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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경비 지원·촉진회 … 중소기업과 ‘동반불패’ 큰 울림

한전 직원이 필리핀에서 운영중인 일리한 발전소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남아프리카 사람들은 ‘우분투(Ubuntu)’라 불리는 그들만의 독특한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남아프리카 언어인 반투어로 ‘우분투’는 ‘당신이 있기에 내가 있다’라는 뜻으로, 상생(相生)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진정한 동반성장은 이러한 ‘우분투’ 정신이 토대가 될 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세계는 개별기업이 아닌 산업 네트워크 간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제는 국내기업 간 약육강식의 경쟁 패러다임으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중소기업의 성공이 바로 대기업의 성공이라는 상생의 가치로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할 때, 장기적으로 기업 생태계 차원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더 나아가 국가의 안정적인 경제성장 기반 확보는 물론, 경제 양극화 해소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조환익(63) 한국전력 사장은 지난달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열린 동반성장 정책 설명회에서 이렇게 말하고 파격적인 중소기업 상생정책을 발표했다.

 우선 중소기업의 신규진입 장벽을 대폭 완화했다. 그동안 전력기자재는 사전에 공급사로 등록된 중소기업에 한해 입찰에 참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이러한 사전 등록품목수를 25% 이상 축소 운영하기로 했다.

 자금 지원도 강화했다. 올해 중소기업에 총 12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하고 ‘하도급 대금관리 전용 계좌 시스템’을 도입해 2차 협력사에 대한 현금결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한전은 1차 협력사에 100% 현금 결제를 하고 있으나 1차 협력사는 2차 이하 협력사에 대해 여전히 어음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이 수출할 때 드는 경비도 그동안 50~75% 지원했지만 올해부터는 100% 지원할 예정이다. 또 중소기업 수출상품에 한전의 신뢰상징 로고 ‘KEPCO 보증 브랜드’를 사용하게 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는 50개사를 선정한 뒤 매년 확대하기로 했다.

 이처럼 한전의 올해 경영 화두는 상생과 나눔이다.

 조 사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한전 협력 중소기업 중 수출실적이 전혀 없는 기업이 67%에 이르고 있고, 수출 경험 중소기업 역시 대다수 기업이 전체 매출액 중 수출 비중이 20%도 되지 않는 등 전력분야 중소 기업의 글로벌화는 여전히 미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외적인 경제여건도 어렵고 전력산업계 역시 힘든 시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한전과 중소기업이 서로 손잡고 진정한 믿음과 소통으로 동반성장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간다면, 어떠한 난관도 함께 극복해 내는 ‘동반불패 (同伴不敗)’의 위업을 창조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라. 그러나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외나무가 되려거든 혼자 서라. 그러나 푸른 숲이 되려거든 함께 서라.’

 이런 아프리카 속담처럼 한전은 상생경영을 위해 1993년 공공기관으로는 최초로 중소기업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20년 이상 지속적으로 중소기업 지원사업을 펼쳐왔다.

 한전 관계자는 “협력기업 중 기업수를 기준으로 96% 이상이 중소기업이며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할 경우 70% 이상이 중소기업 제품”이라며 “이는 중소기업의 기술력이 곧 한전의 기술력이자 경쟁력임을 의미하기 때문에 협력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을 통한 동반성장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은 자체 기술과 산업재산권을 중소기업에 무상제공하는 것을 시작으로 기술지도와 설비진단을 통한 생산활동 지원으로 중소기업의 기술혁신을 지원하고 있다. 중소기업 협력연구개발사업의 경우 1994년부터 2012년까지 561개 과제에 1024억원을 지원했다.

 특히 한전은 해외사업 경험과 브랜드 가치를 활용한 현지밀착형 ‘수출촉진회’를 열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과거 중소기업 해외마케팅 행사를 전적으로 외부기관에 의존하던 것에서 탈피해 2010년부터 수출촉진회 등을 통해 해외마케팅을 직접 주관하고 있다. 수출촉진회 아이디어는 2010년 3월 인도네시아 수출 확대를 위해 자재처 기업수출지원팀(현 구매처 동반성장팀) 회의에서 처음 구상됐다. 이 회의에서 한 직원이 이렇게 제안했다.

 “인도네시아 수출촉진회 행사시에 현지 전력회사인 PLN(인도네시아 전력공사)의 힘을 빌리면 어떨까요. 마침 2007년 우리 회사에서 현지 배전계통을 대상으로 배전자동화 시범사업을 실시해 우수한 성과를 거두었고, 현지 경영진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 중소기업 수출지원을 위해서 이러한 ‘친(親) 한전’ 인맥을 활용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 부터 시작한 한전의 ‘행복충전 사회적기업 지원사업’ 첫 성과인 ‘에너지스쿨’ 개소식.


 이렇게 시작한 수출촉진회는 수차례의 실무접촉과 50여 회 이상의 e-메일과 전화연락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구체화돼 마침내 2010년 3월 30일 자카르타에서 수출촉진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장은 수마트라, 칼리만탄, 술라웨시, 파푸아뉴기니 등 인도네시아 각지에서 온 바이어로 북적였다. PLN 본사의 특별 지시에 의해 전국에서 비행기나 배를 타고 온 엔지니어 150여 명과 기자재 공급상·건설공사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뤘다. 이런 활동 덕에 수출촉진회를 통한 중소기업 수출계약이 2009년 477만 달러에 그쳤지만 올해에는 32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또 UAE 원전건설 사업 등 해외사업에 중소기업과 동반진출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총 1조2442억의 중소기업 수출을 견인했다. 공기업 최초로 2005년에 성과공유제를 도입해 2012년까지 200억원에 달하는 성과공유액 중 122억원을 중소기업에 환원했다. ‘따뜻한 경영’도 본격화하고 있다. 올 초 한전은 본사에서 불우이웃돕기 성금 마련을 위해 사내 직원을 대상으로 난 판매 행사를 열었다. 판매액 500여만원은 지적장애인 생활시설인 서울 송파구 신아원에 기탁했다. 한전은 2004년 사회봉사단이 창단돼 현재 291개 봉사단이 전국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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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