회 고위층 특혜 분양 논란이 일 만큼 재력가들이 몰렸다. 이후 교육·편의시설이 대거 조성되며 80년대 부촌으로 떠올랐다. 이현철 콜드웰뱅커케이리얼티 사장은 “당시로서는 최첨단에 중대형 아파트가 처음 나오면서 소위 행세깨나 한다는 사람들의 관심이 컸다”고 전했다.

  연예기획사가 모여 있어 연예인이 많이 사는 것도 특징이다. 최지우·조영남·김남주·한채영 등이 이곳에 산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강남이 부촌으로 부상하면서 풍수보다는 생활 편의성에 초점이 맞춰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④대치동&도곡동=90년대 말 압구정·청담동을 제치고 강남의 신흥 부촌으로 떠오른 곳이 대치동과 도곡동이다. 상대적으로 개발이 늦었던 이곳은 우면산을 끼고 있어 평지인 압구정·청담동보다 녹지가 넉넉했다. 웰빙 바람이 불면서 쾌적한 환경에 대한 욕구가 커진 것도 이들 지역이 주목받게 된 이유로 꼽힌다.

 99년 국내 첫 주상복합아파트인 대림아크로빌(46층) 입주는 초고층 주상복합촌 형성의 신호탄이었다. 2002년 타워팰리스(66층)가 입주하면서 부촌으로 급부상했고, 2005년 대치센트레빌 과 2006년 도곡렉슬 등이 속속 완공되며 부자들을 끌어모았다. 김부성 부동산부테크연구소장은 “첨단 초고층 주상복합에 대한 선망은 재력가들을 불러모을 만한 충분한 매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일대는 그룹 총수보다는 대기업 임원이나 의사·교수·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종 종사자가 많이 산다. 이들을 중심으로 교육열이 뜨거워지면서 대규모 학원가가 조성됐고 이른바 ‘강남 학군’이 형성됐다. 대치동 삼성공인 관계자는 “전문직종 종사자들은 고등교육을 받고 유학 경험도 많다 보니 자녀 교육 환경에 굉장히 민감하다”고 말했다.

⑤분당 정자동=2000년대 초 타워팰리스가 부촌의 판도를 바꿨다면 2000년대 중반엔 파크뷰가 분당신도시에 새로운 부촌 탄생의 깃발을 꽂았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엔 2003년 로얄팰리스(32층)를 시작으로 7000여 가구의 주상복합아파트가 줄줄이 들어섰다. 특히 1829가구 대단지인 파크뷰(35층)는 분양 당시 고위공직자 특혜 분양 시비에 휩싸일 만큼 사회 고위층의 관심을 끌었다.

 유럽풍의 카페 거리와 백화점 등 각종 쇼핑·편의시설이 몰려 있어 청담동과 주거 환경이 유사하다는 평이다. 명문 학군이 형성된 것도 비슷하다. 정자동 킨스공인 관계자는 “주차장은 대부분 외제차 경연장”이라며 “서울 강남에 거주하다 쾌적한 주거 환경을 좇아 내려온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검사·변호사·의사·교수 등 전문직 종사자와 이상민·우지원 등 스포츠 스타들이 많이 거주한다. 해외 거주 경험자들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신도시 계획 단계부터 미국·유럽의 쾌적한 주거단지를 벤치마킹해 선진국 주거 여건과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청계산과 탄천을 끼고 있어 환경도 쾌적하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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