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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25만원 연금보험 넣고 2년후 확인하니

직장인 박성진(42·가명·경기도 부천)씨는 2009년 9월 KDB생명의 ‘자유적립연금보험Ⅳ’에 가입해 매달 25만원을 부었다. 노후 준비를 하고,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도 받으려는 생각이었다. 2년 반이 지난 19일 그는 얼마나 돈이 불었을지 궁금해 보험사에 전화를 했다. 수익률을 묻자 상담원은 “수익률 자료가 없다. 다만 지금 중도 해지하면 환급률이 95.98%란 것은 알려줄 수 있다”고 답했다. 바로 보험을 깨면 그간 낸 보험료에서 4%를 떼고 돌려준다는 얘기였다.

 그는 금융감독원의 연금저축 통합공시 사이트를 통해 확인해 봤다. 놀랍게도 2009년 8월 발매된 이 연금보험의 누적 수익률은 지난해 말 기준 -1%였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원인은 보험사가 보험료를 받을 때마다 떼는 ‘사업비’에 있었다. 사업비는 고객을 모으고 보험을 유지하는 명목으로 보험사가 가져가는 일종의 수수료다. 돈을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내긴 했지만, 매달 사업비로 9.12%를 떼다 보니 정작 박씨에게 돌아가는 몫은 마이너스였다. 박씨는 “정부가 연금보험에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해서는 보험사 장사만 시켰다”며 “노후 대비 상품에서 손실을 보다니 사기를 당한 느낌”이라고 허탈해했다.

 노후에 대비한 연금저축에 노후가 없다. 작은 돈이라도 굴려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려는 중산층과 서민이 금융사 주머니 불리기에 골탕을 먹고 있다. 연금보험·연금신탁·연금펀드, 세 가지로 구성된 연금저축의 지난해 말 기준 적립액은 78조8000억원. 이 중 4분의 3을 차지하는 59조5000억원(387만 계좌)이 연금보험이다. 대부분이 연금보험 가입자인 셈이다. 그런데 보험사가 떼는 사업비는 많고 고객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찔끔이란 데 소비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보험사들이 공시한 연금보험 수익률을 중앙일보가 자체 집계·분석한 결과 생명보험사 연금보험 상품의 2008~2012년 5년간 수익률은 연평균 3.6%, 손해보험사는 2.8%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채권형 펀드 평균 수익률(5.6%)에 크게 못 미쳤다. 손보사는 연평균 물가상승률(3.3%)조차 따라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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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익률이 저조한 이유는 바로 과다한 사업비 탓이다. 사업비를 떼는 비율은 상품마다 다르다. 생보사는 전체 평균으로는 처음 7년간 납입액의 7%를 사업비로 가져간다. 월 10만원을 넣으면 7000원을 공제하고 9만3000원만 채권 등에 투자해 그 수익을 가입자에게 돌려주는 식이다. 상당수 손보사는 월 납입 보험료의 6배를 초기 2~3년 내에 전부 공제한다. 생보사 관계자는 “보험사는 사업비를 초기에 많이 떼고, 은행 등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많이 떼는 구조”라며 “10년이 지나 장기로 가면 보험사의 수익률이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험사들은 사업비를 많이 떼가는 사실을 가입 당시 제대로 알리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에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보험국장은 “보험에 가입할 때 사업비 얘기를 듣지 못했다는 민원이 상당수”라며 “ 모든 보험 상품에 대해 가입 초기 단계에 사업비를 의무적으로 설명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창규·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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