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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의 출판계 대부 "인터넷과 책, 결국은 합체될 것"

[앵커]



박맹호 민음사 회장
"이문열, 지금도 자문 구해와…좋은 단편 몇 편 더 쓰고 싶어 해"
"고은과는 호흡 잘 맞는 출판동반자…동성애 오해받기도"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인사가 만사라는 말, 떠올릴 수 밖에 없는 날입니다. 어제(21일) 성접대 의혹에 휘말린 김학의 법무차관이 사퇴한데 이어 오늘은 갖가지 논란에 시달렸던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도 지명된지 38일 만에 스스로 물러났습니다.



네, 그래서 고육책으로 김관진 현 국방장관을 유임시키기로 했죠. 오늘 오후 박근혜 대통령은 김 장관과 그간 임명을 미뤄왔던 현오석 경제 부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했습니다. 새 정부의 내각 꾸리기가 이렇게 힘든 적은 제 기억으론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도 우여곡절 끝에 국회 회기 마지막날인 오늘 오후 겨우 통과됐죠. 대통령 임기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나서야 드디어 일 좀 제대로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습니다.



그렇습니다. 국민들은 싸움질하는 정치권은 지긋지긋하실 겁니다. 이제 그만 일 하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습니다. '신예리 박진규의 시시각각' 본격적으로 문을 열겠습니다.



오늘은 시끄러운 정치 얘기는 잠시 뒤에 하는 걸로 미뤄 놓구요. 먼저 국내 출판계의 큰 어른이자 산 역사이신 민음사 박맹호 회장 모시고 출판 인생 50년에 대해 들어보겠습니다.



Q. 팔순이 돼서야 자서전을 낸 이유는?



[박맹호/민음사 회장 : 내가 게으르기도 하고, 실제로 자랑 할 만 삶도 아니다. 자녀의 권유로 쓰게 됐다.]



Q. '자유풍속' 소설 신춘문예 당선, 소감은?



[박맹호/민음사 회장 : 그때만 해도 사실은 투고를 할 때마다 대게는 당선이 됐다. 한국일보에도 자신을 가지고 출품을 했는데, 신문을 보니 안됐다. 다행히 1년 선배가 당선됐다. 이야기가 셌다. 얘기를 재밌게 끝내보자 해서 풍자를 좀 했다. 이제 상상력도 고갈되고 상상력도 낮고, 목석과 마찬가지인데, '앞으로 누가 부탁을 하면 어떻게 도망을 가나' 했었다.]



Q. 못다 이룬 문인의 꿈, 아쉬움 없나?



[박맹호/민음사 회장 : 제 인생의 판단 중에 가장 선택을 잘 했다고 생각했고, 가장 현명했다고 생각한다. 이유를 말하자면 문학이라는 것은, 위대한 소설이라는 것은 천재들이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같은 둔재가 있을 곳은 못된다고 생각했다. 책은 어릴때부터 만져봤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했었다.]



Q. 출판인의 삶, 위기의 순간은?



[박맹호/민음사 회장 : 늘 있었다. 가장 큰 위기라면, '요가'라는 책을 내고 실패했을 때다. 쉬운 줄 알고 건방을 떨다 잘 안됐다. 잘 안된 정도가 아니였다. 지금 삼국지, 수호지, 초한지 이런 책을 내고 있지만, 당시 서유기라는 책을 냈다. 일본 작가가 쓴 다섯권 정도되는 대성공 한 책이었는데, 번역해서 내면 잘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잘 되지 않았다. 출판사 문을 닫고 도망갈 처지도 못 됐고, 발도 못 빼게 됐었다. 당시 일생 일대의 모험을 했는데, 우리나라가 국제 저작권 조약에 가입이 되어 있지 않았다. 일본에서 건축 설계자료 책이 유명했다. 그것을 무턱대고 복사를 했다. 저작권 위반을 한 것이다. 당시 질당 20만원 정도에 팔았는데, 지금 돈으로는 200만원이다. 당시 빚이 3,000만원정도 있었는데, 후안무치하고도 그 책을 팔아 위기를 탈출했다. (그 뒤로 저작권료를 냈나?) 당시에는 관행이었기 때문에…. 몇 년 전 대한출판문화 회장이 됐는데, 지금도 당시 일본 출판사를 피해간다. 지금은 "우리 출판이 과거에는 복사를 많이 했지만 지금은 일본 수준에 비해 못지 않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아주 유쾌했다.]



Q. 특별세무사찰 출판 탄압 논란, 입장은?



[박맹호/민음사 회장 : 증거는 없지만, 구체적으로 지휘 감독 하는 것을 느꼈다. 내가 나타나면 치안본부, 정보부, 기무사의 그림자가 보였다. 그 때 내가 대한출판문화협회장 출마를 했는데, 당시 단행본과 교과서 전집을 내는 출판사에 대해서는 우파고, 단행본을 내는 출판사에 대해서는 좌파로 규정했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 큰 위기를 겪었다.]



Q. 출판인으로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박맹호/민음사 회장 : 좋은 책을 만들 때마다 늘 그랬다. (민음사의 효자 책은) 이문열의 삼국지다. 그걸 읽어야 대학들어간다고 홍보를 했다. 입학생이 그런 말을 했다. 우리가 그 학생에게 로열티를 주고 그 내용을 실었다. 삼국지가 거의 1,700~1,800만 부 나갔다. 집집마다 다 있을 것이다.]



Q. 이문열 작가와의 개인적 인연은?



[박맹호/민음사 회장 : 투고했고, 심사했고, 작품이 당선됐다. 책이 나올 때 지원한 그게 전부다. (이문열 시인이 아버지 같은 존재라고 했는데?) 그렇게 말해야 옳지요. 그 사람은.(웃음) 종종 조언을 구하면 내 의견을 얘기 해준다. 지금도 그렇다. (요즘은 어떤 책을 쓰고 싶다고 하나?) 과거 완성시키지 못한 책을 완성시키고 싶다고 말을 했다. 단편 소설을 몇 편을 더 쓰고 싶다고 한다.]



Q. 고은 시인과는 어떤 인연을 맺고 있나?



[박맹호/민음사 회장 : 주어가 필요 없고, 서문도 필요 없고, 만나면 바로 공감하는 관계다. 일본에서 올라왔는데, 바로 의사소통이 됐다. 그러면서 한 6~7년간을 붙어다니니 동성애자가 아니냐는 오해도 받았다. 웃고 말았다. 거의 잠자는 시간 외에는 거의 붙어 다녔다. 그에게 문학에 대해 배웠고, 나는 출판에 대해 조언을 해줬다.(노벨문학상 후보에만 거론되는데?) 몇몇 후보들이 올라오는데, 안타까운 것은 번번히 안되더라. 언젠가는 될 것이다.]



Q. 좋은 작가를 알아보는 노하우는?



[박맹호/민음사 회장 : 과장된 소문인데, 나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다. 안목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대게 내가 지명하는 심사위원이나 친구들의 말을 많이 듣는다. 대부분 그들의 말이 잘 맞는다. 내게 복이 있다면 인복이다.(예를들어 누구?)이어령, 김우창 등이 있다. 동기동창들이니까.]



Q. 다른 출판사로 간 작가, 야속한 적 없었나?



[박맹호/민음사 회장 : 대게 돌아온다. 다른 출판사에서 낸 뒤에 실패하고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다시 돌아와도 그리 미워하지 않는다. ]



Q. 출판사 실제 경영 맡은 자녀들, 어떻게 보나?



[박맹호/민음사 회장 : 도망가는 자녀들을 잡아다가 시켰다. 현재까지는 잘 해 나가고 있다. 둘째만 해도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나왔는데 미국에 유학을 보냈더니 디자인을 하고 있었다. 졸업작품전까지 하더라. 깜짝놀랐는데, 나도 무심하지만 둘째도 내게 보고하지 않았다. 하지만 들어와서는 즐거워하며 일을 잘 하고 있다.(성이 안 차는 부분은?) 나보다 우수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많다. 큰 자녀가 경영을 했었는데, 추리작가 이영도 작가를 알아봤고, 우리나라의 장르 소설을 큰 자녀가 개척을 했다. 나는 순진해서 본격 문학만 했었는데, 그 일을 하더니 돈을 잘 벌더라. 큰 자녀는 그 뒤로 일에서 손을 뗐다.]



Q. 외국 출판가문들, 민음사도 국내 선례 만들까?



[박맹호/민음사 회장 : 그건 내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자녀들이 해 줘야 한다.]



Q. 출판사에 큰 도움된 스테디셀러는? 가장 최근은 레미제라블 아닌가?



[박맹호/민음사 회장 : 아니다. 스티브 잡스다. 그야말로 날개 돋힌 듯 팔렸다. 한 달에 50만부가 나갔다. 생활 태도도 좋고, 재주도 좋아 나 조차도 그에게 매혹이 됐다. 스티브잡스는 정말로 자기 발로 우리출판사에 걸어 들어왔다.]



Q. '레미제라블' 두 달만에 10만부 판매, 성공 예상했나?



[박맹호/민음사 회장 : 번역자가 나와 같은 전공이다. 4년 선배인데, 나이가 90세가 다 되어 간다. 한 번 만나니 에너지가 넘쳤다. 자신이 레미제라블을 몇십년 전에 번역을 했는데 그게 엉터리라고 말하며 '다시 해보겠다'고 말했고, 그 때부터 5년을 번역해 출판했는데, 그 때 영화가 떴다.]



Q.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이 가는 책은?



[박맹호/민음사 회장 : '서머셋 몸'이 쓴 책은 다 좋아한다. 애잔 한 게 있다. 스토리 자체가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책들이 많다.]



[앵커]



이쯤에서 릴레이토크 진행해보겠습니다. 어제 출연하셨던 진보 진영의 원로 박상증 목사가 박 회장님께 질문을 남겨주셨는데요. 먼저 영상 보시죠.



Q. 출판, 인쇄 문화와 정보 문화의 갈등 관계를 어떻게 보나?



[박맹호/민음사 회장 : 저는 갈등관계가 아니라 보완 관계라고 생각한다. 인터넷과 책은 별개의 세계 같은데, 결국은 합체될 것 같다. 전자책도 출판 문화를 보완해 줄 것이다.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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